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 - 길을 걷다 <8> 자연이 그려놓은 수채화 한 폭 … 느긋한 발걸음으로 봄맞이 해볼까
연중기획 - 길을 걷다 <8> 자연이 그려놓은 수채화 한 폭 … 느긋한 발걸음으로 봄맞이 해볼까
  • 이성훈
  • 승인 2017.03.17 20:41
  • 호수 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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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압면 매화마을 힐링코스 … 절경에 취하고, 매화향기에 취하고

누가 뭐래도 3월은‘광양’이다. 꽃이 피기 시작하는 3월에 가장 주목을 받는 곳이 바로 광양이기 때문이다. 매화로 가득한 다압면 매화마을은 그래서 3월 한 달 동안에 전국의 수많은 상춘객들이 이곳을 찾는다.

간혹 매화축제에 실망하는 관광객들은 두 번 다시 이곳을 찾지 않는다며 매화축제를 매섭게 비판하며 눈길을 돌린다. 하지만 그 다음해에 매화가 피기 시작하면 또다시 찾아온다. 왜? 다압면 매화마을은 그만큼 아름다움과 매력이 가득한 곳이기 때문이다.

올해 연중기획‘길을 걷다’를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인파가 몰리는 산책길을 나서본다. 이번에 떠나는 코스는‘다압면 매화마을 힐링코스’다. 매화주차장에서 출발해‘사랑으로-낭만으로-소망으로-추억으로-우정으로’등 총 5개 코스로 되어 있는데 사실 코스 자체가 큰 의미는 없다. 매화마을 곳곳에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는데다 어디에 가든지 매화가 만발하기 때문에 발걸음을 옮기는 곳마다 힐링코스이기 때문이다.

올해는 구제역과 AI 여파로 제20회 매화축제는 취소되었지만 그래도 매화마을은 여전히 매화 천지를 이루며 상춘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전국에서 온 상춘객들이 매화길을 걸으며 자연이 뿜어내는 자태에“예쁘다!”는 말만 되풀이 한다. 섬진강 둔치에서 섬진강변을 따라 걷다보면 수월정이 반겨준다.

수월정에서 바라다보는 섬진강, 그리고 수월정을 중심으로 앙증맞은 공원이 조성되어 있어 사진 찍기에도 아주 적합하다. 주변에는 매화를 이곳에 처음 심은 김오천 옹에 관한 이야기가 담긴 추모비도 있다. 수월정을 지나면 매화마을의 상징인 청매실농원이 나타난다. 청매실농원은 다양한 산책길이 있는데 어느 장소에서나 사진을 찍어도 작품이 될 정도로 빼어난 경치를 자랑한다.

특히 청매실농원 장독대 군락은 상춘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다. 홍쌍리 매실 명인이 수십 년 동안 항아리를 수집해 매실과 된장, 고추장 등 장 종류를 저장해 놓은 이곳은 매화가 빼어난 조화를 이루고 있어 이곳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이면 누구나 카메라를 꺼낼 정도로 운치를 자랑하는 곳이다.

 

길을 따라 가다보면 조그마한 초가집도 보인다. 오솔길을 따라가다 보면 매화에 파묻혀 아담하게 지어진 초가집이 있는데 이 초가집 역시 매화마을을 상징하는 곳이다. 어디 그뿐이랴. 전망대에서 매화마을 전체를 바라보면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느낌이다. 눈꽃처럼 활짝 핀 매화가 마을 전체를 뒤덮고 그 너머에는 섬진강이 도도히 흐르고 있으니 자연이 보여주는 그림 한 폭에 상춘객들은 그저 감탄만 할 뿐이다. 

대나무 숲 코스에 들어서니 새파란 대나무와 맞은편 새하얀 매화 군락이 대비를 이룬다. 하지만 대나무 숲길을 지나는 관광객들의 입에서는 아쉬운 탄식의 소리가 쏟아져 나온다. 길가에 있는 대나무 대부분이 사람들이 나무에 새긴 글씨와 낙서로 인해 훼손됐기 때문이다.

몰지각한 사람들의 만행을 보면서 이곳을 지나가는 관광객들이 하나같이 “그냥 바라보며 즐기지 멀쩡한 나무를 이렇게 괴롭히는지 모르겠다”며 탄식했다. 철없는 사람들의 만행으로 이곳에 있는 대나무들이 생고생을 당하고 있다. 부디 앞으로는 이런 사태가 없길 바란다.

매화는 이번 주까지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축제는 열리지 않지만 이번 주까지는 매일 수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행여 사람 많은 게 부담스럽다면 매화가 지고난 후에라도 찾아가도 좋다. 따뜻한 봄 날씨에 걷는 것 자체가 건강은 물론, 마음의 안정을 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