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연·카드뮴·수은·비소·납 등 검출
광양시 인근 업체 등 연관성 조사 착수
‘갯고둥 집단 폐사와 악취 발생 민원이 접수된 초남공단 앞 개펄에서 채취한 물에서 해양환경기준치의 4800배를 초과하는 중금속 물질이 검출됐다. 광양시는 인근 공단에 입주한 업체의 토양을 채취해 성분 분석을 의뢰하는 등 연관성 조사에 나섰다.
광양시는 지난 8월 민원을 접수하고 현장에서 오염된 개펄의 물을 채취해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에 성분 분석을 의뢰했다.
지난달 16일자로 회신된 수질 분석자료에 따르면 검사 의뢰한 물에서 카드뮴과 수은, 비소, 납, 6가크롬 등 8종의 중금속이 검출됐다.
이 중 아연(Zn)은 리터당 16만6000㎍이 검출돼 환경정책기본법 상 해양생태계 수질보호 기준치인 리터당 34㎍의 4882배로 측정됐다.
또 카드뮴(Cd)은 기준치인 19.0㎍/L보다 많은 28.1㎍/L이 검출됐고, 납(Pb)은 기준치인 7.6㎍/L의 55배인 419㎍/L이 검출돼 충격을 안겼다.
이외에도 철(Fe)은 2만2100㎍/L, 구리(Cu) 1.5㎍/L, 수은(Hg) 0.090㎍/L, 비소(As) 3.98㎍/L, 6가크롬(Cr6+) 21.4㎍/L이 측정됐다.
이처럼 중금속이 포함된 수질검사 결과가 나옴에 따라 광양시는 인근 공단 입주업체에서 오염물질이 배출됐을 가능성을 열어 두고 토양을 채취해 성분 분석을 의뢰하는 등 원인 조사에 본격 착수했다.
광양시는 토양분석을 통해 연관성이 밝혀질 경우 해당 업체에 토양정화 행정명령을 발령하는 등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광양시 관계자는 “수질 오염 결과를 토대로 초남공단 입주업체와 인근 업체 등을 대상으로 토양을 채취해 분석하는 등 오염 원인을 찾고 있다”며 “결과가 나오는 대로 적절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개펄 악취 민원이 제기된 곳은 세풍대교 아래로, 광양읍의 동천과 서천이 만나 흐르는 기수지역으로 염생식물과 갯고둥, 망둥어, 게 등 다양한 생물이 서식한다.
광양시의 현장 점검 당시 공단 제방도로 아래의 석축 끝부분 곳곳에서 바다로 정체불명의 물줄기가 흘러나오는 지점이 확인됐다. 이곳은 주변 개펄이 건강한 흑갈색을 띠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물줄기를 따라 진한 황토색을 보였다.
특히 동천과 서천이 만나 흐르는 하천 본류인 중앙쪽 갯벌에는 갯고동의 양육 상태가 양호했으나 공단제방 옆으로 흐르는 약 200m, 폭 10m 지류 쪽으로는 갯고둥이 검붉거나 노란색의 오염물질을 뒤집어 쓴 채 집단 폐사하고 있는 것이 발견됐다. 또 군데군데 기름띠가 형성돼 있었고 해산물이 부패하는 것 같은 악취가 확인됐다. 한편 초남공단에는 유해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업체가 다수 입주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