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려대학교와 보건대학교 모두 폐교 위기에 놓인 대학을 살려달라고 간절히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회생 방식을 놓고 한려대와 보건대의 입장이 서로 달라 범시민대책협의회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협의회는“당장 폐교가 눈앞인데 대학들이 한 목소리를 내기는커녕 자신들만 생각하고 있다”며 강력히 비판했다. 특히 보건대의 재정지원 호소에“자구노력은 하지 않고 손만 벌리려고 하고 있다”며 더욱더 매서운 눈초리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책위는“지난 2년 동안 보건대가 지원만 강요하고 희생하는 모습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이번 회의 역시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다”며 보건대를 성토했다.
지난달 28일 시청 상황실에서 열린 협의회에서 보건대와 한려대의 의견이 오갔다.
김학삼 보건대 교수는“보건대 재정이 열악했던 원인은 국가에서 주지 않은 장학금을 보건대 예산에서 매년 20~30억씩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했기 때문”이라며“실질적인 재정 열악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보건대는 취업, 성적 등 모든 역량을 갖춘 대학”이라며“단지 설립자 비리 때문에 학교와 학생이 큰 고통을 받고 있다”면서“한 단계만 더 들어가면 독자적으로 생존 가능하다”고 말해다. 이어“시민들이 보건대에 더 귀기울여주시고 이제 올라설수 있도록 장학금만이라도 지원해주면 정상화는 가능하다”며“광양시가 적극적인 관심으로 보건대 정상화에 힘을 실어달라”고 호소했다.
이중효 한려대 교수는“설립자의 비리로 인해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지역에도 큰 피해를 주고 있어서 안타깝고 죄송한 마음”이라며“우리도 회생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현실은 어렵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한려대는 그동안 신경대, 서남대와 통합을 통해 회생하려고 했지만 무산됐다”면서“대학이 살 수 있는 길은 통합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통합하면 6년 동안 대학기본역량진단을 받지 않아도 된다”면서“일시적인 장학금 지원보다는 통합을 통해 근본적으로 대학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어“만일 보건대와 통합하면 한려대 교수들은 구조조정이나 불이익에 대해 모두 감수할 각오를 하고 있다”면서“장기적인 관점을 보고 통합을 고려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의 발언에 대해 보건대 김학삼 교수는“보건대는 조금만 지원해주면 얼마든지 회생할 수 있다”면서“통합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독자생존이 우선이다”고 덧붙였다.
두 대학 관계자들이 입장이 팽팽하자 황재우 공동위원장은“보건대의 장학금 우선 지원은 일시적인 수명을 늘리는 것일 뿐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황 공동위원장은“시민들의 세금으로 장학금을 지원해야 하는데 급한 불만 끈다고 해서 시민들에게 공감을 살 수 있겠느냐”고 성토했다. 황 위원장은 이어 “한려대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힘을 모으자고 호소하고 있는데 보건대는 자구노력 없이 한결같이 지원만 바라고 있다”며“제발 학생들을 생각하고 장기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자”고 말했다.
협의회 관계자는“지난 2년 동안 한려대와 보건대가 입장이 항상 달랐다”며 “이렇다보니 협의회에서도 지원을 해주고 싶어도 뚜렷한 명분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한려대와 보건대 통합에 대해 협의회는 노력이라도 해보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인데 통합은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는다”며“이런 상황에서 보건대는 자꾸 지원 요청만 하고 있으니 협의회를 설득할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그는“두 대학 총장이나 관계자들이 자구책을 함께 논의해 교육부를 찾아가는 등 최소한의 성의는 보여야 하지 않겠느냐”며“시민들에게 폐교 위기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정작 학생들을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아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