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타는 첫 승 “언제쯤이나?”
전남, 18일 광주 홈경기 첫승 유력
전남드래곤즈 올 시즌 정규리그 첫 승은 광양에서 강릉까지의 거리보다 더욱더 멀었다. 잡힐 듯 잡힐 듯 했지만 첫 승의 신기루는 또 다시 전남의 손아귀에서 한 발자국 더 달아나고 말았다. 전남은 지난 11일 강원도 강릉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09 K-리그 5라운드 강원 FC와의 경기에서 역전에 재역전을 기록하는 혈전을 벌였으나 결국 3-3 무승부를 기록했다.
첫 출발은 전남이 좋았다. 전남은 전반 8분만에 슈바가 선제골을 넣으며 기선을 제압했다. 그러나 이후 강원 곽광선과 김영후의 연속 골로 역전을 허용하며 전반은 1-2로 내주고 말았다. 전열을 가다듬은 전남은 후반에 공격을 되살려 반전을 꾀했다. 전남은 파상공세 끝에 슈바와 김해원의 골로 재역전에 성공, 첫 승을 눈앞에 두는 듯 했다. 전남은 그러나 후반 32분 강원 김영후에 동점골을 내줘 3-3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번 경기에서 승리를 놓쳤던 것은 허약한 수비진에 있었다. 박항서 감독은 경기가 끝난 후 “수비에 허점이 있었던 것과 너무 빨리 동점골을 허용한 게 아쉽다”며 이번 경기에 대한 안타까움을 잔뜩 드러냈다.
이날 강릉에 원정 응원 온 드래곤즈 서포터즈들도 “다 이긴 경기를 놓쳤다”며 진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첫 승은 언제쯤…광주전 고비
전남의 K리그 첫 승 신고가 올해는 유달리 더디다. 올 시즌 전남은 정규리그에서 4경기를 치러 3무 1패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5년간 K리그에서 전남의 첫 승을 올린 기록을 살펴보면 갈수록 늦춰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해 K리그에서는 다섯 경기만인 4월 13일 경남과의 홈경기에서 2-1로 이긴 것이 리그 첫 승이었다. 2007년도 역시 다섯 경기 만에 첫 승을 기록했는데 4월 7일 제주와의 홈경기에서 1-0으로 이긴 것이 시작이었다.
그러나 2006년도에는 지금과 전혀 다르다. 당시에는 두 경기 만에 첫 승을 올렸는데 3월 15일 울산과의 홈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었다. 2005년도에는 5월 15일 대구와의 홈 개막전에서 4-1로 대승을 거두며 화려한 첫 출발을 보였다. 전남은 그러나 올 시즌 리그에서 아직 첫 승을 올리지 못했다.
지난 3월 26일 컵대회에서 대구를 3-2로 누른 것이 올 시즌 시작된 뒤 올린 첫 승이다. 전남은 공교롭게도 모두 홈경기에서 첫 승을 올렸다. 결국 올 시즌에는 홈경기 이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동안 경기흐름을 되짚어 본다면 전남은 토요일인 오는 18일 홈구장에서 열리는 광주 상무와의 경기가 첫 승의 가장 유력하다. 그러나 군인정신으로 중무장한 광주는 K리그에 합류한지 7년 만에 첫 선두에 도약하는 등 사기가 하늘 끝까지 올라가 있는 상태. 이번 홈경기가 전남으로서는 목마른 첫 승에 대한 절호의 기회이자 나락이다.
슈바 돌풍, 군인들 잠재우나?
전남은 현재로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반드시 암울한 것만은 아니다. 매 경기마다 ‘골잡이 슈바’를 앞세워 공격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슈바는 올 시즌 벌써 5골을 넣으며 득점 선두에 달리고 있다. 전남이 올해 총 여섯 경기를 치렀는데 슈바는 경기당 한골을 넣을 정도로 왕성한 골 감각을 자랑하고 있다. 슈바의 상승세를 바탕으로 웨슬리, 이규로, 정경호 등이 합세한다면 광주에 그렇게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 다만 박항서 감독의 지적대로 수비 강화가 전남으로서는 큰 과제이다.
전남은 특히 골을 넣은 후 곧바로 내주는 어이없는 상황은 반드시 피해야만 광주와의 경기에서 승산이 있다. 오는 22일 인천과의 경기부터는 개막전에서 골을 넣었던 이천수가 복귀한다. 개막 경기에서 불미스러운 행동으로 중징계가 내려졌던 이천수의 합류로 전남은 보다 다양한 공격루트를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