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광양항만공사 간부, 막나가는 발언 ‘논란’
여수광양항만공사 간부, 막나가는 발언 ‘논란’
  • 지정운 기자
  • 승인 2022.02.2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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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풍산단 추가매입 생각도 말라”
“국가 사업을 왜 지자체가 하나”
“쪽지예산으로 산단 매입했다”
잇따른 말실수, 지자체들 발끈
여수광양항발전추진협의회.(광양시 제공)
여수광양항발전추진협의회.(광양시 제공)

 

배후단지 부족문제 해결을 위한 광양시의 항만 배후단지 확대 지정 건의에 대해 여수광양항만공사와 여수지방해양수산청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과정에서 항만공사 관계자의 발언 태도를 놓고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수광양항발전추진협의회는 지난 14일 여수광양항만공사에서 회의를 열고 주요사업 설명과 건의, 답변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광양시는 이 자리에서 광양항 동측과 서측 배후부지 387만㎡의 경우 올해 100% 입주가 예상돼 현재 공급 가능한 항만배후부지가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항만 배후부지는 장기 임대 및 초기 비용 절감 효과로 인해 자체 화물창출을 위한 수출입 제조기업 유치에 용이하다고 강조하며, 큰 역할이 기대되는 광양 세풍산단과 황금산단을 항만 배후단지로 확대 지정해 줄 것을 해수부에 건의했다.

이 같은 건의에 여수지방해양수산청은 예산확보와 관계기관 협의 관련 행정절차(정책 반영 및 예타 수행 등) 어려움 등으로 현 시점에서는 전환 검토가 곤란하다고 검토결과를 밝혔다.

여수광양항만공사도 답변 자료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매입, 용도전환, 신규 조성 등을 통해 배후단지 514만㎡를 단계적으로 확보할 계획을 밝혔다.

또 현재 확보하거나 계획 중인 배후단지의 차질없는 조성과 활성화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투입되는 비용과 절차 등을 고려할 때 세풍과 황금산단의 전환은 어렵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공식 회의에 박성현 항만공사 사장을 대신해 참석한 한 간부의 발언 태도가 도마에 올랐다.

이 관계자는 광양시의 건의에 대해 “(항만공사가) 세풍산단 매입 비용 75%를 부담하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앞으로 세풍산단 추가 매입은 생각하지도 말라”는 등의 고압적이고 감정이 섞인 것으로 오해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또 “황금산단의 경우도 공유수면을 매립해 조성했는데 준공 이후 10년 내에는 목적 변경이 어렵다”며 “매립지를 배후단지로 매입하는 것이 맞는지 실무적으로 잘 검토를 해야 한다. 실현가능성은 없다”고 무 자르듯 말했다.

더나가 “황금산단도 국가에서 조성해 줄 것을 지자체가 지방산단으로 조성하면서 국비가 투입될 여지가 줄었다. 쪽지예산으로 산단을 매입하는 것도 문제”라는 취지의 말을 했고, 여수시의 조선소 집적화 사업 계획 건의에 대해서는 “왜 여수의 민원사항이 광양항으로 오는 것이냐”는 말로 상대를 자극했다.

이에 김경호 광양부시장은 “오늘 이 자리는 지역의 발전을 위해 미래 계획을 살펴보는 자리이지 과거의 잘잘못을 가리는 자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부디 오늘 협의회가 문제점을 풀어나가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운을 뗐다.

이어 “황금산단을 왜 우리(광양시)가 했겠는가”라고 반문하며 “국가가 안하기 때문에 지방이 나서 사업을 추진한 것인데, 이것을 잘못했다고 한다면 지역 발전에 도움이 안되는 것으로, 여수광양항의 배후단지를 발전시키자는 의미에서 확대 지정을 건의한 것”이라고 강하게 되받아쳤다.

논란의 발언 태도에 분위기가 격앙되고 여러 참석자들의 얼굴이 붉어지자 이날 협의회를 주재한 박창환 전남도 정무부지사는 “오늘의 회의는 광양항이 나아갈 방향을 찾기 위해 각 기관과 단체의 의견을 듣고, 도움을 주는 자리”라며 진화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