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옥경의 논술교실[124]
박옥경의 논술교실[124]
  • 광양뉴스
  • 승인 2017.12.22 18:26
  • 호수 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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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 박옥경 (광양중진초등학교 방과후논술교사)

그림 감상문을 쓸 때는 처음 눈을 사로잡는 첫인상을 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나타내고자 하는 화가의 의도가 무엇일까 생각해보고 그림 속에 들어가서 자신의 감정을 충분히 섞어봐야 해요. 그러면 나만의 감상과 해석이 나오는 것이지요.

그림을 보고 동시를 쓰는 공부도 했는데요 요즘 4학년들이 갑자기 정신적으로 쑥 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춘기인가 봐요. 이별이니 슬픔이니 고독과 헤어짐 이런 말들을 많이 쓰고 있어요.

류가영 학생의 동시를 보면 깜작 놀랄 만큼 예민한 감성이 표현되어 있어요.

특히 끝에‘침묵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눈물 나거든’하는 것은 어른들이 쓸 만한 것인데 이런 표현이 나온다는 게 참 신기해요.

피카소의‘늙은 기타리스트’라는 그림을 보고 쓴 글인데 음울하고 비애감에 젖은 감정을 류가영 학생이 잘 읽었다고 봐요.

그림 감상문을 쓸 때는 꼭 화가에 대해 알아보고 화가에 대한 이야기도 곁들여 주길 바래요.

 

 

<그림 감상문>

침  묵

광양중진초등학교 4-6 류가영   

 

오늘 그림 한 장을 보았다. 이 그림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침대 같은 곳에서 기타를 연주하고 있는 여자이다. 이 그림의 주요색은 파란 색이다. 파란 색이 주는 느낌은 어두운 파란 색이라서 우울한 느낌을 준다. 이 화가는 이 그림을 그릴 때 우울했었나보다.

 이 그림을 살펴보면 사람의 손가락과 몸을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기타 연주를 하다가 잠이 든 것 같다. 어두운 방에서 혼자 기타 연주를 하다 잠들어 우울이 몸에 번진 것 같다.

조용한 침묵이 계속 흐르고 있고 침묵이 색깔로 보이는 기분이다.

 그림을 느낌을 기준으로 평가해 보고 싶다. 이 그림은 정말 훌륭하다. 그림을 본 순간 우울하고 싸늘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 그림의 제목도 ‘침묵’이라고 지었다.

 

피카소 그림 <늙은 기타리스트>

<동시>

 

침  묵

 

침묵은 힘들 거야

앉아서 조용히 있으니까

 

조용히 앉아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괴로울 거야

아무 것도 하지 못하면

불편하거든

 

침묵은 아픈 거야

괴로워도 가만히 있어야 하니까

 

어디가 아파도

아무 것도 하지 못하면

눈물 나거든

 

침묵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눈물 나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