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는 오는 10월6일부터 8일까지 사흘간 일정으로 열릴 예정인 제11회 광양시민의 날 기념 광양만대축제를 기획하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시는 올해부터 시민의 날 행사를 광양만의 중심도시로서의 광양시의 위상에 걸맞도록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할 만큼 대규모 행사로 기획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는 행사의 이름도 단순히 시민의 날 행사가 아니라 광양만대축제로 바꿀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광양시는 축제의 주무대를 광양항과 가깝고 공간범위가 넓은 중마공유수면매립지로 하겠다는 기획안을 작성했다. 시는 올해 축제 예산도 3억9천만원을 확보한데다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동반자로 참여해 총 10억원 규모의 축제를 치를 의욕에 차 있다.
시는 이번 축제를 계기로 광양만의 중심도시인 광양시의 위상을 한층 격상시킬 포부로 접근해하고 있는 것인데 광양시가 이런 포부를 갖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일 것이다. 광양시가 광양만권역의 발전을 선도하는 중심도시로서 위상을 확보해나가려면 축제와 같은 이런 구체적인 계기들 하나에서부터 발상을 전환해나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에는 시민들이 크게 치하할 일이다.
그러나 시는 최근 축제의 주무대를 공설운동장으로 바꾸는 결정을 한 것으로 확인된다. 주무대가 이처럼 ‘어느 날 슬그머니’ 바뀌게 되자 최고경영자에게 중마동공유수면매립지에서 메인이벤트를 열겠다고 보고한 포스코 실무자들도 매우 난감해할 뿐만 아니라 중마동발전위원회 회원들도 화가 났다는 말이 들린다. 시가 처음부터 주무대를 공설운동장으로 설정했다면 이처럼 시민들이 갈등할 근원도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시 문화홍보담당관실 담당공무원들은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해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시정은 내용에 변화가 생겼다면 언제 어떤 절차를 거쳐 왜 그랬는지가 명확하게 드러나야 한다. 그간에 축제추진위원회가 열린 것도 아니다. 이번 축제부터는 광양만대축제로 하자면서 담당 공무원들이 고심하면서 의욕적으로 추진한 일이 어느날 갑자기 바뀌었다면 이는 최고 결정권자인 시장이 지시를 내린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축제의 주무대를 공설운동장으로 바꾸면서 여수MBC가요콘서트 장소도 처음에는 광양읍 서천변으로 정했다가 다시 중마 근린공원으로 바꾼 사실이 확인된다. 중마동 근린공원 잔디축구장이 엉망으로 망가질 수밖에 없었던 근저에 축제의 주무대를 바꾸는 결정이 있었던 것이다. 아마도 이성웅 시장은 대규모 행사의 지역안배 원칙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하나를 이쪽에서 하면 하나는 저쪽에서 해야 한다는 생각은 일종의 도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로 인해 두 행사의 장소가 바뀌었고 그 원인이 잔디구장을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행정내부에 합리성이 자리를 잃을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시정의 일관성을 흔들어버리는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시장은 작은 일이라도 더욱 크게 귀를 열고 시민들의 지혜를 수렴하는 과정을 더 많이 가지길 바란다.
입력 : 2005년 10월 12일
저작권자 © 광양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