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 - 길을 걷다 <5> 다압면 메아리 마을‘소망길’ “소망의 종 치고 소원 빌어보세요!”
연중기획 - 길을 걷다 <5> 다압면 메아리 마을‘소망길’ “소망의 종 치고 소원 빌어보세요!”
  • 이성훈
  • 승인 2017.02.24 20:47
  • 호수 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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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을 한 아름 품고 … 매화 향기와 함께 가장 먼저 봄을 맞이하는 곳!
   
   
 

꽃이 피는 것을 시샘하는‘꽃샘추위’가 왔다는 것은 곧 봄이 온다는 말과 같다. 입춘이 지난 요즘, 꽃샘추위가 간혹 몸을 움츠려들게 하지만 그 추위 속에서도 살갗에 스치는 바람의 느낌은 확실히 다르다. 3월이면 매화가 본격적으로 피기 시작하는데 우리 지역에서 가장 먼저 봄을 맞이하는 곳은 역시 다압면과 섬진강이다.

섬진강 줄기를 따라 다압면으로 가다보면 매화 축제의 본고장인 매화마을이 나온다. 이곳을 지나 다압면사무소를 거쳐 저 멀리 남도대교 가까이 가면 금천리가 나오는데 이곳에‘메아리 마을’이 있다. 메아리 마을, 누가 지었는지 모르겠지만 이름이 참 정겹다. 어머니 품처럼 잔잔한 섬진강, 은근한 향을 가득 머금은 매화를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이름이다.

메아리 마을은 다압면 금천리 일원 평촌, 동동, 서동, 직금, 매각, 염창마을을 통틀어 붙인 이름이다. 광양시가 지난해 이 마을들을 묶어 메아리 창조마을로 지정하고 각 마을이 보유한 정주여건 인프라를 바탕으로 ICT 융복합 서비스 총 6개 분야 8개 서비스를 개발하기도 했다. 메아리 커뮤니티센터를 중심으로 숙박, 체험행사, 생태학습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포털사이트나 광양시 홈페이지에서‘메아리 마을’을 검색하면 자세히 나온다.

마을에 들어와 메아리 커뮤니티센터에서 북쪽 하늘로 눈길을 돌리면 커다란 종이 하나 보인다.‘소망의 종’이라 하는데 그곳 까지 가려면 우선‘언제 저길 다 올라가지?’하며 한숨이 절로 나온다. 동네 뒷산이라 불러도 충분할 만큼 작은 산이지만 맨눈으로 보기에도 산책로가 무척 가파르게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사람 눈처럼 게으른 것이 없고 손과 발처럼 부지런한 것이 없다’는 말이 있듯 계단길을 시작으로 한발자국씩 발걸음을 옮겨본다.

다행히 산책로는 지그재그로 연결되어 있어 그렇게 힘들지 않다. 이마에 송글송글 땀이 맺힌다 싶으면 어느새 정상, 산책 코스는 15분 정도로 아주 짧다. 정상에 오르면 가장 먼저 소망의 종이 탐방객들을 반겨준다.

소망의 종을 타종하면 자신과 가족들의 소망이 이뤄진다고 한다. 소망의 종에는 전설이 전해지는데 오랜 옛날 하늘나라의 선녀가 금천계곡의 경관에 반해 옥녀봉에 내려와 비단을 짰다고 한다.

그런 옥녀의 신비로운 모습에 칠성사의 스님들이 보살승으로 만들고자 옥녀를 따라가던 중 서심재에서 안개 때문에 옥녀를 놓치고 만다.

이에 스님들은 벌을 받아 화를 입게 되었고 그로부터 세월이 흘러 서동마을에 이씨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어느 날 호랑이의 울음소리에 아이가 놀라 병을 얻게 되었다. 그러던 중 옥룡사의 고승이 금천에 왔다는 소식을 듣고 도움을 청하니 고승이 말하길 칠성사 스님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종을 만들어 치면 소원이 이루어 질 거라고 하였고 고승이 이른 대로 행하니 아이 병이 낫게 되었고 마을사람들의 소원도 이루어지게 되었다고 한다.

훗날 이 종이 소실되었는데 마을 주민들은 이를 안타깝게 여겨 주민들의 소망을 담아 종을 만들어 칠성사에 공양했다고 한다. 하지만 칠성사가 폐사되면서 칠성사의 종을 직금마을과 평촌마을 사이에 있는 봉우리로 옮겨 마을의 안녕과 소원을 빌며 타종을 하고 있다.

정상에 올라가면 소망의 종보다 먼저 눈에 띄는 풍경이 있다. 바로 굽이굽이 휘감아 도는 섬진강이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섬진강은 그야말로 한 폭의 수채화다. 저 멀리 전북 진안을 시작으로 종착지인 광양까지 유유히 내려오면서 메아리 마을을 한 아름 품고 있는 섬진강. 강 너머에는 하동이, 시선을 강 끝까지 끌어올리면 붉은 색깔 남도대교가 보인다. 그리고 그 너머에는 화개장터가 있으리라. 반대편으로 눈길을 돌리면 보고 백운산 자락에서 가로질러 흐르는 금천계곡과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정상 쉼터에서 봄바람을 맞으며 사색하며 세월을 음미해도 은근한 맛이 난다. 3월 매화가 활짝 필 때 이곳을 찾으면 더욱더 섬진강의 아름다움과 메아리 마을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하며 여유를 즐길 수 있다. 메아리 마을 소망길을 가려면 중마버스터미널에서 11번 승차 후 하동터미널에서 내린 후 35, 35-1, 35-2번을 타고 직금마을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된다. 차편이 많지 않으니 광양시청 홈페이지에서 시내버스 검색시스템을 이용해 미리 시간대를 알아봐야 한다.

승용차는 다압면으로 가는 도로를 따라 직진하면 된다.‘메아리 마을’홈페이지를 먼저 검색해 많은 정보를 얻고 찾아가면 더욱 좋다.

문의 772-3236(섬진강 금천권역 운영 영농조합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