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참 좋은 날
<칼럼> 참 좋은 날
  • 광양뉴스
  • 승인 2018.10.12 18:51
  • 호수 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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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래 광양향교 전교

이번 한글날 기념식이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는 치사를 통해 앞으로 북한과 협의하여 우리말 큰 사전을 만들겠다는 뜻을 발표했다.

참으로 기분 좋은 날이라는 생각이다. 한때는 북한에 관한 말 한마디 잘못하면 종북세력으로 몰려 일생이 마비되는 때가 흘러간 유물이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에게 통일은 먼 꿈이 아니라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징조가 여러 곳에서 감지되고 있으며 현실성이 있다는 희망을 가져볼 수 있다.

이런 시점에서 정부의 발상으로 우리의 소원인 통일 큰 사전을 북한과 함께 만든다고 하니 이보다 더 값진 일이 무엇이겠는가.

문자는 예술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며 이것은 통일된 민족의 필연적인 사업의 하나이다.

한글날은 한글학회의 전신인 조선어연구회를 주축으로 매년 가을‘가갸날’로 정해 행사를 거행했고 이후‘한글날’로 이름을 바꾸었다.

그리고 해방 전에 발견된〈훈민정음〉원본의 발문에 적힌 날짜에 근거하여 해방된 해부터 한글날을 10월 9일로 확정해 이어오고 있다.

이때부터 세종문화상을 시상하고 세종대왕의 능인 영능을 참배하였으며 전국에서는 학술대회 및 각종 백일장을 거행하고 있다. 그 후 국경일로 승격했으며 다시 공휴일로 지정되는 과정을 거쳐 왔던 것이다.

우리말 큰 사전은 조선어학회에서 편찬하려고 했던 사전이다.

을사보호조약에 의해 국권을 피탈당한 이후에도 우리말 큰 사전을 만들기 위해 피나는 노력이 계속되었다.

이 연구회는 이윤재, 최현배 등이 중심이 되어 조선어학회로 확대 개편되었다. 이 학회에서는 한글 맞춤법 통일안과 표준어를 제정했고 우리말 큰 사전을 편찬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였다. 그러나 일제는 한글연구로 민족의식이 고취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해방 전에 조선어학회를 독립운동 단체로 간주 회원들을 체포하고 학회를 해산시키자 우리말 큰 사전 편찬 작업은 멈출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조선어학회 사건이란 조선어학회서 조선어사전편찬회를 조직했다. 조선어사전편찬회의 발기인 백여 명 모두가 민족주의 사상을 지녔다고 판단한 일제는 이들을 강제해산시키기 위해 함흥학생사건을 꾸며 조선어학회의 사전편찬을 맡고 있는 정태진을 관련자로 검거하고 조선어학회가 독립운동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민족주의 단체라는 거짓자백을 받아냈다. 이에 따라 삼할 정도가 내란죄로 기소를 당했다.

이들 중 과반은 기소되었고, 나머지는 기소 유예되어 석방되었다. 이윤재와 한징이 옥중에서 사망하고, 장지영·정열모 두 사람이 석방되었으며 공판에 넘어간 사람은 수감되었다. 이들은 해방을 계기로 풀려났다.

이 사건으로 조선어학회는 강제로 해산되고 해방 후 조직을 정비한 뒤 해방 4년 후‘한글학회’로 이름을 바꾸었다. 이은상 선생은 이 사건에 관련돼 백운산에 침거하고 있을 때 광양유지를 만나 해방을 맞을 때가지 상주하며 진상중고등학교 교가 등의 업적을 남겼다.

 우리의 소원을 이룩하기 위해 많은 남북학자들이 참여해 서둘러도 5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며 언어가 통일되기 까지는 그 배나 많은 세월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고 보면 서둘려야 함이 마땅하다.

이것은 통일의 기초이고 후세 교육을 위한 필수조건이다. 또한 이사업으로 남·북간 언어로 발생한 이질감이 해소되고, 역사, 문화, 예술은 물론 모든 부분도 하나로 통일되어야 진정한 통일국가로 인정할 수 있으니 서둘러주기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