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월요일> 가을 언저리
<시 읽는 월요일> 가을 언저리
  • 광양뉴스
  • 승인 2018.10.05 19:17
  • 호수 7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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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박희순

       가을 언저리

詩. 박희순 •광양문인협회원 •광양시새마을금고 이사

 

 

 

 

 

 

 

 

 

 

아직은 뜨거운 한낮의 열기

피할 수 없는 초목들이

온몸 비틀어 열기를 삼킨다

 

화려한 봄꽃으로 피어 낸

홍매화, 철쭉, 수선화는 아직 푸른데

가녀린 코스모스 흐드러져

분홍빛 얼굴 내밀어 가을을 반긴다

 

스산한 가을날,

훌쩍 떠나간 첫사랑 닮은 여린 꽃잎

코끝에 대어보니

시큼한 추억들이 되살아난다

 

백년 넘어서 왔다 쫓겨 간 폭염

긴 세월 산화 된 애달픈 사랑으로 남았나

허허로운 가슴속 헤집고 간다

 

언제 식어 재가 될지 모르는 열정

그 맘 알아 버린걸까

서글픈 풀벌레 합창 심금을 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