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심부족 전남 홈 첫승 기회 날려
경남전 뼈저린 무승부…세 경기 연속 무패에 위안
뒷심 부족이다. 전남드래곤즈가 홈에서 첫 승을 올려 2연승 가도를 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추가 시간 3분을 지키지 못한 게 천추의 한으로 남았다. 전남으로서는 패배 이상의 뼈저린 무승부 경기였던 것이다. 지난 21일 홈에서 열린 K리그 4라운드에서 전남은 경남을 상대로 1-1 무승부에 그치고 말았다. 표면적으로는 시즌 초반부터 3경기 연속 무패라는 무난한 출발을 하고 있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구단으로서는 아쉬움을 곱씹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남은 이날 인디오와 지동원을 앞세워 파상공세로 경남을 압박했다.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한 슈바 대신 전남은 인디오, 김명중, 지동원 스리톱이 넓게 벌리고 2선 미드필더들이 적극적으로 침투하며 공격을 펼쳤다. 지난 2년간 경남에서 주축선수로 활약했던 인디오는 전반 41분 중거리 슛으로 골문을 터뜨렸다.
인디오는 20미터가 넘는 지점에서 그대로 오른발로 중거리 슛을 작렬, 공은 그대로 경남 골대를 갈랐다. 인디오는 이날 골로 3경기에서 4골을 터뜨리며 현재 득점 단독 1위에 오르는 등 절정의 골 감각을 보여줬다.
하지만 경남은 후반 48분 루시오가 헤딩으로 떨 군 공을 이훈이 마무리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고 말았다.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루시오가 헤딩으로 패스하자 이훈이 달려들어 슛으로 연결, 전남 골망을 흔들었다. 전남은 마지막까지 강력한 수비를 펼쳤으나 결국 승리를 잡지 못한 채 홈 첫 승을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전남은 후반에 지나치게 수비 위주로 경기를 펼친 것이 결과적으로 무승부로 연결되고 말았다.
홈 연속 무승부
“은근히 부담되네!”
지난 7일 울산과의 홈 첫 경기에서 3-3 무승부를 기록한 전남은 두 번째 홈경기에서도 결국 첫 승을 맛보지 못했다. 박항서 감독은 “홈에서 두 경기 연속 선제골을 기록하고도 비겨서 아쉽다”며 “홈에서 승리를 해야 원정에 갈 때 부담이 적어지는 데 어서 홈 팬들에게 승리를 선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감독 이야기대로 전남은 홈 두 경기에서 먼저 골을 터뜨리며 경기 주도권을 잡았다. 하지만 뒷심 부족으로 승리를 이어가지 못했다. 전남이 올 시즌 실점한 5골 중 두 골이 전ㆍ후반 추가 시간에 내준 것이다. 시즌 초반부터 집중력 공략에 대한 아쉬움이 드러나고 있다.
반면 4경기에서 7골을 넣으며 공격면에서는 막강 화력을 내뿜고 있다. 지난해 수비 불안으로 이길 수 있었던 경기를 수차례 놓친 전남으로서는 올 시즌에서도 수비에 발목을 잡힐 지 벌써부터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전남은 오는 4월 10일 광주와의 홈경기에서 다시 한 번 홈 첫 승에 도전한다.
부상 중인 슈바
4월 중순 복귀 할 듯
전남은 현재 슈바가 두 경기 연속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 16골 4도움을 기록한 슈바는 최소 3주 정도 경기에 출전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종종 무릎 부상을 호소한 슈바는 동계훈련 동안 큰 문제는 없었지만 울산전을 마친 뒤 통증이 재발했다. 진찰 결과 수술은 필요 없고 2~3주 가량 쉬면서 재활을 하면 된다는 진단이 나왔지만 슈바 본인이 브라질로 가고 싶다는 의견을 표명함에 따라 구단과 박항서 감독은 슈바의 요청을 존중해주기로 결정했다.
현재 브라질에 있는 슈바는 4월 중순 쯤 팀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박 감독은 “큰 수술이 필요한 부상은 아니다”며 “수술 후 이틀 뒤부터 걸을 수 있고 3주 뒤부터 훈련이 가능하다. 브라질 현지 검사 결과에 따라 수술을 할 지, 재활만 할 지 결정하겠다”며 슈바의 상태에 대해 언급했다.
아직까지는 슈바의 공백을 인디오와 김명중이 충분히 매워주고 있다. 인디오는 울산전(2골), 대구전에 이어 세 경기 연속 골을 터뜨렸다. 전남은 슈바 중심의 공격 전술을 보였던 지난해와 달리 인디오를 중심으로 한 또 다른 공격 편대를 구성 화력을 뿜어내고 있다.
전남은 4월까지 강원, 광주, 대전 등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한 팀과 경기를 치른다. 전남으로서는 이 기간이 최대한 승수를 뽑아내야 할 시기. 슈바의 공백이 이들 팀과의 경기에서 어떤 결과를 나올지 관심이다.
박항서 감독은 4라운드까지 마친 소감에 대해 “경기 내용이 나쁜 건 아니다”며 “다만 홈에서 이기지 못하는 게 나와 선수들에게 심적 부담이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승점을 5할 이상 챙기기 위해선 홈 승리가 중요하다”면서 “홈 승리 외에는 계획했던 대로 가는 것 같다”며 올 시즌 자신감을 내비쳤다.
전남은 일요일인 오는 28일 5라운드 강원과 원정경기를 치른다. 지난 2년간 강원과의 전적은 1승 1무로 다소 앞서 있다. 강원은 1무 3패로 리그 14위를 기록, 최하위에 처져 있어 전남으로서는 다시 한 번 승수를 쌓을 수 있는 기회가 온 셈이다. 골키퍼 염동균이 고향에서 전남 골문을 든든히 지켜줄 지도 눈여겨볼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