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월요일
시 읽는 월요일
  • 광양뉴스
  • 승인 2017.04.28 18:11
  • 호수 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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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송봉애

            구두

 

딸아이의 낡고 허름한 구두를

구두 병원에 접수했더니

손끝이 뭉툭한 늙은 의사는

매스로 쓰~윽 가르며

뭉텅뭉텅 쏟아지는 내장들을 꺼내

새것으로 갈아 끼우고

바늘로 잽싸게 꿰매버렸다

균형이 맞지 않은 오른발과 왼발도

망치로 툭툭 치자

딸이 걸어왔던 수 십 킬로미터의

길들이 쫙~ 펼쳐졌다

“그래, 청춘이다. 일어나 다시 걸어라.”

 

   -시집<바다에 누워 있는 기억>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