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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육아일기<2>
나도‘둘째’를 갖고 싶다
[749호] 2018년 02월 12일 (월) 13:32:21 광양뉴스 webmaster@gynet.co.kr

오랫동안 기다려 왔던 임신 소식을 들었을 때 너무도 기쁘고 행복해서 붕하고 잠시 공중부양을 하는 듯 했다. 그렇지만 곧 주치의 선생님이 경고한 대로 입덧이 찾아왔고 그 이후로 출산을 할 때까지 줄 곧 조그마한 고깃배에서 내리지 못하는 것처럼 울렁울렁 거리는 속을 견뎌야 했다.

입덧으로 항상 속은 불편했지만 그래도 마음만은 충만한 행복감이 가득했다. 그래서 주위 지인들이“둘째는 어떻게 계획 중이냐?”와 같은 질문을 할 때 마다 나는 여유롭게“주시면 감사히 낳아야지요”라고 대답하곤 했다. 그리고 나는 진심으로 그렇게 믿었다. 만삭이 되어 배가 남산만하게 불러 올 때까지만 해도 둘째는 예쁘게 내 맘속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러나 수술로 출산을 하고 모유수유를 시작하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 거울 속 나의 모습은 물론, 둘째를 향한 나의 마음 내지는 소망, 그리고 첫째를 멋지게 키워내겠다는 나만의 장단기 육아 프로젝트들… 이 모든 것들은 모유 수유 전쟁을 치르는 동안 아주 처참하게 망가졌다.

나의 시간은 없었다. 두 세 시간 마다 한번 씩 수유를 하는데 아기 마다 다르겠지만 내 경우 수유시간이 길게는 30분씩 또는 그 이상이 걸리기도 했다. 그 마저도 제대로 수유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이가 수유 중간에 잠이 들기 일쑤였다. 그리고 직접수유가 원활하지 않아 유축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렇게 되면 단 20분도 온전히 쉴 수 있는 시간이 없었다.

왜냐하면 보통 아이에게 직접수유를 먼저 시도해보고(이는 대략 20~30분이 걸렸다) 아이가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잠이 들면 유축을 시작하는데 이 또한 준비하고 뒷정리하고 하다보면 30~40분이 훌쩍 지나곤 했기 때문이다. 유축을 마무리하고 뒤돌아서면 곧 또 수유시간이었다.

이런 모유수유 과정을 직접 경험해보거나 옆에서 계속 지켜보지 않으면 “십분 정도 먹이고 두 시간 쉬면 되잖아” 라고 쉽게 생각할 수 있다.

모유수유가 엄마에게 얼마나 큰 도전 과제인지 전혀 알지 못한다. 게다가 시간에 쫓기는 것도 부족해 직접수유 실패시마다 좌절과 무기력함을 피할 수 없다. 몸과 마음이 늘 쫓기는 듯 했다. 아이와 눈을 마주치며 사랑과 교감을 나눌 여유는 정말 귀했다.

솔직히 말하면 나에게는 그런 교감 시간이 거의 없었다. 지금 뒤돌아 봐도 내 생애 첫 아기와의 애틋한 추억이 거의 없다. 어렵게 시작한 수유는 모유 막힘으로 인해 여러 차례 병원을 드나들고 관리를 받았지만 백일 만에 끝이 났다.

수유 기간 동안 철저히 혼자라는 생각이 많이 들어 더 힘이 들었던것 같다. 가슴이 뭉쳐 아파도, 모유가 뭉쳐 지독한 젖몸살이 와도 모유 수유의 모든 것이 오롯이 엄마의 몫이기 때문이다.

이제 아이가 어린이집을 등원해 둘째를 생각해 보다가도 입덧과 만삭의 몸, 그리고 사무치게 외로웠던 모유 수유 기간이 눈앞에 파노라마로 펼쳐지면 나도 모르게 순식간에 뒷걸음질 친다.

신생아를 둔 엄마들은 생각이상으로 많은 도움과 위로가 필요하다. 출산에 지대한 공을 세운 아빠들로 부터 특히 더 그러하다.

임신 기간 동안은 오롯이 엄마만이 임신의 모든 것을 느끼고 누릴 수 있지만 출산 후에는 아빠의 참여 의지에 따라 육아의 질이 크게 좌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비록 모유수유를 직접 해줄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그 외 많은 일들에는 아버지들의 의지에 따라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출산율을 늘리는데 그 출발은 바로 옆에 있는 아빠들의 적극적인 육아참여가 아닐까, 그리고 이것은 개인 의지에 의존하는 배려 차원으로 부터가 아닌 아빠들의 육아 휴직 보장과 같은 제도적 장치가 뒷받침 될 때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감히 외쳐본다.        전해정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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