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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지역과 대학 협력, 이제는 필수다<5>
“정부•지자체는 적극 지원…기업은 실적 반영, 학교는 인재 양성”
[785호] 2018년 11월 09일 (금) 18:48:29 이성훈 기자 sinawi@hanmail.net

 ‘산학정’ 협력 모델, 스웨덴 IT 도시 ‘시스타 사이언스 시티’의 성공 비결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시에서 북서쪽으로 20km 정도 가다보면‘시스타 사이언스 시티’라는 IT 클러스터가 있다. ‘클러스터’란 대기업, 중소기업, 벤처 같은 기업과, 대학·연구소·금융이나 법률, 회계법인 같은 각종 지원기관들이 모여 네트워크를 통한 상호작용으로 시너지를 발휘해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창출하는 특정지역을 말한다.

시스타 사이언스는 스웨덴 최대 규모의 정보통신 산업 지구로 미국 실리콘 벨리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의 IT 도시다. 시스타 사이언스 시티가 IT 산업의 메카로 떠오르면서 전 세계 IT 관계자, 지자체 공무원들이 이곳을 다녀갈 만큼 유명세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시스타 사이언스 시티는 1961년 원래 군사 훈련장이었던 부지를 매입한 후 연구도시를 조성하기 시작했다. 스웨덴 최대 기업인‘에릭슨’이 1976년 연구소를 이곳으로 이전하면서 시스타 사이언스 시티는 IT 과학 도시의 기틀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1980년대 말 클러스터 골격을 형성한 후 1990년대 중반 여러 기업들과 연구소가 서서히 입주하기 시작하면서 도시가 형성됐다. 에릭슨 역시 2003년 본사를 이곳으로 이전했고 에릭슨의 납품 업체들의 공장과 연구소도 함께 입주했다. 시스타 사이언스는 2010년 이후 자급자족형 복합 클러스터로 확장, 네트워크 형성되고 발전하며 스웨덴 IT 과학기술 경쟁력을 전 세계로 확장시키고 있다. 

   
▲ 시스타 사이언스 내부 사무실

시스타 사이언스가 스톡홀름 주변에 IT 도시를 조성한 배경에는 스웨덴 대표 기업인 에릭슨의 강력한 의지 때문이었다. 1970년대 중반, 수도 팽창에 대해 고민하던 스톡홀름시와 무선통신 관련 사업부문과 연구소를 한 곳으로 통합하기 위해 적당한 지역을 찾던 에릭슨과 이해관계가 맞아 별도의 IT 도시를 조성할 수 있었던 것이다.

 

시스타, 지자체+기업 상생 모델

 

시스타 사이언스는 지자체와 유력기업이 의기투합하면서 지자체는 인프라를 개발하고 각종 행정 지원을 맡았고, 대학과 연구소가 입주하면서 지자체와 기업의 상생 모델이 탄생한 것이다. 여기에다 스톡홀롬시의 유수한 대학들도 적극 참여하고 있어‘지자체-기업-대학’의 시너지 효과가 빛을 발하고 있다. 시스타 사이언스 내에는 스웨덴 정보통신 대학(스웨덴 왕립공과대학과 스톡홀름 대학의 연합)이 있는데 정보통신 분야를 특성화하여 시스타에 필요한 인력을 배출, 기업과 연구소와 연계하여 다양한 기술과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약 20만㎡ 면적인 시스타 사이언스 시티에는 현재 에릭슨을 비롯해 IBM, 필립스, 오라클, 인텔, 노키아,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을 포함해 300여개의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등 총 700여개 기업이 입주한 대규모 IT 과학 도시로 발전하고 있다.

   
▲ 요한 에드마크 시스타 사이언스 대표

시스타 사이언스는 13명의 임원진이 있다. 임원진을 살펴보면 이사는 대학 3명, 기업 3명, 스톡홀롬 시장, 시의회 4명이며 시스타 운영진 2명 등 13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사회 의장은 전통적으로 에릭슨 대표가 맡는다고 한다. 요한 에드마크 시스타 사이언스 대표는“이사들은 다양한 분야의 의견을 듣고 운영에 반영하고 있다”면서“각각 좌파우파 정치적 견해 다르지만 산학정 협력 부분에서는 소통, 합일점 찾아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스타 사이언스는 민간 주도로 발전해 온 혁신 클러스터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시스타는 초창기 미국 실리콘밸리를 벤치마킹, 현재는 스톡홀롬시를 비롯한 5개 지자체가 합류해 사이언스 파크(Park)에서 사이언스 시티(City)로 변화·발전했다. 시스타 사이언스는 세계적 모바일 밸리로 50여개 글로벌 IT 대기업, 1200여개 IT 관련 중소기업 등 1만여개 기업과 7만 여명의 고용 인원 근무하고 있다.

