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불만…공식 사과 요구
지난 20일 포스코의 지역상생 문제를 다룰 전남도·광양시-포스코 간의 상생협의회TF 첫 회의에 포스코 측 인사들이 불참했다. 회의는 파행을 빚었고, 참석자들은 아무런 소득 없이 자리를 떠났다.
‘상생TF’ 실무진은 사전 논의를 통해 이날 광양시청에서 1차 회의를 열고 TF에 참여한 구성원들이 다함께 모여 포스코의 지역사회 상생을 위한 단기 및 중장기 과제에 따른 합의문 초안 작성과 합의문 발표 일시 등을 다룰 예정이었다.
하지만 포스코홀딩스 측과 포스코 측 참석 예정자는 뚜렷한 이유 없이 불참했다.
광양시 관계자는 “오늘(20일) 아침 포스코로부터 회의를 연기할 수 있는지 요청이 있었다”며 “하지만 다른 기관에서 모두 참석하기로 되어 있어 연기는 할 수 없다고 전했는데 포스코에서 참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불참 이유를 묻는 질문에 “상생TF회의는 지역 상생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책임을 질 수 있는 인사들이 참석해야 한다”며 “당초 참석키로 한 전남도의 국장급 인사와 광양시의 주무국장 등이 먼저 참석할 수 없다고 전해왔다”고 에둘러 답했다.
부담스러운 회의를 앞둔 상황에서 협상 파트너의 격이 떨어지는 것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회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자 회의 참석자들은 포스코의 태도를 비판했다. 참석이 어려우면 양해를 구하는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이 과정도 없었다는 것은 지역을 무시한 처사라는 것이다.
고미경 전남도 기반산업과장은 “포스코와 지역 합의를 이끌어내는 첫 자리인데 포스코가 불참했고, 무엇이 잘못됐는지 점검이 필요하다”며 “합의의 결과물에 대한 지역민들의 기대는 한마음인 만큼 앞으로 포스코와 잘 협의해 좋은 결과물이 나올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광양참여연대는 다음날인 21일 성명을 통해 “이번 포스코의 행태는 지역과 소통할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고, 지역을 철저하게 외면한 것으로 규정한다”며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는 광양시민과 TF팀에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전남도와 광양시 등 지역사회는 포스코 측에 보낸 합의서 초안에 △㈜포스코와 ㈜포스코케미칼 본사 광양 이전 △신규법인 설립 시 본사 광양 설치 △포스코 미래기술연구원 내 ‘수소‧저탄소에너지 연구소’와 ‘이차전지 소재 연구소’ 광양 중심 운영 △기존 전남지역에 대한 5조원 규모 투자계획의 차질없는 이행과 이차전지 등 신사업 분야 투자 확대 △광양제철소 내 ‘구매팀’ 신설과 ‘지역업체 구매물량 목표제’ 실시 △‘광양지역상생협력 협의회’에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의 의무 참여 및 지역협력사업 적극 추진 등을 담아 보냈다.
한편 광양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달 18일부터 시작된 ‘포스코 지역상생촉구 범시민릴레이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1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포스코 광양제철소 방문에 맞춰 제철소로 향하는 도로변에 포스코의 지역상생을 요구하는 현수막 수십장을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