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에서 매미소리 들으며 뜨거운 여름 이겨내 볼까
도심 속에서 매미소리 들으며 뜨거운 여름 이겨내 볼까
  • 이성훈
  • 승인 2017.07.21 19:02
  • 호수 7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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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근린공원 장미동산…밤에는 LED 경관이 운치 더해

중마동에서 가장 인파가 북적이는 곳은 사랑병원에서 동광양농협 하나로마트까지 이어지는 중심가일 것이다. 이곳에는 아파트 단지가 밀집해 있는데다 상가와 중마동의 학교, 마트, 병원, 주점 등이 한데 모여 있는 핫플레이스다.

이렇게 사람이 많이 드나드는 곳에 회색 건물과 도로만 있다면 얼마나 삭막할까. 다행히 청소년문화센터를 중심으로 중동근린공원과 장미동산이 있어 주변에 살고 있는 주민들로서는 공원 덕택에 그나마 숨통이 트일 것이다.

청소년문화센터 바로 앞에 있는 장미동산은 해마다 5~6월이면 공원의 제 모습을 마음껏 보여준다. 이 시기가 되면 장미동산에는 형형색색 활짝 핀 장미꽃이 산책하는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장미동산 면적은 4000㎡ 정도 되는데 이곳에는 20여종, 9000그루의 장미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장미는 4월부터 10월까지 꽃이 피는데 5~6월이 절정이다.

지금은 폭염 때문에 대부분 시들고 축 늘어졌지만 여전히 끝까지 생명력을 잃지 않은 장미들이 마지막 향기를 내뿜으며 내년을 준비하고 있다.

장미동산 전체에 산책로를 조성해 어느 장소에서나 만날 수 있도록 다양한 길이 있다. 올해는 장미동산이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됐다. 지난 5월 개화 만개 시기에 맞춰  조명등과 투광등, 공원등, 지중등, 포토존 등 총 123개의 LED 경관등을 설치해 야간에도 장미꽃을 감상할 수 있다. 

바로 옆에 청소년문화센터와 도서관, 학교가 있어 장미동산은 학생들의 통학로로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쭈쭈바를 입에 물고 조잘조잘 이야기 나누며 걸어가는 초등학생들의 얼굴에 웃음기가 가득 찬 것을 보니 이제 곧 방학임을 표정을 보더라도 금방 느낄 수 있다. 요즘에는 온통 매미소리가 동산을 뒤덮고 있어 한여름임을 실감한다.   

장미공원에는 이곳 주변이 중골마을 옛터임을 알려주는 표지석이 있다. 중골마을은  백운산 줄기의 가야산 끝자락에 자리한 마을로 중마동 지역의 중앙에 위치해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중골마을은 60여가구 300여명이 살았다고 하는데 주민들은 농사를 주업으로 하고 겨울철에는 부업으로 김을 생산했다고 한다.

중골마을에는 다양한 성씨가 살았다. 고령 신씨가 처음 정착했고 진주 정씨는 1600여년 경 정착했다고 전해진다. 이후 진주 강씨, 김해 김씨, 강주 박씨, 성부 배씨 등 18 성씨가 살았다. 중골마을은 1981년 광양제철소 입지가 확정되고 1987년 광양제철소가 준공되면서 1992년 도시개발로 인해 조상 대대로 살던 이곳을 내어주고 이주하게 됐다.

이제 고령이 된 마을 주민들은 옛 마을에 대한 향수를 추억하기 위해 2014년 3월 장미동산 가장 자리에 중골마을 유래를 설명해 놓은 표지석을 세웠다.

중골마을 사람들은 이 표지석을 통해 선조들이 대대로 살아왔던 고향마을을 기억하고 후손들이 어디서 무엇을 하든지 성취하는 삶을 살기를 기원할 것이다.

요즘처럼 더운 날에는 낮에 산책하기가 무척 망설여진다. 늦은 오후나 밤에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한 바퀴 돌아볼 것을 추천한다. 장미동산으로 산책이 부족하다 싶으면 바로 맞은편 중동근린공원을 가면 된다. 인근에 수퍼나 마트, 상가들이 많기 때문에 가족, 친구들과 산책하며 땀 좀 뺀 후 시원한 생맥주나 아이스크림으로 더위를 식히는 것도 괜찮은 피서 방법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