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공청회 거치지 않았다 공사중지가처분 불사”
지난 달 29일 광양시 진월면 선소마을 주민들과 감리·감독을 맡고 있는 동아기술공사에 따르면 망덕과 선소 무접섬을 잇는 교량은 당초 망덕과 선소마을 경계인 무접섬 방파제 즉 양 마을 사이로 어선들이 드나드는 지점에 시공할 예정이었다는 것. 하지만 전남도는 당초 지점에 교량이 들어 설 경우 섬진강이 잘 보이지 않는 등 조망권이 나빠진다는 일부 망덕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하자 시공사는 지난 2003년 주민들의 민원을 받아들여 결국 설계를 변경했다.
교량은 선소마을 쪽으로 50m 가량 옮겨져 현재 시공을 마친 상태다. 하지만 시공사는 망덕주민들에게 한 공청회를 정작 선소마을 주민들에게는 하지 않아 민원을 자초한 셈이다.
주민대책위 전한국(44)위원장은 “시공사가 주민설명회나 공청회를 하지 않아 우리마을 주민들은 교량이 당초 계획대로 놓여질 줄로만 알고 있었다”며 “이제야 윤곽이 드러난 교량을 보니까 정작 일부 망덕주민 민원 때문에 앞으로 우리마을은 각종 피해가 예상돼 대책마련이 되지않는다면 공사중지가처분신청도 불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단지 교량 50m가 우리 마을로 옮겨지는 것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가 더 큰 문제다”며 “현재 방파제는 태풍시 어선이 대피해 정박하는 장소일뿐 아니라 무접섬 가옥은 물론 배수문 안쪽에 있는 선소마을이 상습침수지역인데 기존 배수로가 변경됨으로 인해 유속의 흐름이 변형돼 각종 피해는 불을 보듯 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감리와 지도를 병행하고 있는 동아기술공사 이동구 부장은 “선소 주민의 의견수렴과 공청회를 거치지 않고 시공한 점은 잘못이지만 현재 교량의 위치 변경은 망덕주민들의 민원을 반영한 것인데 교량이 완공된 시점에서 당초지점으로 옮기라는 민원제기는 난감하다”며 난색을 표했다.
광양환경운동연합 박주식 사무국장은 “수백 년 동안 흐른 기존 하천의 물길을 일부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했다고 해서 향후 발생될 또 다른 문제를 예기치 못하고 수로를 신설하는 것은 문제다”며 “현재 교량 밑으로 물길을 돌리면 기존 개펄을 준설해야 하는데 이는 각종 생태환경이 교란되는 등 염려가 한두 가지가 아니라며 주민들에게 공청회나 설명회를 가지지 않은 것이 근본적인 잘못”이라고 말했다.
한편 감독기관인 전남도 도로교통과 최준기씨는 “현재 감리기관에 감독까지 위임된 상태지만 주민들이 원하면 수자원 기술사를 동원해 교량의 위치 변동으로 발생될 수 있는 문제점은 없는지 검증에 나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