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재는 우리 인류의 건축역사 중 가장 오래된 건축재료 중 하나입니다. 석재는 자연이 만들어내는 천연 재료로 풍화와 마모에도 강해 오랜 기간 변하지 않는 특징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사에서 석재는 돌담, 석축, 주춧돌, 디딤돌 등 한정적 사용으로 인해 그 기술이 목재 가공에 비해 발달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뛰어난 석재 가공 기술을 느낄 수 있는 많은 문화재들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현대에 들어 이러한 석재는 건축이나 토목, 조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며 일상생활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들이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많은 석재들은 암석을 가공하는 과정을 거쳐야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분진들은 폐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흔히 결정형 유리규산이라고 부르는 이 분진은 국제암연구소(IARC), 고용노동부 등 다양한 기관에서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으며, 폐암의 주된 원인 물질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결정형 유리규산은 흡입을 통해 체내에 들어와 기도와 폐 실질에 염증을 일으키고 만성으로 발전하여 호흡에 어려움을 겪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과 폐에 유입되어 폐 조직에 침착하여 폐의 섬유화를 일으키는 진폐증의 원인이 됩니다.
이러한 질병들이 발생할 경우 치료는 상당히 어려우며, 이미 손상된 폐가 전과 같이 원래대로 회복하는 것 역시 어렵습니다. 그래서 약물 치료를 통해 증상 완화와 합병증에 대한 예방 및 치료를 지속적으로 이어가야 합니다.
폐암의 경우 분진 노출 기간, 분진 노출 농도 등 여러 인과관계를 입증하여 직업병을 인정받아야 합니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의 경우 분진 노출 직업력 및 작업환경에 대한 전반적인 인과관계, 그리고 폐기능 검사를 통해 해당 상병에 대한 확인이 가능합니다. 아울러 진폐증의 경우 분진 노출 직업력으로 인과관계를 확인 후 영상의학 검사상 확인되는 병형과 폐기능 검사를 통해 상병에 대한 정확한 확인이 필요합니다.
폐암과 달리 만성폐쇄성폐질환과 진폐증은 각각 폐기능 검사, 폐기능 검사와 흉부영상 검사를 통해 장해등급 또는 진폐장해등급을 부여받게 됩니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의 경우 폐기능 검사에서 속효성 기관지확장제를 투여하여 1초율(FEV1/FVC)이 70% 미만이면서, 1초량(FEV1)이 정상 예측치의 80% 미만인 경우에 해당합니다.
진폐증의 경우 병형과 심폐기능에 따라 ①제1급은 진폐병형이 1형 이상이면서 심폐기능이 고도장해인 사람, ②제3급은 진폐병형이 1형 이상이면서 심폐기능이 중등도장해인 사람, ③5급은 진폐병형이 4형이면서 심폐기능이 경도장해인 사람, ④제7급은 진폐병형이 1형∼3형이면서 심폐기능이 경도장해인 사람, ⑤제9급은 진폐병형이 3형 또는 4형이면서 심폐기능이 경미장해인 사람, ⑥제11급은 진폐병형이 1형 또는 2형이면서 심폐기능이 경미장해인 사람, 진폐병형이 2형∼4형이면서 심폐기능이 정상인 사람, ⑦제13급은 진폐병형이 1형이면서 심폐기능이 정상인 사람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만성폐쇄성폐질환과 진폐증은 지속적인 보존적 치료를 통해 증상 악화 방지와 합병증을 예방하는 치료를 지속하게 되며, 폐암은 재발 방지와 수술 후 회복, 그렇지 않으면 방사선 치료를 통해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본인은 신체적 고통과 일상생활의 불편함, 금전적인 손해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고통이 이어지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해당 상병들의 산재에 대해 모르거나 산재 신청과 인정 절차는 어렵고 복잡하여 그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분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석공의 업무를 수행하며 기침, 가래, 호흡곤란이 심하신 분이라면 단순히 개인적인 질환으로 치부하지 마시고 관련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직업력과 더불어 흡연력, 유전력, 과거 병력 등 하나하나 살펴보고 산재 신청을 통해 정당한 보상을 받으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