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역사 제대로 공부하고 싶어…장애 아동 마음껏 공부하는 세상 오길”
“우리 역사 제대로 공부하고 싶어…장애 아동 마음껏 공부하는 세상 오길”
  • 이성훈
  • 승인 2017.02.10 20:49
  • 호수 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칠성초 - 광양여중 졸업, 순천복성고 최초 서울대 합격한 안소연 양

“대학교에 입학하면 우리나라 역사를 체계적으로 공부해보고 싶어요. 역사학자가 되는 것이 꿈이지만 작가의 꿈도 가지고 있어요. 하하하!”

이제 다음 달이면 대학 신입생이 되는 안소연 양. 소연 양은 요즘 이제 갓 다가올 대학 생활이 자꾸만 기다려진다. 설레기도, 긴장되는 대학 생활을 기다리고 있지만 무엇보다 책을 더욱더 많이 보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대학생의 매력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안소연 학생은 지난 8일 순천 복성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그녀가 앞으로 다닐 학교는 우리나라 최고 명문 서울대학교다.

서울대 인문계열(광역)에 최종 합격해 이제 입학식만 남겨두고 있는 소연 양은“저를 위해 뒷바라지 해준 가족들과 김광섭 전 광양여중 교장 선생님께도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순천 복성고는 올해로 4회 졸업생을 배출했는데 서울대 배출은 소영 양이 최초다.

안소연 양은 광양읍에서 태어나 칠성초와 광양여중을 졸업하고 순천 복성고에 입학했다. 사실 소영 양의 몸은 조금 불편하다. 그녀는 골형성부전증(신체에 큰 충격이나 특별한 원인이 없이도 뼈가 쉽게 부러지는 유전질환)을 앓고 있다. 뼈 자체가 약해 남들처럼 힘차게 걷거나 운동을 할 수 없다.

살짝만 넘어져도 뼈가 상할 위험이 많아 어렸을 때부터 아주 조심히 걸으며 학교를 다녔다. 그러다가 초등학교 6학년 때 넘어져 다리에 금이 간 이후로는 휠체어에 의지한 채 걷는 생활을 포기했다. 광양여중에 입학한 후에는 2년간 휠체어를 타고 학교생활을 하기 시작했다.

여중에서 재활 운동을 하기 시작한 소영 양은 꾸준히 운동을 한 끝에 근력이 형성되면서 조금씩 걸을 수 있었다. 지금은 아주 가까운 거리이거나 사람이 붐비지 않은 곳이면 지팡이를 짚고 걸어다닌다. 소연 양은“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걷다가 넘어지면 뼈가 부러질 수 있기 때문에 복잡한 곳은 휠체어를 타고 평상시 걷는 연습을 많이 한다”고“조금 불편할 뿐 요즘은 많이 좋아졌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광양여중을 졸업하고 광양에 있는 학교에 진학하고 싶었으나 장애인 학생에 대한 학교 시설이 충분치 않아 어쩔 수 없이 순천 복성고로 진학하게 됐다. 학교는 엄마가 직접 바래다주며 뒷바라지를 아끼지 않았다.

 

책 읽는 것이 가장 즐거워

소연 양은 서울대에 합격한 후 가족들을 비롯해, 학교 선생님, 친구들 등 주위로부터 축하 인사를 많이 받았다. 장학금을 지원해주는 분들도 있어서 그녀에게 더욱더 큰 힘이 됐다. 소연 양은“서울대에 합격한 것만 해도 기쁜데 많은 분들이 격려와 도움을 주셔서 정말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며“더욱더 공부를 열심히 해서 저에게 힘을 주신 분들께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소연 양의 공부 비결은 무엇일까. 넌지시 물어보니 공부 잘하는 학생들의 대답은 모두 똑같았다. 소연 양 역시“교과서 위주로 공부했다”며 해맑게 웃었다.

그녀는“고2때 수학 성적이 조금 좋지 않아 과외를 조금 받은 것만 제외하면 사교육은 일체 받지 않았다”며“교과서가 결국 시험 범위이기 때문에 학교 수업을 토대로 기본에 충실했다”고 말했다.

소연 양은 이어“주위에 어떻게 하면 성적을 빨리 올릴 수 있을지 고민하는 학생들을 많이 봤다”면서“하루아침에 성적을 쑥 올린다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고 꾸준히 공부하는 것이 가장 큰 비결이다”고 소개했다. 무엇보다 그녀의 서울대 합격 비결은 독서에 있다. 책읽기를 정말 좋아한다는 그녀는 소설과 역사 관련 책을 좋아한다.

소연 양은“고등학생 때는 다양한 책을 읽었지만 초중 시절 몸이 불편해 도서관을 자주 못 다녀 원하는 만큼 책을 많이 읽지 못했다”며“대학에 들어가면 수많은 책들을 접할 수 있을 것 같아 책 세상에 푹 빠져들 것만 같다”고 즐거워했다. 2014년 고교 1학년 시절 광양신문이 주최하는 제7회 윤동주 백일장 사생대회에 참가해 백일장 장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에서 1급에 합격할 정도로 역사 마니아인 소연 양은 고등학교 역사 동아리‘반크’에서 활동하며 역사에 대해서도 많은 공부를 했다. 그녀는“아직 독도를 가보지 못했는데 기회가 되면 꼭 가고 싶다”며“대학 2학년 전공 선택때 역사를 전공으로 선택해 깊이 있게 공부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소연 양은 올해 목표는 대학에 적응을 잘하는 것이다. 서울대에는 장애학생지원센터가 있어 수업 이동시 차량을 지원해준다. 그녀는“주위 분들의 격려와 성원에 힘입어 대학에서도 책도 많이 읽고 공부를 열심히 할 것”이라며“다양한 경험을 통해 더욱더 성장하고 싶다”고 꿈을 키웠다.

소연 양은 우리나라가 장애 아동들에게 더욱더 많은 편의 시설과 인프라가 갖춰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녀는“요즘 장애인식 개선과 다양한 장애인 편의 시설 확충으로 예전보다 많이 향상되고 장애인에 대한 편견도 사라졌지만 여전히 채워야할 부분은 많다고 본다”며“장애 아동들도 열심히 공부하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우리나라 시스템이 더욱더 개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소연 양은 김광섭 전 광양여중 교장선생님에 대해“중학교 다닐 때 재활운동을 비롯해 저에게 많은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셨다”면서“장학금 소개를 비롯해 대학에 합격한 후에도 축하 전화와 격려를 아끼지 않아주셔서 늘 고마우신 분이다”고 감사를 전했다. 

소연 양은 끝으로“저를 뒷바라지 해준 가족들에게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실망시키지 않고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줄 수 있도록 열심히 생활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