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학생 엉켜 실랑이 빈번
여학생들 신체접촉‘불쾌’
시, 예비버스 긴급 투입 고려
광양교통, 투입 어려워‘난색’
광양시가 지역 중·고교생들의 등하교 교통비 부담을 덜어주고, 대중교통 이용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올해 초 시행에 들어간 100원 시내버스.
그러나 신학기가 시작돼 학생들이 본격적으로 이용한 첫날인 지난 4일부터 통학현장에선 만원버스로 인한 불편 호소가 이어지는 등 본래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다.
이 같은 민원이 발생하고 있는 곳은 광양읍 용강지구로 해당 학부모들은 광양시가 중·고교생 수요층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100원 버스 제도가 시행돼 혼란과 불편을 야기 시켰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100원 버스 시행 전에도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던 시간대 버스인데, 갑자기 학생들이 몰리면서 콩나물시루 같은 만원버스가 초래됐지만, 추가적인 차량증편 등 예측 가능한 대책은 마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 중학생 학부모는“광양시가 아이양육하기 좋은 도시 등의 정책을 펼치면서 100원 버스 같은 제도를 시행하는 것은 서민가계에 도움을 준다는 측면에서도 환영할 만 하다”며“그러나 100원 버스 수요는 많은데 차량이 턱없이 부족해 개학 후 버스를 이용해 등교한 아이들이 하루 만에 불평과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용강지구에서 학교를 다니는 중·고교생들의 학군을 살펴보면, 지구 내 용강중 외에 광양중, 광양여중, 광양고, 광양여고, 하이텍고 등 5곳의 읍권 중·고교가 있다.
용강지구에는 창덕1·2차(2014세대)와 송보7차(960세대), 남해오네뜨(851세대) 등 3825세대의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다.
이중 중·고교생에 해당하는 2001년~2006년생은 총 1184명(남 628명, 여 556명)이며, 용강중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은 620명(남 316명, 여 304명)이다.
즉 고교생을 포함한 500여명이 다른 학교를 다니고 있고, 중마권이나 타지역으로 진학한 학생들을 감안하더라도 수백명의 학생들이 읍권 5개 학교로 다양한 방법을 통해 통학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용강지구 버스 노선은 9번과 99번, 99-1번 등 세 대가 운행되고 있으며, 등교시간대 운행은 9번 버스(50분 간격)가 7시 47분에 1회, 99번 버스가 7시 30분과 7시 45분 등 2회, 99-1번 버스가 7시 20분과 7시 40분, 8시 등 3회 운행에 불과한 실정이다.
더나가 9번 버스는 용강지구를 지나 읍권 5개 중·고교를 경유해 LF스퀘어를 종점으로 운행하고 있어 수요가 많고, 99번 버스는 순천까지 운행하는 관계로 순천 방면 직장인들도 이용하고 있고, 광양고를 경유하지 않아 9번 버스보단 등교생 이용이 비교적 적은 편이다.
이렇다 보니 등교시간대 9번과 99-1번 버스는 초과 탑승한 만원버스가 될 수 밖에 없는 실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더 큰 문제로 볼 수 있는 것은 만원버스를 거의 경험해 보지 못한 중·고교 여학생들의 불편이다.
움직이기도 쉽지 않은 만원버스 안에서 원치 않는 신체접촉으로 인해 불쾌감과 실랑이도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여중생 학부모는“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더니 만원버스에서 발생하는 신체접촉이 불쾌해 기존에 이용하던 통학용 전세버스를 다시 타고 싶다고 호소했다”며“등교시간 대라도 버스 1~2대 정도만 더 운행하면 이 같은 불편을 해소 할 수 있지 않겠냐”고 꼬집었다.
이 같은 주민들의 민원제기에 광양시도 사실 확인에 나섰고, 실제 버스 증편에 대한 필요성도 파악됐다.
시 관계자는“당장 노선 개편이나 증편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광양교통 측과 협의해 평일 7시 30분에서 8시 사이 등교시간에 예비버스 1대를 투입하는 방안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광양교통 측은 예비버스 투입에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
광양교통 관계자는“예비버스가 3대 있지만 고장이나 긴급 출동 시 사용하는 버스”라며“현재도 출근·등교 시간 버스 배차 간격이 매우 빡빡하고, 버스기사의 근무시간 추가에 따른 인력 투입도 바로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시에서 올해 노선개편을 준비하는 만큼 용역이 빨리 이뤄지는 게 해결의 열쇠가 될 것”이라며“다만 승객들의 불편 호소를 외면할 수 없는 만큼 회사 차원에서도 대책마련을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시민 편의 제공과 등하교 교통비 부담 등 교통복지 혜택을 위해 도입된 100원 버스 정책으로 인해 발생된 용강지구 중·고교생들의 등교 불편은 당분간 이어질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