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훈모 변호사, “경제적 강자 횡포 막은 판결”
300여 소송 제기 임차인, 재판 결과 관심
임대아파트인 광양읍 남해오네뜨의 분양전환 과정에서 임대사업자와 임차인간 우선분양 자격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한 임차인의‘소유권이전등기’소송에서 법원이 임차인의 손을 들어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재판의 쟁점은 임대 분양 당시가 아닌 비어있는 세대로 중간 입주한 임차인 A씨(원고)와 관련한‘우선분양 자격 논란’이었으며, 재판부는 임대사업자(피고)의 우선분양 자격미달 주장은 우선분양 자격을 인정하는데 하등의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판결이 내려졌다.
재판부(판사 이정엽)에 따르면 원고는 지난 2018년 7월 임대사업자인 신성토건 측과 비어있던 세대에 입주하기 위해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임대차 계약의 주요내용은 2019년 7월까지 임대보증금 1억140만원(차임 월 37만원) 계약했고, 양측은 2019년 7월에 또다시 2020년 7월까지 1년간 임대보증금 1억4539만원으로 증액 계약했다.
원고는 배우자 및 자녀 2명과 현재까지 거주하고 있으며, 4명 모두 입주 이후 다른 주택을 소유하지 않았고, 임대보증금도 모두 지급했다.
남해오네뜨의 임대의무기간인 5년이 경과한 2020년 4월 피고 측은 광양시에‘임대주택 분양전환 승인’을 신청했고, 광양시는 약1억5664만원을 조건으로 한 분양전환을 승인했다.
그런데 피고 측이 돌연 원고가 전 임차인 B씨로부터 임차권을 불법양수한 뒤 피고를 속이고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으며, 입주민들의 단체행동을 유도하거나 선동하는 등 피고의 분양전환 업무를 방해해 임대차 계약을 해지한 만큼 원고는 분양전환에 따른 소유권이전 등기 청구를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즉 임대차 계약상 조건을 위반해 정상적인 우선분양전환 대상자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피고의 주장처럼 원고가 임차권을 불법으로 양수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증거가 없는 만큼 피고의 주장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원고가 입주민들의 단체행동을 유도·선동해 피고의 분양전환 업무를 방해했다는 주장 또한 임대차 계약 해지 사유로 보기 부족하고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어 피고의 주장에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 같은 법리에 비춰 원고·피고의 임대차 계약이 기록상 명백한 만큼 광양시가 승인한 약1억5664만원 중 원고는 이미 지급한 1억4539만원을 제외한 잔액 1125만원을 피고에게 지급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소유권이전등기 절차를 이행하라고 판결했다.
이번 재판의 원고 측 소송대리를 맡은 손훈모 변호사는“재판부의 이번 판결은 중간입주 세대에 대해 우선분양권을 인정해 줬다는 것에 의미를 둔다”며“피고 측이 불법이라고 주장한 중간 입주세대들의 임차권 양수 형태가 우선분양 자격을 인정하는데 하등의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본 것”이라고 말했다.
판결은 경제적 강자가 약자에게 저지르는 횡포에 대한 일종의 제어 사례가 됐다는 점에서 판결의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현재 원고와 비슷한 처지에서 소송을 제기한 임차인들이 300명이 넘는다. 이분들의 판결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끼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