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참여연대 사무처장
2월 어느 날 걸려온 한 통의 전화에 다급함이 묻어났다.
“아야, 최근에 세 자녀 아버지고, 직장동료고, 우리 이웃으로 성실하게 일하던 광양시청 소속 공무원이 원인불명의 근이영양증 진단을 받았단다. 어쩌면 좋겠냐? 어떻게 도울 방법이 없겠냐?” 그의 목소리에 아파하는 마음이 그대로 나에게 전달되었다.
한 해를 결산하고 계획을 세우는 정기총회가 있는 시점이라 선뜻 답을 할 수 없었다. 전화기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머릿속으로 계속 생각하고만 있었다. 긴 시간 통화가 이어지며 서로 밀고 당기는 시간이 찾아 왔다. 어떻게든 결론은 내야 하는데 공무원이라는 신분이 선택 장애를 유발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아야, 이 친구가 이제는 정상적인 근무가 불가능하단다. 광양시를 위해 도시 바람길 숲과 미세먼지 차단 숲 조성 예산 등 480억을 확보하며 산림 분야에서 탁월한 업무를 발휘해 산림휴양업무에 큰 기여를 한 친구란다. 자네가 생각하는 공무원 신분이다 보니 누가 앞장서서 도와줄 사람이 없다. 좀 맡아서 도와주면 좋겠다. 부탁한다”. “네!”하고 통화는 종료되었다.
선택의 시간이 다가왔다. 복지재단에 근무하면서 모금기획과 복지사업을 진행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시민들의 작은 정성과 사랑으로 이 청년의 작은 희망을 꽃피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운동을 ‘만원의 희망’ 찾기 운동이라 하고, 함께 해주실 추진위원을 모시기 위해 이틀하고도 반나절을 쏟았다.
드디어 지난 2월 25일 광양시청 재난상황실에서 어렵게 ‘만원의 희망’ 찾기 운동 추진위원회 회의를 열었다. 시작을 할 수 있음에 정말 기쁘고 감동적이었다.
추진위는 치료법이 없는 이 청년의 근육 약화를 지연시킬 수 있는 보조제 구입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 판단하고 한 달 복용 비용이 200만원인 2년치 비용 5000만원을 자발적으로 모금하기로 했다. 모금을 시작한 지 10일, 215명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주셨다. 정말 감사하고 고마울 따름이다.
선한 영향력은 전파력이 강한 법이다. 연못에 돌을 던지면 동심원을 그리며 퍼져나가듯 선행이 주는 희망의 메시지가 빠르게 전파될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 주실 것을 부탁한다.
우리 지역에 하얀 매화꽃이 만발한 지금, 우리는 아직도 못다 핀 청년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하지만, 그 지독한 아픔과 상처 속에서도 꽃은 피듯이 시민들의 작은 정성과 희망으로 그 꽃을 피울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주실 것을 당부드리며, 희망의 매화꽃 향기가 ‘만원의 희망’ 찾기 운동을 가득 채워주길 간절히 바라본다.
※ 전용모금계좌: 새마을금고 9002-1495-4082-1 농협 301-0190-8533-81 (재)광양시사랑나눔복지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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