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입주로 발생된 환경문제 주민이 안고가는 구조 개선돼야”
최근 태인동과 광양제철소간 협약체결 후 협의회를 구성해 각종 지역협력사업을 펼치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그러나 그동안 주민들이 주장해 왔던 환경피해에 대한 원인 규명은 뒤로 한 채 추진되는 협력 사업은 자칫 주민 건강과 관련 화를 키우는 우를 범하지 않는가라는 염려를 낳게 한다.
이와 관련, 2004년 ‘산단주변지역(태인동)주민건강실태조사 및 환경위해성평가’조사를 실시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백도명 교수를 지난달 29일 서울대 보건대학원에서 만났다.
백 교수는 “제철소로 인해 주민들이 문제를 안고 있다는 것은 충분히 제시했기에 논의구조를 통해 하찮은 문제부터 중요한 문제까지 늘어놓고 정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연결이 되지 않았다”며 당시를 회고 했다.
백 교수는 광양(태인동)에 대해 “기존에 주민들이 구성했던 사회공동체가 지속가능하게 내지는 다르게 연결될 수 있는 조건들이 잘 성립이 안 돼 문제 해결이 복잡해져 버린 지역이 됐다”고 진단했다.
광양은 자생적으로 이뤄진 산업이나 사회관계망 속에 외부 기업이 들어오게 되면서 기존의 산업구조는 경쟁력이 없어 졌고 사회구성원들은 새로운 경제구조, 내지는 사회 관계망에 같이 있을 수 있는 입장이 안 되기 때문에 결국은 환경적인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백 교수는 “물론 기업이 모든 것을 다 해결 할 수는 없지만 기업이 들어오면서 발생된 환경적인문제가 상당부분의 짐을 주민들이 안고 가는 구조는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선행돼야 할 것은 “기업이 환경오염이 있다는 것 자체를 인정해야 그다음에 대안으로서 어떠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느냐 하는 것들을 모색하게 되고 같이 한번 해결해 보자 그런 자리가 마련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금 태인동의 경우는 오염은 없는데 시혜적으로 지역사회에 도움을 준다는 기업의 입장이기 때문에 시혜가 끝나거나 마음이 바뀌는 경우 자생적으로 지역사회가 유지 될 수 있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환경문제를 해결하는데도 좋지 않은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백 교수는 2004년 조사에 대해 “당시 조사는 제철소에서 어떤 물질이 배출되며, 또 얼마나 나오는지, 주변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알기 위한 조사였고, 태인동에 영향을 끼치는 오염물질이 제철소에서 나온다는 것과 이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충분히 제시했다”며 “그러나 조사 후 지역에서 논의구조가 만들어져 문제 해결의 선후를 결정하고 해결에 나선다면 실마리를 풀어 갈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으나 후속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백 교수는 또 당시 조사 결과발표에 대해 “사업결과를 아직 설명도 안했는데 설명 안한 결과에 대한 반박이 언론사에 다 배포가 됐고 보고를 위해 내려가면서 반박 자료를 만들어 결과보고회에서 사업 결과와 반박에 재반박을 하는 해프닝을 겪었다”고 회고 했다.
백 교수는 “당시 문제가 제기 됐던 대부분에 대해 학술적인 문제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유기물질 연소시나 코크스를 만들면서 나오는 물질인 다핵방향족화합물에 대한 조사결과는 학술지에 발표하는 작업을 지금까지 계속 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백 교수는 주민들에게 “시간은 문제를 해결도 하지만 문제를 있게도 한다. 제철공정 특성상 코크스 공정은 쉽게 없어 질수 없기 때문에 관리나 모니터링이 계속 있어야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주민들이 그동안 설명이 잘 안됐던 것이나 의심이가는 것들을 느끼면서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모두가 함께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이어 “사람은 누구나 현재를 사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며 꿈꾸고 있는 만큼을 사는 것으로 아직 우리사회가 전체적으로 장기간에 걸친 지속가능을 생각하는 여유를 가진 사회는 아닌 것 같다”며 그러나 “지역사회가 얼마만큼을 내다보고 의견을 모아 가느냐에 따라서 그만큼 지역사회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만큼 이러한 고민들도 같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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