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전 시간 활용이 자유로워지면서, 그동안 관심은 많았으나 여건이 안돼서 배우지 못했던 퀼트를 시작했다. 기쁘고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 했으나, 나빠진 시력도 문제였고, 허리는 물론이고 온몸이 다 아팠다. 또 퀼트바늘은 어찌나 작던지…
그러나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우면서 동전지갑, 파우치, 조그만 가방 등 소품을 만들었고, 차츰 작품이 완성 되면서 기쁨을 맛보기 시작했다.
디자인이 나오면 먼저 천과 색감을 고르고 재단한 다음, 한 땀 한 땀 바느질을 해 가면 차츰 완성 되어가는 작품을 보면서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밥 때도 지나치고 가끔은 새벽까지 바늘을 놓지 못할 때도 있었다.
퀼트 작업은 너무 즐겁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꾸준하게 노력하면 매우 특별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어 아주 매력적이다.
어느 지인은 나에게 왜 멀쩡한 천을 조각조각 내어 다시 이어 붙이기를 하는 미련한 작업을 하느냐고 묻기도 했다. 과연 그럴까?
서로 다른 색감과 무늬를 내가 만들고자 하는 작품의 모양대로 재단하고 이어 붙이고 그 위에 자수를 놓으면 작품 같은 쿠션과 파우치, 가방들이 만들어 진다. 이렇게 만든 가방은 많은 애정이 가고, 들고 다니면 주변 사람들은 부러워하기도 하고 칭찬도 한다.
시간이 날 때 마다 하나씩 둘씩 만든 작품들은 내가 갖기도 하고 나눠 주기도 한다. 나눠 주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저런 이유로 나눠 주지만 퀼트의 매력을 알려주고 싶은 내 속마음도 있다.
두 며느리에게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가방이나 파우치, 손거울 등을 선물한다. 그것들을 사용하면서 내 손길을 기억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자주 하게 된다.
어떤 때는 퀼트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에게는 능숙하지는 않지만 가르쳐 주면서 재능기부도 하고 있다.
오늘도 즐거운 마음으로 바느질을 하면서, 창밖의 짙어가는 단풍도 보고, 드높은 가을 하늘의 멋진 구름도 바라본다.
김선자 어르신 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