초빙 교사 모시기 ‘정말 어려워’
광양 동부지역 고교 신청 저조…교원 사택 신축해야
2012-12-31 지정운
광양 백운고의 경우 올해 5명의 초빙교사 신청 공고를 냈지만 단 1명도 신청을 하지 않자 학교가 당황해 하고 있다. 이 학교는 국어와 영어, 수학, 역사, 생물 교과를 각 1명 씩 초빙하려 했다. 조창영 교장은 “지난해에도 선생님 5명을 모시려고 했지만 신청자가 없어 1명 밖에 모시지 못했는데 올해는 공고 기간이 경과했지만 아예 신청자가 없다”고 안타까워 했다.
이같은 현상은 광영고도 마찬가지로 2명 모집 공고를 냈지만 신청자가 없었다. 중마고는 지난해 초빙교사를 확보하지 못했지만 올해는 2명을 확보해 안도하는 분위기다. 이처럼 광양 동부지역 고등학교들이 우수한 초빙교사를 확보하지 못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초빙 교사라는 업무 부담에 비해 좋은점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교사들이 거주지가 대부분 광주나 순천지역에 몰려있는 까닭에 출퇴근하는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과 더불어 4년 동안 의무적으로 근무해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현실적으로 원거리 출퇴근 교사들의 경우 숙소가 가장 큰 문제라고 본다면 중마동 권역에 교원 사택을 신축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현재 광양에는 광양북초에 15세대 규모의 교원사택이 신축돼 있는데, 올해 입주자 모집 공고 결과 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를 증명하듯 같은 광양지역도 순천과 가까운 읍 지역은 초빙교사 확보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광양고는 지난해 4명의 초빙교사를 확보했고, 광양여고도 2명을 확보했다. 중마동 지역 고교에 근무하는 한 교사는 “중마동의 경우 기간제 교사를 구하려해도 수학이나 영어 교사는 뽑기가 힘들다”며 “이런 까닭에 수준별 수업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지만 광양읍은 금방 충원이 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도교육청과 시청 등에 지원을 요구하고 있지만, 관련 기관들도 난처하기 마찬가지다. 도 교육청 초빙교사 담당은 “광양지역의 여건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어 알고 있다”면서도 “초빙 교사의 숫자가 많아지면 일반 전보의 문제점이 발생하는 등 나름의 어려움도 많아 실제 균형을 맞추기가 쉽지 않고, 특별한 인센티브를 주기에도 어려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남지부는 올 초 초빙교사 제도 문제점을 지적했다. 전교조는 당시 “초빙교사제도의 실시로 인해 기존 순환근무 원칙이 훼손돼 희망하는 학교의 자리가 초빙교사의 자리로 채워지고 있다”며 “학교장의 친분을 이용해 선호 근무지의 연장 근무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 초빙교사제도의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