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여전고와 결승, 연장혈투 100분…4-3 역전승
1년 만의 리턴매치, 지난 대회 준우승…패배 설욕
권영인 감독, 최우수감독상…김다현, 최우수선수상
국내 여자 고교축구의 강자 광양여고(교장 주경중) 축구부가 역대급 명승부를 펼치며 2015년 이후 7년 만에 여왕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광양여고 축구부는 지난 4일 강원도 삼척시에서 열린 제30회 여왕기 전국여자축구대회 여고부 결승에서 여왕기 3연패를 노리는 여고부 최강팀인 포항여자전자고를 연장까지 가는 100분의 혈투 끝에 4-3 승리를 거두며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포항여전고와는 한치의 양보 없는 선의의 경쟁팀이지만, 몇 년 전부터 광양여고가 경기결과에서 다소 밀리는 성적을 나타내며, 반드시 패배를 설욕해야 할 팀이었다.
권영인 감독에 따르면 광양여고는 지난해 2021 춘계연맹전 4강전에서 포항여전고를 3-2로 이기며, 대회 우승컵까지 거머쥐었다.
그러나 2021 추계연맹전 4강전에서는 0-3 패, 특히 2021 여왕기대회 결승에서는 1-3으로 패하며 눈물을 삼켜야 했다.
이런 과정으로 인해 1년 만의 리턴매치에서 거둔 설욕전과 우승은 광양여고에게는 우승 이상의 의미로 다가오고 있다.
권영인 감독은 지난해 여왕기 결승전에서 포항여전고에 완패한 이후 이번 대회를 위해 오랫동안 준비해 왔다며 이번 여왕기를 반드시 우승하고 싶었고, 포항여전도 반드시 꺾고 싶었다. 이렇게 기쁜 우승은 처음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역전에 재역전, 역대급 명승부
최한빈·정다빈, 멀티골 작렬
광양여고 축구부는 전국 12개팀이 참가한 이번 대회 8강에서 충남인터넷고에 4-2승, 4강에서 울산현대고에 6-2 대승을 거두고 결승에서 포항여전고과 맞닥뜨렸다.
광양여고는 전반 14분 포항여전고 박수정에 선취득점을 내주며 0-1로 끌려갔다. 그러나 고전도 잠시, 전반 30분에 얻은 프리킥 상황에서 최한빈(MF·3년)의 슈팅이 득점으로 이어지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후반 3분에는 광양여고 정다빈(FW·2년)이 득점에 성공하며 2-1로 승부를 뒤집었다. 그러나 후반 43분 또다시 포항여전고 박수정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2-2 동점 상황이 됐고, 그대로 80분간의 정규시간이 마무리됐다. 승부를 가리지 못한 양 팀은 더욱 치열해진 연장전에 돌입했다.
광양여고는 연장 2분 포항여전고 박현서에 골을 내주며 2-3으로 끌려가는 듯 했지만, 2분 뒤 광양여고 최한빈의 크로스를 받은 정다빈이 득점(2골)하며 다시 3-3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연장 후반 3분, 광양여고 최한빈이 하프라인부터 단독으로 볼을 몰고 들어가 날린 회심의 슈팅이 포항여전고 골문을 가르는 멀티골(2골1도움)이 되며 4-3 역전했고, 리드를 끝까지 지킨 끝에 짜릿한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광양여고 축구부는 △최우수지도자상:권영인 감독 △최우수코치상:이슬기·정봉삼 코치 △최우수 선수상:김다현(DF·3년) △골키퍼상:조어진(2년) 등을 휩쓸었다.
한편 광양여고 축구부는 오는 8월 전국 여자선수권 축구대회와 10월 전국체전에서 우승타이틀의 영광을 이어갈 수 있도록 구슬땀을 흘린다는 계획이다.
권영인 광양여고 축구부 감독 "어떤 우승보다 뜻깊고 기쁘다"
권영인 감독은 지난 2014년 광양여고 축구부 코치로 부임해 온 뒤, 2016년 2월부터 감독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권 감독은 이번 제30회 여왕기 를 포함 우승 3회(2019 춘계연맹전, 2021 춘계연맹전), 준우승 2회(2019 선수권축구대회, 2021 여왕기), 3위 10회 등 광양여고 축구부를 전국 명문 축구부로 발전시켜 왔다.
권 감독은 이번 대회를 위해 많이 준비했고, 포항여전고를 꼭 이기고 싶어 수비적인 전술보다 다양한 공격적 전술을 통해 득점할 수 있도록 훈련시켰다며 다행히 선수들이 5경기에서 20골 가까이 넣어 줘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어떤 우승보다 뜻깊고 기쁘다는 우승소감을 밝혔다.
이어 3학년 선수들이 1~2학년 경기 때 많이 나가지 못한 선수들이라 다소 걱정도 있었는데 지난 동계훈련 내내 기량이 눈에 띄게 향상돼 이번 대회 우승을 노릴 수 있었다며 선수들이 너무 잘해줘 기특하고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광양여고 축구부를 한 단계 더 성장시키기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이 채워지지 않아 늘 안타까운 마음이다.
권 감독은 대회에 출전하는 포항이나 인천, 경남 등 대부분 여고부 팀들이 프로축구 산하팀에 소속돼 있다며 현재 시나 시 체육회에서 많은 도움을 주시고 있지만 포항여전고의 경우처럼 프로팀에서도 유니폼이나 인건비 등을 지원이 필요하다. 이는 훈련환경부터 선수 수급까지 영향을 줄 수 있어 아쉬운 부분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