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 수명 관련 규정 필요성 제기
강원도에서 추락해 5명이 숨진 산불 헬기가 40년 이상된 노후 기종으로 드러난 가운데 광양시가 순천시와 공동으로 운영하는 산불진화용 임차 헬기도 생산된 지 50년이 되어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남도 등에 따르면 현재 광양시는 민간항공업체에서 산불진화용 헬기를 순천시와 공동으로 임대해 운영 중이다. 임차비용은 전라남도가 30%를 부담하고 양 시는 각각 35%씩(3억6000만원)을 부담한다.
헬기 운영기간은 산불이 자주 발생하는 11월부터 이듬해 5월말까지다. 헬기 조달 방식은 전라남도가 조달청 나라장터를 통해 계약하고, 도내 22시군을 8개 권역으로 나눠 각 권역별로 1대씩 총 8대를 배정한다.
광양시와 순천시가 배정받은 헬기는 민간항공업체의 ‘S-61N’으로, 산불전용 대형기종이다. 물을 담을 수 있는 버킷 용량은 3400리터에 달하며 탑승인원은 기장과 부기장 2명에 더해 26까지 총 28명이 탈 수 있다.
이 기종은 1975년도 생산 후 47년이 경과한 노후 헬기지만 여전히 산불 현장을 누비고 있다. 국내에서 헬기는 생산 연도 등에 따라 노후된 기종을 퇴역시키는 등의 별도 규정이 없다. 노후헬기라도 연 1회 지방항공청의 검사만 통과하면 운항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항공업체는 신형 헬기를 구매하기 보다는 정비 등을 통해 헬기 수명을 연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산불 대응 등의 필요성에 따라 지자체들의 임차헬기 수요도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 전라남도의 경우 산불진화용 헬기를 도입한 이후 전체 산불피해 규모가 도입 이전보다 70% 가까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항공업계는 정비비용과 가동률 등을 감안할 때 헬기의 적정 교체 주기를 20-25년으로 보고 있어, 차후 항공기 수명 등에 관한 규정 마련의 필요성도 부각되고 있다.
한편 전남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는 임차헬기의 기령은 모두 20년을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인근 여수의 경우 50년이 넘었고, 고흥·보성·장흥은 42년, 강진·해남·완도 41년, 가장 최신형인 장성·영광도 20년을 훌쩍 넘긴 기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