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려대가 경기도 화성에 있는 같은 재단의 신경대와 통합을 추진 중이다. 반면 광양보건대는 통합 대신 신입생 유치와 시 지원을 통해 회생을 꾀하고 있다. 우리지역 두 대학이 존폐위기에 몰린 가운데 대학 마다 회생하려는 방법이 서로 달라 혼선을 빚고 있다.
광양지역 대학교 정상화 범시민대책협의회는 지난 23일 시청 상황실에서 제3차 회의를 열고 광양보건대와 한려대에 대한 지원 방향을 논의했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범시민대책위원회는 두 대학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대학 관계자들을 강하게 압박했다.
이날 대책위에서 교육부 구조개혁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아 재정지원 제한 대학으로 지정된 광양보건대학교는 회생 방안의 하나로 광양시에 시비 25억원 지원을 요구했다. 하지만 대책위 반응은 차가웠다.
광양보건대는 지난 9월 광양시의회를 통과한 지역대학육성지원 관련 조례를 근거로 사업비 지원을 요구했다.
보건대가 지원을 요구한 사업은 교육 프로그램 운영비, 해외교류 연수 지원비, 교육 기자재 구입비 등 30건 25억6300만원이다.
그러나 교육부는 지침을 통해 부실 대학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재정지원 사업, 국가장학금, 학자금 대출 등을 제한하고 있다. 이성웅 광양보건대 총장은 이와 관련“재단의 재산 증식에 기여하는 것이 아니면 지원이 가능하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장의 보건대 프로그램 지원 설득에도 불구하고 대책위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황재우 백운장학회 상임이사는 “대학 자체 회생안을 내놓는 등 청사진을 제시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면서 “일시적인 지원으로 보건대가 살아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의문이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나현범 광양시출입기자협회 사무국장도“한려대와 보건대는 동지의 개념으로 두 대학이 공존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이 필요하다”며 “그런 대책은 없이 지원만 해달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려대학교는 같은 재단 산하 신경대학교와의 통폐합 안에 대한 범시민대책위의 동의를 요청했다.
이호재 한려대 총장은“신경대와 합병해 새로운 통합대학으로 출발해 2캠퍼스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지역사회의 지지를 호소했다. 대책위는 한려대와 신경대, 보건대가 통합하는 방안에 대해 적극적인 검토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호재 한려대 총장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보건대는 입장차가 확연히 달랐다.
이성웅 보건대 총장은“통페합이라는 총론은 찬성하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검토해야 할 부분이 상당히 많다”면서 “대학 구성원들 사이에서 반대도 있어서 신입생 모집 이후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범시민대책위는 이날 회의에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소위원회를 구성해 오는 30일 안에 두 대학에서 요청한 안건을 심사, 의결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