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시장 지지자들 강력 반발
"어쩌다 국회의원 됐는지 잊었나?"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순천.광양.곡성.구례 갑)이 최근 허석 순천시장의 재판과 관련 비난성 입장문을 발표한 것을 놓고 허석 시장 지지자들이 강력 반발하며 지역의 또 다른 갈등요인이 되고 있다.
소병철 의원은 지난 27일 국가보조금 유용 혐의로 최근 항소심에서 벌금형을 받은 허석 순천시장에게 대시민 사과를 촉구했다.
그는 "청렴한 공직자의 표상 팔마비 전통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순천시민의 자부심과 더불어민주당의 신뢰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게 된 데 대해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허 시장을 겨냥했다.
이어 "허석 시장은 남은 5개월여 임기 동안만이라도 자신의 재선보다는 오로지 청렴한 시정에만 전념하시기를 바란다"며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대통령 선거를 잘 마치는 대로 6월 지방선거에서 시민 여러분께서 신뢰할 수 있는 청렴하고 유능하고 소통하는 인재들이 민주당의 후보로 나설 수 있도록 결연한 의지로 임하겠다"는 의미심장한 말도 남겼다.
이에 대해 소 의원실은 한 언론에 "허 시장의 선고 기사가 나간 이후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항의 전화를 받았다"며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쇄신을 약속하고 시민에게 무례를 범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사과도 없이 재선 도전을 언급하는 것은 매우 적절하지 않아 입장문을 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허석 시장 지지자를 중심으로 소 의원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시민 A씨는 SNS에 글을 올려 소 의원이 전략공천을 통해 국회의원이 된 과정을 상기시키 듯 "본인이 어쩌다가 국회의원이 된 건지 그새 까묵었당가!! 순천의 민주당에겐 잃어버린 10년이라는 아쉬운 기억이 있다"며 "시장과 국회의원의 갈등이 원인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마도 순천에 살지않았으니 잘 모를 수 있겠다 싶다"며 "그래도 그렇지 설 명절을 앞두고 임기내내 발목을 잡혔던 시장이 가까스로 시정을 이어갈 수 있게 됐는데 덕담은 못할망정 안도하는 시민들 가슴에 대못질을 하는 심사가 참으로 망측하다 못해 해괴하다"고 꼬집었다.
시민 B씨도 "그동안 시장과 국회의원의 갈등으로 많은피해를 입었던 순천이 또 다시 같은 아픔을 반복할까 걱정된다"며 "소 의원이 '6월 지방선거에서 시민 여러분께서 신뢰할 수 있는 청렴하고 유능하고 소통하는 인재들이 민주당의 후보로 나설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말도 특정 인사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닌가 싶다"고 의심했다.
이처럼 논란이 확산하자 허석 순천시장은 28일 '시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순천시민과 공직자들에게 감사함과 죄송함을 전했다.
허 시장은 "이유와 경위를 불문하고 단체장으로서 불미스러운 사건에 이름을 올리고 재판정을 드나드는 모습을 보여드렸던 점, 너무나도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여러분 앞에 부끄러운 모습을 보인 것은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비록 예상치 못했던 큰 언덕을 만났으나, 여러분이 보내주신 신뢰와 지지를 지팡이 삼아 무사히 넘어온 순간순간을 저는 결코 잊을 수 없을 것"이라며 "남은 과제들을 마무리 짓고 더 큰 순천의 미래를 그리고,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뛰는 순천의 여정에 함께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