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560억 소요…재원 확보 ‘관건’
인수위 “재정 여력 충분” 자신감
민주당 장악 시의회 협조 ‘변수’
정인화 광양시장 당선인의 취임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 당선인이 약속한 재난지원금 지급 공약에 대해 시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러한 정 당선인의 공약에 지역사회는 기대와 우려감을 동시에 표현한다. 당장 재난지원금을 받는 것은 좋지만 시 재정 상황을 고려해야 하고 자칫 공약에 떠밀려 더 중요하고 시급한 사업을 하지 못해 결국 미래세대의 부담으로 남을 수도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정 당선인은 지난달 26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전 시민 재난지원금 지급 공약 이행과 관련, 19세 이하 청소년들에게 100만원의 긴급재난생활비를 취임 1개월 이내에 최우선적으로 지급하겠다”며 “전 시민들에게 제4차 재난지원금 20만원씩을 순차적으로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당선인은 선거를 마친 후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이 같은 공약의 이행을 자신했다.
그는 “청소년재난지원금 문제는 결국 출산율 저하와 맞닿아 있다고 본다”며 “지방 차원에서도 국가적 재앙을 극복하기 위해 청소년을 보호 육성해야 하고, 아이낳기 좋은 환경 조성 목표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 시국에서 학부모와 청소년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고 판단해 재난지원금 지급 계획을 세웠다”며 “재원계획을 판단한 결과 충분히 지급할 만한 여력이 있고, 전시민 재난지원금 지급도 충분히 가능한 것으로 봤다. 의회가 개회하면 협의해서 곧바로 지급하도록 하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먼저 재정 여력과 관련해서는 비교적 무난하다는 이야기가 인수위에서 나온다.
인수위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18세 이하 아동청소년 100만원 지급예산은 대략 260억원 정도가 소요되고, 전시민 20만원의 재난지원금은 산술적으로 300억원 정도가 필요하다.
이중 260억원은 광양시가 2차 추경에 반영해 의회에 제출했으나 삭감되면서 유보금으로 돌려진 만큼 활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인수위의 설명이다.
다만 전 시민을 대상으로 한 재난지원금 지급예산 확보 여부에 대해서는 확실한 답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광양시청 내부에서는 정 당선인이 공약한 총 560억원 규모의 재난지원금 지급 여력은 충분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실제로 광양시는 이번 지방선거 직후 열린 광양시의회에 745억원 규모의 3회 추경안을 상정하려 했으나 시의회로부터 거부당한 바 있다. 당시 광양시는 추경 세입 예산으로 보통교부세 483억원과 지방소득세 220억원을 편성한 바 있고, 각부서에 요구한 세출 요구 총액은 1010억원에 달할 정도였다.
인수위의 한 관계자는 “당선인이 공약한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 위한 시재정 여력은 충분하다”면서도 “아직 당선인의 취임도 이뤄지지 않았고, 9대 의회도 구성되지도 않은 만큼 아직 구체적인 예산 계획은 세우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한편 18세 이상 아동청소년 100만원 지원은 정현복 광양시장이 지난 2회 추경에 상정했지만 부결된 사안으로 선거를 앞두고 지역사회의 핫 이슈가 됐다.
당시 시의회는 아동청소년 100만원 대신 지원범위를 전시민으로 늘려 지급하자는 역제안까지 했지만 집행부가 이를 거절하면서 전액 삭감됐다.
아울러 민주당과 선거에 출마한 일부 예비후보들도 100만원 지급대상 선정 방식 등을 놓고 문제점을 제기한 바 있어, 새로운 집행부의 재난지원금 지급은 민주당이 장악한 9대 의회의 협조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한 시의원 당선인은 “재난지원금 지급이 무소속 시장 당선인의 공약이긴 하지만 시의회는 본연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예산안이 상정되면 재원 확보 방안부터 지급 방식과 절차 등 심도있는 검토 과정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