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 국치일에 맞춰 공개…박정희, 김활란, 백낙준 등 포함
수록 인물의 선정 기준은 △일제의 국권침탈에 협력한 자 △일제의 식민통치기구에 참여한 자 △항일운동을 방해한 자 △일제의 황민화정책 침략전쟁에 협력한 자 등이다. 편찬위원회는 "매국 행위에 가담한 자나 독립운동을 직접 탄압한 반민족행위자 전부를 수록대상으로 하였으며, 부일협력자로서 일정한 직위 이상은 그 지위에 대한 책임을, 지식인과 문화예술인의 경우는 그 사회적 책임을 엄중히 묻는다는 취지에서 수록대상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3개 분야로 나눠 매국(133명)하였거나, △중추원(326명) △일본제국의회 의원(11명) △관료(166명) △경찰(521명) △군장교(216명) △판검사(201명)를 지낸 이들의 명단을 발표했다.
종교분야 친일인사는 166명이다. 이 중에는 기독교 48명 불교 57명, 천도교 27명 천주교 7명 유교 27명이 선정됐다. 친일단체 간부(467명)와 문화예술(144명) 교육학술(83명) 언론출판(59명) 전쟁협력(207명) 등 총 3700명의 친일 인사의 명단을 발표했고, 중복을 제외하면 3090명이다.
기독교의 경우 1937년 중일전쟁 이후 일제의 종교통제 방침에 협력하여 교회의 변질을 주도하고, 변질된 혁신교단, 통폐합된 일본기독교 조선교단, 교파단위의 정동연맹, 총력연맹, 비행기헌납기성회 등 부일협력단체의 간부로 활동한 자와 언론에 친일논설을 발표하거나 부일협력강연회나 좌담회에 반복적으로 참여한 자를 선정했다.
이에 따라 선정된 48명 외에 기독교 분야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언론출판과 교육학술 분야등에 포함된 기독교계 인사도 있었다. 언론출판 분야의 박희도, 교육학술 분야의 김활란 백낙준 송금선 등이 대표적이다.
박희도는 친일잡지 동양지광사 사장과 국민정신총동원 조선연맹 참사, 배영동지회 평의원을 지내는 등 주요 친일단체에서 활동했다. 김활란 이화여대 초대총장은 조선임전보국단 부인대 지도위원과 조선언론보국회 이사를 지냈고, 1942년에는 '징병제와 우리의 각오'라는 제목을 <신시대>에 기고하기도 했다. 또 정인과는 1939년에 국민정신총동원 조선예수교장로회연맹을 결성했고, 정춘수는 1944년 조선전시종교보국회 이사로 참여해 1949년에 반민특위에 체포됐다.
사실상 해방 60년 이후 처음 이뤄지는 대규모 친일인사 선정 작업망에 걸린 인사들 가운데는 해방 이후에도 한국 사회를 주도한 인물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롯해, 대법원장과 법무장관을 지낸 민복기, 검찰청장 정창운, 육군참모총장 정일권 등 군, 검찰, 법원 고위직이 수두룩하다.
3대 언론사인 조·중·동 전 사장 방응모 김성수 홍진기가 포함됐고, 한국의 대표적인 사립대학인 연세대 고려대 이화여대 총장인 백낙준 유진오 김활란 등도 이름을 올렸다.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이광수, 모윤숙, 주요한, 현제명, 홍난파, 김은호, 김기창, 유치진 등 초중고 교과서에 이들의 작품이 실린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예술인'들이 대거 포함됐다.
윤경로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장은 "존경해왔던 분들이 이 명단에 포함됐을 때 충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역사는 고백이다. 잘못한 것도 고백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박찬승 상임부위원장(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은 "기독교 분야의 인물이 천주교보다 많은 것은 교세가 크고 교파도 많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요인물에 대해서는 친일행적도 공개했다. 이완용 등의 을사오적과 정미칠적 경술국적 등에 대해 약력을 소개했다. 또 현석호 등 친일관료 출신으로 해방 이후 각 부처 장관과 시도지사를 지낸 이들의 경력도 함께 발표했다.
한편 박남수 천도교 종의원 의장은 친일인명사전 수록 예정자 발표에 맞춰 "천도교의 과거 친일행적을 참회하며 민족운동의 전통을 이으려한다"라는 제목의 참회문을 발표했다.
친일인명사전은 2007월 12월에 발간하는 것을 목표로 편찬작업이 진행 중이며 해외·지방편은 내년 8월경 공개할 예정이다.
친일인명사전은 2007월 12월에 발간하는 것을 목표로 편찬작업이 진행 중이며 해외·지방편은 내년 8월경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