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진의 거목, 故 이경모 선생 사진전
한국사진의 거목, 故 이경모 선생 사진전
  • 김영신 기자
  • 승인 2018.02.02 18:31
  • 호수 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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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부터…광양역사문화관 기획전시실
   
 

광양이 낳은 한국사진의 거목 故 이경모 선생 사진전이 오는 12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광양역사문화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故 이경모 선생은 한국사진 50년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하는 기록사진의 대가로 1926년에 광양읍에서 태어나 광양서초를 졸업했다.

1946년 20세의 어린나이에 지금의 광주일보 전신인 호남신문사 사진부장으로 재직하면서 8·15 해방, 여순사건을 취재하며 한국 근현대사의 아픈 역사 현장을 생생한 기록으로 남겼고 6·25 전쟁 시에는 국방부 정훈국 보도과 사진대 소속 문관으로 종군하며 전쟁 상황을 발로 뛰며 기록했다.

토벌대와 입산자들의 생과사를 넘나드는 쫓고 쫓기는 전투가 벌어지던 때, 집에 다니러 왔다 목숨을 잃은 서울대 친구의 시신 앞에서 오열하는 누이의 모습을 촬영하며 故 이경모 선생은‘친구야 미안하다’고 울면서 셔터를 눌렀다고 전해진다.

아이를 업고 남편의 시신을 찾아 헤매는 여인의 모습, 시신을 수습해 멍석에 말아 지게에 싣는 가족들의 모습 등 여순사건의 참상이 고스란히 흑백사진 속에 담겨있다.

격동기 우리 역사의 모습을 생생하게 접할 수 있는 이번 사진전은 고 이경모 선생의 아들 가족대표 이승준 씨가 갖고 있는 아버지의 유품 필름을 광양문화원에 주었고 광양문화원은 필름을 인화해 50여점의 사진을 전시하게 됐다.

김종현 광양문화원 사무국장은“이번 사진전은 선생의 사진을 전시하는 단순한 전시회가 아니다”며“광양의 자랑이자 대한민국 사진학회의 거장인 이경모 선생을 광양사람 이경모 선생으로 기억하고 재탄생시키자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이번 사진전을 통해 시민들에게 이경모 선생의 업적을 다시 알리고 자긍심을 고취하는 계기가 되어 지역이 낳은 이경모 사진작가를 기념하는 기념관이나 전시관이 필요하다는 시민 공감대가 형성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영국 왕립 사진전 초대작가와 어르신들을 찾아다니며 장수사진 촬영 봉사를 오랫동안 해오고 있는 고한상 사진작가는“고 이경모 선생은 한국사진의 거목이다. 선생의 작품들을 통해 한국 근현대사에 우리 지역에서 어떤 아픔을 겪었는지 한 눈에 알 수 있다. 이렇게 훌륭한 작가를 기릴만한 환경이 전혀 조성되어 있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故 이경모 선생이 평생 수집한 세계 각국의 카메라 1500여대를 기증해 1996년 11월에 문을 연 동신대 카메라박물관은 여수·순천사건과 6·25전쟁 중 종군하며 촬영한 기록사진, 광양지역의 흑백 풍경사진, 기타 문화재 사진 등을 상설 전시하고 있다. 1945년 8월17일 광복 경축 사진은 현재 독립기념관에 전시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