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전국플랜트건설노조, 화섬연맹, 화섬식품노조 등으로 꾸려진 '여수국가산단 여천NCC 폭발사고 대책위원회'는 14일, 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여천NCC 폭발 사고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공동조사단구성,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 단체는 이날 오전 전남 여수시청 현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50년 노동자의 목숨과 희생으로 키워진 여수국가산단, 이제는 노동자의 목숨과 삶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참사에서도 보듯이 죽음의 여수국가산단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일용직이 따로 없다"며 "여수산단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가 위험하고 산단 내 모든 현장이 안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24시간 365일 밤낮없이 교대로 생산라인을 돌리는 여수국가산단의 화학석유사업장 노동자들이 위태롭다"며 "더 이상 죽지 않고 일하기 위해서 앞으로 그냥 두고 보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이번 사고로 희생된 노동자 4명 중 3명의 유가족이 참여해 비통한 심정을 밝혔다.
한 유가족은 "이번 폭발사고는 명백한 인재로, 전문업체가 해야 할 일을 일용직에게 떠넘겼기에 회사대표는 반드시 책임을 져야한다"며 "국가기관은 사고조사 후 응당한 처벌을 해야하고, 다시는 비슷한 사고로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고 방지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대책위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를 위해 노동조합이 추천한 전문가 포함된 '민관합동 공동 조사단 구성'을 요구했다.
아울러 기업에 면죄부를 주지 않도록 중대재해처벌법의 전명 개정과 여수산단 등 '산업단지 시설물 안전관리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특히 국가산단의 안전은 반드시 국가가 책임지고, 산업재해의 신속한 초기 진료를 위한 산재 전문 공공병원 설립 추진을 주장했다.
지난 11일 오전 9시 26분께 여수시 화치동 여천NCC 3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협장에 있던 노동자와 감독자 등 4명이 숨지고, 함께 있던 협력업체 노동자 4명이 다쳤다.
이날 사고는 열교환기 정비작업 후 가동을 위해 압력을 높이는 시험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광주지방노동청은 14일 중대재해 수사 담당 근로감독관과 디지털포렌식 근로감독관 등 30여명을 여천NCC 현장사무실로 보내 경찰과 합동으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앞서 지난 12일에는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인 공장장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