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가을철 급성열성 질환-쯔쯔가무시병
<의학칼럼> 가을철 급성열성 질환-쯔쯔가무시병
  • 광양뉴스
  • 승인 2018.10.05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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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윤광양강남병원 내과전문의

국내에서 가을철에 유행하는 대표적인 풍토 발열 질환으로는 쯔쯔가무시병, 발진열, 렙토스피라증 및 신증후군출혈열 등이 있다.

이들은 대부분 쥐가 공통 병원소인 인수공통전염병으로 중복감염이 가능하고 모두 고열과 피부병변을 동반하기 때문에 질병 초기에 각 질환을 감별하기란 쉽지 않다.

가을철에 급성열성질환으로 내원한 환자들에 대해 이들 질환의 가능성을 모두 고려하여 경험적 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들의 원인 병원체인 렙토스피라(leptospira), 한탄바이러스(Hantaan virus), 쯔쯔가무시(O. tsutsugamushi)에서 유래한‘렙탄가무시’란 명칭으로 통합하여 다루고 있다.

초기 임상 양상이 유사하긴 하지만 이들 질환들은 조금씩 다른 임상적 특징과 경과를 보인다. 이들 질환들은 모두 사람 간에는 전파되지 않으므로 환자를 격리 할 필요는 없으며, 제3군 감염병으로 환자나 의사 모두 보건소에 신고하여야 한다.

그 중 유병률이 가장 높은 것은 쯔쯔가무시병이고, 전국적으로 매년 수천 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쯔쯔가무시병은 오리엔티아 쯔쯔가무시(orientia tsutsugamushi)라는 병원균에 감염된 털진드기나 그 유충에 물려 발생한다.

털진드기는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되어 있는데 덤불에 사는 털진드기의 0.1~3%가 오리엔티아 쯔쯔가무시에 감염되어 있다고 한다. 감염된 털진드기, 특히 그 유충에 물려서 균이 사람에게 전염된다.

털진드기가 증가하기 시작하는 9월부터 감염이 늘어나 10·11월에 최고조에 이른다. 털진드기에 물릴 때에는 통증이나 가려움이 없어서 물리는 것을 알아채기가 어렵다.

균에 감염되면 잠복기(평균 1주~2주)를 거친 후 발열·오한·두통·근육통이 발생한다. 기침, 호흡 곤란 등의 호흡기 증장과 설사, 식욕 부진 등의 위장관 증상이 생길 수 있고, 임파선 비대와 압통, 피부 발진이 발생 할 수 있다. 심한 경우  섬망, 혼수, 경련을 동반한 뇌염 등이 발생하기도 하고, 드물게는 패혈증으로 인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진단 : 발병 초기 대부분 임상소견을 기초로 진단하고 치료를 시작 하면서, 혈액검사를 시행한다.

늦가을인 10, 11월에 발열을 주소로 내원한 환자에서 벌레에 물린 자국(eschar)이 피부에 있으면 임상적으로 쯔쯔가무시병을 의심할 수 있으며, 특히 성묘, 밭일, 벼 베기, 야영, 토목공사, 등산, 낚시 등 관목 숲에 다녀온 기왕력이 있으면 강력하게 의심할 수 있다.

벌레에 물린 자국(eschar)은 가운데가 검은 딱지로 덮인 0.5-1 cm 크기의 피부 병변으로 주위에 림프절 종대를 동반하며, 몸 전체에 걸쳐 어디든지 발견될 수 있으므로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치료 : 쯔쯔가무시병이 진단되면 항생제 치료와 합병증에 대한 치료를 병행한다. 일반적으로 독시사이클린을  5~7일 사용하지만 환자 상태나 합병증 여부에 따라 다른 약제를 사용하거나 치료 기간을 조절 한다.

신부전, 호흡부전, 심근염, 폐혈증, 위장관출혈, 신경계의 합병증 등이 나타나면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예방 : 원인균인 오리엔티아 쯔쯔가무시(orientia tsutsugamushi)는 다양한 혈청형이 있으며, 이로 인해 유행지역에서는 한번 감염 되었던 사람이 다시 감염될 수 있다.

아직 개발되어 있는 백신이 없으므로 쯔쯔가무시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이를 위해 유행 시기에 관목 숲이나 유행지역에 가는 것을 피하고, 살충제를 진드기 만연지역에 살포 하거나 노출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야외 활동을 피하고, 긴소매의 옷과 바지를 착용하고 바지와 소매 끝, 허리띠 부위에 진드기 기피제를 뿌리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

 

맺음말 : 쯔쯔가무시병은 두통, 발열, 근육통 등의 초기 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있다. 최근에 산이나 들에서 야외활동을 한 후에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쯔쯔가무시병을 비롯한 가을철 열성질환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가까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