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옥경의 논술교실[95]<동시>
박옥경의 논술교실[95]<동시>
  • 광양뉴스
  • 승인 2017.03.31 19:54
  • 호수 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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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 박옥경 (광양중진초등학교 방과후논술교사)

동시는 자신의 감정과 하고 싶은 말을 솔직하게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것이죠. 하고 싶은 말이 많으면 그것을 길게 다 써 보세요. 그리고 압축하면서 짧게 고치는 연습을 해야 해요. 동시를 쓰라고 하면 처음부터 완성하려고 고민하다가 결국은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하나의 생각에 머물렀다가 더 이상 생각이 확장되지 않기 때문이죠. 그래서 동시를 쓸 때 꼭 필요한 과정 중의 하나가 마인드 맵을 만들어 보는 거예요.

생각이 꼬리를 물다 보면 아주 좋은 소재를 건져서 뜻밖의 훌륭한 시를 쓸 수 있어요.

문현호 학생의 <연필>이라는 시를 보면 굉장히 철학적이예요. 연필이 되기까지 나무 본래의 힘과 비의 힘, 해의 힘이 있다고 생각했다는 게 놀라워요. 게는 상어에게 잡혀 먹혀 뱃속을 탐험하고 “재미있었어!”라고 하네요.

이처럼 자신의 기발한 생각을 여러 번 다듬으면서 좋은 동시를 쓰는 욕심을 내보길 바래요.

 

 

광양중진초등학교 2-4 문현호

 

연     필

 

연필은 어떻게 색이 날까?

나무 힘, 비 힘, 해

나무는 비를 흠뻑 맞고

해는 몸을 말려주고

그러면 나무는

키가 크고 튼튼해지고

연필이 되고

색이 나나 봐

 

 

 

게 한 마리가

바다로 가다가

상어가 잡아먹어

뱃속을 탐험한다.

 

상어 뱃속은 울퉁불퉁

집게로 살을 찝어

밖으로 나와서 말한다.

 

“재미있었어!”

 

 

봄이 오는 소리

 

살금살금

매화에 봄이 오네.

봉오리가 톡 터지네.

 

살랑살랑

나비 날개에

바람이 스치네.

 

쌩쌩

민들레 씨가 날아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