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시장‘한국의 영향력 있는 CEO’낯 뜨거운 홍보빈축
정 시장‘한국의 영향력 있는 CEO’낯 뜨거운 홍보빈축
  • 이성훈
  • 승인 2017.02.03 20:33
  • 호수 69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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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 1층 수상 홍보 판넬, 설치 배경 묻자 “곧 바로 철거하겠다”

정현복 시장이 지난달‘2017 한국의 영향력 있는 CEO’에 선정된 것과 관련, 지나친 홍보로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설 명절 기간 동안 주요 사거리와 육교 등에 지역 단체들이 내걸은 수상 축하 현수막이 도배하면서 오히려 불법 현수막을 조장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 특히 시청 1층 현관 입구에는 수상 홍보 판넬을 설치하는 등 낯 뜨거운 홍보로 빈축을 사고 있다.

정 시장은 지난달 25일 ‘2017 한국의 영향력 있는 CEO’에 선정됐다. 이 상은 TV조선이 주최하고 조선일보,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한 것으로 2016년 한해 동안 지자체와 기업의 최고 경영자 가운데 지역과 산업발전에 큰 역할을 한 CEO를 선정해 자랑스러운 리더의 참모습과 최고경영자의 브랜드 가치를 일깨우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 주어지는 상이다.

시에 따르면 정 시장은 백운산과 섬진강을 기반으로 문화·예술·관광도시로의 도약기틀을 마련하고, 전략적 투자유치를 통해 기업하기 좋은 도시 만들기에 총력을 기울여 온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해피데이, 현장행정의 날, 동네 한 바퀴 등 시민 중심의 정부3.0 소통·참여행정과 현장행정을 통해 시민우선 시정을 펼치고, 보육재단, 국공립 어린이집 확대, 아동친화도시 인증 등을 통해 누구나 믿고 맡길 수 있는 안전한 보육환경을 조성하는 등 타 도시와 차별화된 도시브랜드를 만들어온 공로다.

문제는 정 시장이 상을 받은 이후 각 단체들이 내걸은 수상 축하 현수막이 주요 사거리와 육교를 비롯해 도심 곳곳에 걸리면서 불법 현수막이 온통 도배를 이뤘다. 명절 기간에는 으레 정당과 단체들의 명절 인사 현수막이 걸려있는데 여기에다 시장 수상 축하 불볍 현수막까지 겹치면서 도심 환경이 더욱더 무질서해졌다. 각 단체들이 앞 다퉈 수상 축하 현수막을 내걸자 시가 읍면동을 통해 은밀히 현수막 게첩을 종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축하 현수막을 게첩을 요청했다면 명백히 선거법 위반인데 그런 일을 왜 하겠느냐”며“전혀 관여한 적도 없고 오히려 축하 현수막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할 정도다”고 반박했다. 현재 수상 축하 현수막은 대부분 철거된 상태다.

이것도 모자라 시청 1층 현관 입구에는 수상 축하 판넬까지 등장해 과잉 홍보로 빈축을 사고 있다. 시청 1층 현관에는 가로 50cm, 세로 2미터 가량의 조립식 판넬이 세워졌는데 여기에는 시장 사진과 함께 수상 선정 배경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시는 시민들이 많이 찾는 민원지적과 입구에 세워 자연스럽게 이 홍보 판넬에 눈이 돌아가도록 설치했다. 취재 결과 이 홍보 판넬은 기획예산담당관실에서 설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획실 관계자는“시상식 현장에 홍보 판넬이 있기에 주최 측에 가져가도 되냐고 묻고 가져와서 설치한 것”이라며 “자체 예산을 들여 설치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오가는 사람들이 보면 좋을 것 같아 설치한 것일 뿐 특별한 의도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 홍보판넬은 취재에 들어가자 지난 3일 곧바로 철거했다. 이를 두고 공직 내부에서도 과잉홍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한 공무원은“지금까지 여러 시장님들이 개인상을 받았지만 이렇게 드러내놓고 홍보한 적은 없었다”며“과연 이게 시장님께 도움이 되었을지 의문이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공무원은“시장님도 분명히 홍보 판넬을 지나가면서 봤을 텐데 철거 지시를 내리지 않은 것으로 보아 암묵적으로 동의한 것 아니겠느냐”며“자화자찬식 홍보가 오히려 시장 이미지를 더욱더 깎아내리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여기에다 시청 건물에는 수상 선정을 축하하는 초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는 등 과잉 홍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 시민은“얼마나 가치가 있는 상인지 모르겠지만 낯 뜨겁고 손발 오글거리는 홍보가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다”며“영세상인들은 현수막 하나 달고 싶어도 맘 편히 못하는데 정말 씁쓸하다”고 혀를 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