시스타 사이언스는 초기 IT 제조 위주에 머물렀으나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영역을 넓혔다. 주거공간도 마련해 시스타 사이언스 내에서 생활 할 수 있는 정주 여건도 갖춰가고 있다. 요한 대표는“시스타 사이언스는 리서치 기관이나 기업인들의 공간인데 주거가 가장 큰 문제였다”면서“많은 사람들이 오고 싶어하는 매력적인 도시로 만들려면 사무공간 외에 주거나 라이프 등 다른 공간도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스톡홀름시의 가장 큰 사회적 과제는 주거문제다. 유능한 인재를 영입하려 해도 높은 물가에 주거 공간이 마땅치 않아 어려움이 많았다. 이에 시스타 사이언스 내에 주거 공간도 마련, 이곳에서 연구와 기업활동도 하고 생활도 가능할 수 있도록 공간을 조성했다.

 

도심 일상 생활 가능

 

시스타 사이언스 내에는 주거 공간뿐만 아니라 대규모 복합 쇼핑몰이 들어서 있어 도시 내에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요한 대표는“시스타 사이언스 내에 2만 여명 정도가 살고 있는데 이들 자녀는 자동적으로 교육기관 다닐 수 있고, 사업에 실패하더라도 계속 살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시스타 사이언스는 대학 참여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1988년 스톡홀름 대학과 스웨덴 왕립공대가 공동으로 설립한 IT 연구 개발 대학인‘캠퍼스 시스타’는 7000명 이상의 학생이 공부하고 있다. 캠퍼스 시스타는 해마다 우수인력을 배출하면서 인력양성, 시스타 지역에서 기술개발, 연구와 인재양성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 수행하고 있다.

캠퍼스 시스타는 IT 관련 학과뿐만 아니라 전자정부 연구, 시민친화정책 개발 연구, 사회 공공편의 시스템 연구를 위해 다양한 학과 운영하며 지자체, 기업에 다양한 창업 아이템과 연구 성과를 제공하고 있다.

   
▲ 시스타 사이언스 내 복합 쇼핑몰

시스타 사이언스가 지자체와 기업, 대학이 협업할 수 있는 배경에는 구성주체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한 몫하고 있다. 1986년 스톡홀름시와 에릭슨, 스웨덴 정부가 설립한‘일렉트룸’(Electrum)이라는 재단 형태의 협의체가 있는데 일렉트룸은‘산·학·정 협력 네트워크’의 허브 역할을 수행하며 구성주체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이런 까닭에 시스타 사이언스에는 에릭슨, IBM을 비롯한 여러 기업과 스톡홀름시, 스웨덴 왕립공대, 스톡홀름대, 부동산 회사, 연구기관 등 대학-정부기관-대기업 등 다양한 주체들이 구성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요한 대표는“중앙정부와 지역정부는 효율적인 지원과 네트워크 형성을 위해 IT 센터인 일렉트룸을 설립해 지원하고 있다”면서“일렉트룸을 통해 정부와 지자체-대학-기업을 연결시켜주는 창구의 기능과 창업관련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웨덴 시스타 사이언스가 미국 실리콘 밸리 못지않게 성공을 거두며‘산학정’협력 모델로 성장하며 경쟁력을 갖춘 배경은 어디에 있을까. 무엇보다 적극적인 행정 지원을 첫 번째로 꼽을 수 있다. 시스타 사이언스는 중앙과 지방 정부가 주도적으로 산학 협력 네트워크를 구성하해 지원하고 있다.

정부는 IT나 각종 첨단 기술 관련 예산을 편성 후 시스타 사이언스에 집중 지원 계획을 수립하고 국가 차원의 연구·투자 프로젝트로 진행하고 있다. 이곳을 집중 지원,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작은 나라 스웨덴이 국제적 비즈니스 확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스톡홀롬시 역시 기업가 정신에 입각해 도시 경영 마인드를 가지고 지원 정책을 펼치는 것도 눈에 띈다. 요한 대표는“정부뿐만 아니라 지자체도 단순 지원을 벗어나 시스타 지역이 갖는 경쟁력을 국제적으로 홍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들의 경쟁도 시스타 사이언스가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 역할을 하고 있다. 시스타 사이언스는 에릭슨이라는 기술력을 갖춘 글로벌 선도 기업을 중심으로 형성된 안정적 산업체계로 구성된 IT 도시다. 하지만 이곳에는 에릭슨뿐만 아니라 핀란드 노키아도 입주해있다. 노키아와 에릭슨은 서로 경쟁관계지만 시스타 사이언스 파크에서는 공동으로 연구소를 설립해 협력하고 있다. 요한 대표는“시스타는 초창기 한두개 대기업 위주로 움직였지만 요즘은 중소기업 더 많이 참여하고 있다”면서“기업들이 서로 경쟁하면서도‘윈윈’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 다양한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학들의 지원도 활발하다. 스웨덴 정보통신 대학은 정보통신 분야를 특성화해 시스타에 필요한 인력을 배출, 기업과 연구소와 연계하여 다양한 기술과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곳에는 창조고등학교 학생 300여 명이 기업들과 활발한 교류를 하고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있는데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 실제 결과물로 이어지고 있다. 고등학생들이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논문을 쓰면 회사는 이를 받아들이고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면서 상생하고 있는 것이다.

요한 대표는“시스타 사이언스 시스템을 요약하면 정부와 지자체는 사람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면밀히 파악하면 기업은 이를 제품으로 개발하고 학교는 인력을 양성하는 삼각 체제가 활발히 이뤄져 있다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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