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장애인종합복지관 자기권리주장대회 개최
광양시장애인종합복지관 자기권리주장대회 개최
  • 광양뉴스
  • 승인 2017.09.01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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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시장애인종합복지관(관장 이종용)은 지난달 25일 복지관 1층 강당에서 제4회 장애인자기권리주장대회‘한번뿐인 인생 행복하게 살자’를 개최했다.

삼우중공업, 광양시사랑나눔복지재단의 지원으로 진행한 이번 대회에서는 지역 장애인 50여명이 신청, 엄중한 사전 서류심사를 통해 최종 11명을 선정해 본선 대회를 진행했다.

두시간 가까이 진행된 자기권리주장대회 참가자들의 열띤 경쟁 결과, 정신적장애인 부문에서는 최주영(21·여)씨, 신체적장애인 부문에서는 곽만섭(36·남)씨가 각 부문별 대상을 수상했다.

이종용 관장은“이번 대회는 많은 감동과 함께 열심히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분들의 의지를 보고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우리 복지관은 지역 장애인들이 자신의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지원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점옥 시민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장애인종합복지관 장애인 권리주장 원고 

“한 번 뿐인 인생 유쾌하고 행복하게”

 

곽만섭 시각 장애인      

안녕하세요. 저는 36세 시각 장애를 가진 곽만섭입니다. 7월 중순쯤‘한 번뿐인 인생 행복하게’란 글쓰기 행사를 한다는 공지를 전해 듣고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행복이란 뭐지? 난 행복한가? 란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리곤 제목과 상관없이 그냥 내이야기나 하자란 생각만 들었습니다.

제 이야기를 다 듣고 제가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된다면 저의 이야기를 널리 알려 장애로 힘들어 하거나 마음이 아픈 분들께 희망이 될 수 있도록 해주시고 만약 제 글 어디에서도 행복의 감정을 찾을 수 없다면 그래도 뽑아주세요. 저도 글쓰기 행사에 입상하는 행복감을 느끼고 싶습니다.

나이를 한살 한 살 먹다보니 10대의 꿈, 20대의 꿈, 30대의 꿈인 지금의 꿈이 조금씩은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아직 오진 않았지만, 40대, 50대 그리고 노년이 되면 내 꿈은 또 어떻게 변해있을까요?

10대의 제 꿈은 형제들에게 짐이 되지 말자였습니다. 아무 존재감 없이 의지도 없이 먹고 자고 숨 쉬는 인형일 뿐이었습니다, 형제들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 밥버러지가 안 되기 위해 전국의 장애인 시설에 전화를 했었죠. 그러고 나면 전화요금이 다른 때보다 많이 나온 것을 알게 된 부모님께 혼이 나곤 했었습니다. 이유를 말할 순 없었습니다. 부모님 당신에게 원망을 하고 있을 거라곤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테니까요. 그렇게 혼이 난 날 밤이면 모두가 잠든 후에 입을 막고 울었었지요.

20대 때 제 꿈은 컴퓨터 강사였습니다. 아니 솔직히 말해 컴퓨터 프로그래머였습니다. 그러나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되려면 아주 힘든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계산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내가 하나를 주면 나도 하나를 받고, 내가 불리한 상황이면 그 상황을 모른 척하고 회피하는 삶이 싫었습니다.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조금 욕을 먹더라도 조금 돌아가더라고 조금 바보 같더라도 그냥 제 식대로 살기위해 그 꿈을 포기하고 컴퓨터 강사로 꿈을 바꿨지요. 광양 시각장애인심부름 센터 정보화 교육 강사를 제안을 받고 처음 감정은 얼떨떨했지만, 하루가 지나고 한달이 지나면서 내가 힘들게 배운 컴퓨터를 재미있어하는 다른 시각장애인을 보면서 나 지금 행복하구나! 하루하루가 신나고 즐거워하는 구나 란 생각뿐이었습니다.

30대 제 꿈은 번듯하진 않아도 짤릴 걱정 없고 문 닫을 걱정도 없는 회사에 취업하는 것입니다. 시각장애인용 스마트폰 어플 개발 회사에도 취업했고 웹접근성 연구하는 기업에도 취업해보았고 장애인보조기기 개발업체에도 취업을 해보았으나 일주일, 두달, 1년도 안되는 기간에 번번이 잘리거나 회사가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이런 제가 행복하다는 감정을 가질 수 있을까요? 어떤 책에서 보았습니다. 행복은 절대적인 것이 아닌 상대적인 거라고. 비교할 수밖에 없어 난 행복하다 혹은 행복하지 않다란 생각을 하게 된다고. 그래서 전 비교합니다.

10대의 만섭이보다 30대의 만섭이는 행복합니다. 당당히 회사에 취업을 해 부모님께 월급으로 용돈을 드리고 생신이나 명절 때 선물을 드릴수 있어서. 20대 만섭이보다 30대의 만섭이는 행복하지 않습니다.

20대의 만섭이는 비록 무자격 강사였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받으며 재미난 삶을 살았지만 30대 만섭이는 똑같은 강사지만 그때보다 재미도 없고 지루하고 무엇보다 대학등록금을 벌어야한다는 부담감으로 지쳐가고 있습니다. 4년제 대학이지만 학점으로만 따지자면 7학년이나 8학년은 다녀야 할 것 같은데! 30대 만섭이는 때론 행복하고 또 때론 행복하지 않는 것도 같습니다. 그래서 잠에서 깨어날 때면‘눈에 보이는 게 없어 겁도 없다’란 좌우명을 생각하며 오늘만이라도 잘하자란 결심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