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시 예산 150억 투입
비진학 학생 형평성 등 지적
광양시가 지역 출신 대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등록금의 최대 절반까지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현금성 지원이라는 사업 특성상 일단 시작되면 다시 되돌리기 어려운데다 수십억원의 예산에 대해 매년 시의회 동의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겹치면서, 광양시와 시의회가 소통을 통해 사업 추진의 가부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장 직속 ‘감동시대 추진단’은 지난해부터 이 사업을 구상해 기본 계획을 수립하고 올해 4월부터 적극 추진 중이다. 취지는 △균등한 교육 기회 제공 △사회초년생 부담 완화 △인구 유입과 출산율 상승이다.
추진단이 밝힌 예산 산출 방식에 따르면 2025년에는 4학년부터 시작해 2028년에는 모든 학년을 지원한다. 6년제나 2년제는 최종 학년부터 대상이다. 4년간 2066명 규모다. △B학점 이상 △30세 이하 등의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국가 전액 등록금 지원 대상자나 포스코 등 기업 전액 등록금을 지원받는 경우는 제외된다. 지원 금액은 거주 기간에 따라 50%~100%까지 차등 적용된다.
연차별 소요 예산은 2025년 15억원을 시작으로 매년 15억원이 증액돼 2028년 60억원 규모로 커진다.
재원은 전액 광양시가 백운장학회에 매년 출연하는 출연금이다. 현재 백운장학회 재산은 237억원으로 매년 8억원의 이자를 발생시켜 자체 예산으로 활용된다. 여기에 광양시가 매년 3억5000만원을 출연해 한해 백운장학회 전체 사업예산 11억5000만원이 형성된다.
따라서 대학생 등록금 지원 같은 신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선 광양시 출연금의 증액 말고는 다른 방법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
지난 4월 진행된 시민 의견 수렴 결과 다수가 찬성했지만 20% 이상이 형평성을 지적했다. 대학 진학을 하지 않은 고교 졸업생 20%는 지원을 받지 못한다는 점과 학교와 학과별로 지급액이 다르다는 점이 문제로 꼽혔다.
시 관계자는 “시민 의견을 반영해 세부 실행 계획을 수립 중이며 예산 소요가 불가피한 만큼 면밀한 계획 수립으로 시의회 동의를 이끌어 내겠다”고 말했다.
현재 시 출연금 규모는 시 조례나 장학회 정관에 규정되지 않고 관행적으로 책정해오고 있다. 대규모 출연금 증액이 예상됨에 따라 해당 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하려면 조례 개정 등을 통해 지원 목적과 규모, 대상을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는 이유다.
광양시의회 한 의원은 “조례 개정을 통해 구체적이고 형평성 있는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자금이 효율적으로 사용돼 더 많은 학생이 혜택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추진단은 지난 4월 광양시의회 총무위 의원들을 개별 접촉해 사업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 사안을 개개인 별로 접한 일부 의원들은 사업 설명을 요청하고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국내 기초자치단체 중 본인 부담 대학 등록금을 지원하는 곳은 모두 4곳으로 이 가운데 통영시를 제외하고는 화천군, 평창군, 양구군 등 인구 2~4만명의 소규모 도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