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로 무대에 서는 일, 상상만 해도 행복”

평생 갈증으로 남았던 가수의 꿈 이룬 김정희 씨

2009-07-01     최인철

 “평생 꿈을 이뤘어요. 이제 어디서든 떳떳하게 노래를 부를 수 있을 같아요”

제1회 선샤인 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금호동 김정희 씨는 “아직도 대상 수상이 꿈만 같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가수는 평생의 꿈이었다.

어렸을 적부터 타고난 음색으로 노래실력을 인정받았던 그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각종 음악대회에 나가 상을 휩쓸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사내 친목대회에 나가면 항상 무대에 섰다. 동료직원들은 정희 씨의 노래실력을 익히 알고 등을 떠밀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희 씨에게 경남 함양이라는 벽지의 현실은 좀처럼 기회를 허락하지 않았다. 아니 너무 멀리 있었다. 결혼을 하면서 마음을 접었다. 정희 씨는 “그냥 노래를 즐기면서 살자”고 체념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노래를 부르는 즐거움,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을 했다. 가족들과의 저녁 식사 자리가 무르익어질 무렵이면 딸과 남편이 그녀에게 노래 한곡을 청하는 것은 당연한 일상이 됐다. 정희 씨도 자신의 노래가 화목한 가정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고 있다는데 만족했다.

하지만 어디 꿈이라는 게 하루아침에 접어지는 일이던가. 가수에 대한 꿈은 그녀의 삶에 오래도록 잔영처럼 남았다. 기회는 남편이 붙들고 왔다. 인터넷을 통해 선샤인 가요제 개최된다는 소식을 전해준 것이 바로 남편이었다.

평소 아내의 재능을 아까워하던 남편 임경섭(51)씨를 비롯한 가족들은 용기를 줬다. 대회참가 신청도 남편이 직접 나섰다. 무엇보다 가수협회원증이 수여된다는 데 욕심이 났다.

정희 씨는 “가족과 친구들의 격려가 큰 도움이 됐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그녀는 “정말 내가 노래를 잘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을 가지고 있었던 게 사실이다. 인정받고 싶었던 것도 대회 참가에 용기를 줬다”며 “대상을 수상한 것은 심사위원들이 내 노래를 인정해 준 것 아니냐. 그것에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정희 씨는 “이제 용기와 자신감도 생긴다. 이번 가요제는 가수로써의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해 준 소중한 대회다”며 “노래를 부를 수 있도록 불러주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가겠다. 특히 어르신들을 위한 곳이면 효도하는 마음으로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정희 씨는 “대상 수상 직후 ‘대상 탈 줄 알았다’며 모두 내 일처럼 기뻐해 준 남편과 가족, 친구, 준비하는 동안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포에버 오케스트라 김영문 단장님에게 감사하다”며 “노래로 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자주 시민들을 찾아뵙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