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타워를 건립했었더라면…”땅 치고 후회하는 광양시
“그때 타워를 건립했었더라면…”땅 치고 후회하는 광양시
  • 이성훈
  • 승인 2018.01.12 18:21
  • 호수 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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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구봉산 타워 검토했다가 흐지부지…이순신장군 호국 타워 추진

광양시가 올해부터 신규사업으로 이순신장군 호국타워 조성을 추진할 계획인데 구봉산 관광명소화 사업 과정에서 타워를 건립하지 못한 것에 대해 두고두고 후회하는 분위기다.

 

당시 전망대 대신 타워를 건립했다면 이순신장군 호국타워를 별도로 조성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어서 예산을 중복 투자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정책 결정 과정에서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시는 올해 준비를 마친 후 2019년부터 21년까지 사업비 500억원을 들여 중동 일원에 이순신장군 호국타워를 조성할 계획이다.

 

사업비는 지역발전특별회계(지특) 250억원과 시비 250억원을 들여 전시관과 상업시설, 휴게실, 전망대 등 복합관광타워를 건립할 예정이다.

관광과는 지난 10일 2018 업무보고회에서 이순신 호국벨트인 광양만의 이순신대교와 연계해 호국 정신을 알릴 수 있는 특성화 된 타워를 설치, 관광·휴양·휴식·상업 등을 연계한 복합 관광타워로 관광명소를 조성하겠다고 설명했다. 위치는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해양공원과 구봉산 정상, 가야산 중복도로 등을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사업을 놓고 과거 구봉산 관광명소화 추진 과정에서 전망대를 포함한 타워를 계획대로 건립했었더라면 중복투자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뒤늦은 후회가 나오고 있다.

당시 구봉산 정상에‘광양타워’를 건립하자는 의견이 나왔지만 지질조사 미비와 구봉산 타워 건립은 큰 의미가 없다는 반대 여론에 부딪쳐 결국 타워 건립은 흐지부지되고 대신 구봉산 전망대를 건립한 것이다.

구봉산 타워, 무산됐나

광양에 타워를 건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10여년 전인 2009년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남해안 선벨트 광양지역 발전계획 수립 연구용역 보고회에서 용역을 맡은 전남대 지역개발연구소가 남해안과 광양의 랜드마크 기능으로 남해안타워 건립을 제시한 것이다.

당시 구봉산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도시경관, 관광객 창출, 도시 상징물을 확보하기 위해 타워를 건립해야 한다는 여론을 불러 일으켰다.

전남대 지역개발연구소는 당시 구체적인 계획으로 전망대 규모는 총 4층에 각 층은 약 450㎡로 조성하고 전망대는 회전 전망대로 구성해 1회전 소요시간 40분 내외가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또 광양시와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루프테라스, 식당가, 쇼핑센터 조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후 지역에서 타워 건립에 대한 필요성은 확산되기 시작했다. 2010년 5월 구봉산 관광명소화 사업으로 타워를 건립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이다. 당시 용역 보고회에서 전남대 산학협력단 측은 전망층 높이는 31m, 전망대 전체 높이는 61m로 하고 전망 시설과 각종 휴게시설, 편의시설 등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광양시는 전망대 대신‘광양타워’로 이름을 바꾸고 타워에 걸맞도록 설계를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타워 높이 39m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100m 정도는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골약동과 중마동 주민들도 전망대 대신 타워 건립을 강력히 주장하며 광양타워를 건립하는 것으로 결정되는 듯 했다.

하지만 한 달 후 암초에 부딪치고 만다. 용역을 맡은 전남대 산학협력단에서 지질 조사를 먼저 한 후 전망대를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산학협력단은 당시 전망대 높이를 73m 안과 66.3m 안을 제시했는데 지질조사를 완료한 후 재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전망대가 크면 부지 여건을 감안할 때 구조상 안전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구봉산 자체로서 전망 기능으로 훌륭한데 여기에 높은 전망대나 타워를 건립한다는 것은 경관도 해칠 뿐만 아니라‘옥상옥’이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결국 전망대나 타워 건립에 앞서 기본적인 지질 조사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바람에 타워 건립은 좌초될 위기에 몰렸다. 이에 골약동 주민들도 거세게 반발했다.

골약동발전협의회장이었던 김종호 현 광양문화원장은 당시“전망대 높이를 73m로 고정할 필요는 없지만 먼 훗날 후회하지 않도록 큰 규모로 시행했으면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이후 타워 건립은 사실상 무산되고 말았다. 광양시는 토질전문가와 경관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했지만 인위적인 것 보다 자연 자체가 줄거리이고 테마를 갖고 있어 굳이 자연훼손 없이 현 상태도 뛰어난 자연경관이라는 의견을 받은 것이다.

또한 타워 설치 시 정상부분을 깎아야 하는데 구봉산의 정기가 있는 곳을 함부로 훼손할 수 없고 토질도 쉽게 지탱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돼 타워 형식의 구조물 설치가 어렵다는 답변이었다.

안전성을 이유로 구봉산 타워는 무산됐지만 타워 설치를 놓고 이미 최종용역까지 마무리 된 상황에서 사업이 지지부진 되는 바람에 더욱더 아쉬움을 남겼다. 여기에다 타워 건립을 놓고 찬반 여론이 일면서 전남도와 광양시가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느냐는 지적도 나왔었다.

결국 구봉산 정상에는 타워 대신 9.4m 높이의 디지털 철제 전망대가 놓이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구봉산전망대는 관광객들에게 조금씩 알려지면서 관광명소로 각광을 받고 있지만 타워 형식의 전망대보다는 아무래도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광양시로서는 또다시 타워를 건립해 지역을 상징할 수 있는 랜드마크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순신장군 호국 타워,

어떻게 추진하나

시가 신규사업으로 추진 중인 이순신장군 호국타워의 높이는 일단 110m 정도 예상하고 있다.

김문수 관광과장은“호국정신을 알릴수 있는 전시·상업·휴게·전망 등 복합관광타워 설치로 조성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김 과장의 설명에 정현복 시장은 더욱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했다.

정 시장은“브라질 예수상처럼 먼 바다에서도 훤히 보일 수 있고 상징성을 가질 수 있도록 조성해야 한다”면서“어물쩍 흉내만 내려고 한다면 사업 자체를 하지 마라”고 지적했다.

정 시장은“우리지역은 이제 SOC 사업은 어느 정도 마무리됐고 앞으로 문화·예술·관광에 집중할 계획”이라며“관광과에서 이런 부분에 대해 명확하게 의지를 갖고 사업을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시는 이를 위해 이달 안에 이순신 호국벨트 조성 타당성 조사 용역에 반영, 문화체육관광부 지특사업인 관광자원개발 사업으로 신청할 계획이다. 사업이 확정되면 내년 1월부터 8월까지 실시설계 용역을 추진한 후 단계별 공사를 추진, 2021년 12월 마무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