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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순항쟁 70주년 기념 시민공감 토론회
항쟁과 반란의 경계…여순사건의 역사를 말하다
[783호] 2018년 10월 26일 (금) 15:04:44 이정교 기자 shado262@gynet.co.kr
   
 

 ‘광양시 여순사건 등 한국전쟁 전후 희생자 위령사업 지원 조례안’의회 통과

주철희 박사“용서와 화해 요구하기 전에 진실규명과 명예회복이 우선이다”

김정태 前시의원“억울하게 죽은 민간인 희생자 이름들 찾아내고 기억해야

 

여순항쟁 70주년 기념사업 광양위원회(공동대표 정영기·유현주)가 지난 25일 광양시청 대회의실에서‘여순항쟁 70주년 기념사업 시민공감 토론회’를 개최하며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이에 대해 최근 지역 내에서도 여순사건 당시 민간인 희생자들의 진실규명과 명예회복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날 토론회에서는 기념위가 현재 20대 국회에서 계류 중인‘여순사건 특별법’제정을 촉구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관련해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지난 19일부터 진행되고 있는데 26일 기준으로 약 4200여명이 동의했다.

앞서‘여순사건 특별법’은 지난 18·19대 국회에서도 추진됐지만 국방부의 반대 등에 막혀 무산된 바 있다.

토론회는 여순사건 광양유족회, 순천유족회, 지역시민단체, 시민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여순사건 연구가인 주철희 박사와 김정태 前시의원이 주제발표에 나섰다.

주철희 박사는 발표를 통해 “항쟁과 반란의 경계에 있는 여순사건에 관련해 항쟁이라 생각한다”며‘반란’이라는 명칭이 맞지 않는 몇 가지 역사적 조건을 내세웠다.

그는 △현 권력자 축출 △새로운 권력자 내정 △정부요직 또는 군사 지휘자 세력 △구체화된 계획과 철저한 준비 등이 역사적 사실에 맞춘 반란의 조건인데, 여순사건을 이에 대입해보면 맞는 부분이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주 박사는“법과 제도를 통해 역사적 진실을 규명하는 것은 중요한 과제지만, 사람들이 그 역사를 제대로 기억하고 인식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여순항쟁처럼 국가권력에 의해 저질러진 잘못은 반드시 제대로 된 진실규명으로 희생자들의 명예가 회복돼야한다”고 말했다. 이어“보통 용서와 화해에 대해 말을 많이 하는데 반드시 이 부분이 우선이다”며“희생자와 유족들이 명예가 회복되지 않고 고통이 이어지고 있는데 어떻게 용서와 화해를 바라느냐”고 덧붙였다.

김정태 前시의원도 광양지역의 자세한 민간인 피해상황을 설명하면서“한국전쟁 이후 여순항쟁을 포함한 광양지역 민간인 희생자가 612명에 달한다”며 “직·간접 관련자들의 연령을 고려하면 추가 조사사업의 시기는 최대한 앞당겨야할 시급한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이와 관련해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피해 관련 장소의 정비·관리·보존 대책 마련 △위령탑 설치 등 추모사업 적극 검토 △피해자 조사·위령사업과 유가족 지원 조례 제정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광양시에서는 지난 24일 열린 제274회 광양시의회 임시회에서 백성호 의원이 대표 발의한‘광양시 여순사건 등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위령사업 지원에 관한 조례안’이 총무위원회 심의를 통과하고 본안 의결만 남은 상태다.

조례안에는 김 前의원이 주장했던 △민간인 희생자 조사 및 위령사업 △관련 자료 발굴·수집 및 간행물 발간 △평화인권 위한 교육사업·학술심포지엄 등의 지원 사업들이 포함돼, 본안이 최종 통과되면 당시 무고한 민간인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법적 근거도 마련되는 셈이다.

김 前의원은 이어“현재 법률상 조례로는 피해자 유족 개인에게 직접 보상이 불가한 만큼 추모·위령사업부터 추진해야 한다”며“이후 조사를 통해 억울하게 죽은 민간인 희생자들의 이름을 더 찾아내고 그 이름을 후손들이 꼭 기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여순사건은 1948년 10월 19일, 여수에 주둔 중이던 국방경비대 제14연대 소속 군인들이 당시 정부의 제주도 봉기(제주 4·3사건) 진압 명령을 거부하고 무장봉기를 일으킨 사건을 말한다. 이후 정부가 반란군토벌전투사령부를 설치하고 여수와 순천 등을 점령한 봉기군을 진압해가는 과정 중에 많은 민간인들이 무고하게 희생됐다.

군사정권 때에는‘여순반란사건’으로 불려오다 해당 지역 주민들이 반란의 주체라는 오해를 받을 소지가 있어 지난 1996년부터‘여순10·19사건’이라는 명칭으로 불리고 있다. 여순사건은 아직까지도‘항쟁’과‘반란’을 두고 이념에 대한 논란이 많다. 관련 사건의 연구자들은‘여순항쟁’이라는 명칭을 주로 사용한다.

이와 관련 지난달 19일 여순항쟁 70주년 기념사업 광양위원회가 발족했다. 기념위에는 여순사건 광양유족회를 비롯해 지역 내 17개의 시민단체가 소속돼 있다.

이들은 앞으로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위령사업 △여순사건 특별법 제정 촉구 △여순항쟁 동부지역 추모공원 건립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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