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5> 잘츠부르크 바우건축직업학교의 직업교육 시스템
기획<5> 잘츠부르크 바우건축직업학교의 직업교육 시스템
  • 이성훈
  • 승인 2016.12.12 09:37
  • 호수 69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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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촘한 직업 교육시스템, 다양한 지원제도…청년 실업률 대폭 낮춘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바우건축직업학교’
기술 전문 교육, 마이스터 양성

오스트리아는 9개의 주가 있는데 이중 8곳에 건축직업학교가 있다. 잘츠부르크 ‘바우건축직업학교(BAU Akademie Lehrbauhof Salzburg)’는 건설 분야의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곳으로 개교 한 지 27년 정도 됐다. 해마다 3000명 정도 졸업하고 있는데 졸업생들 대부분은 건축사가 되고 일부 예술가가 되는 사람도 있다. 전체 졸업생 중 마이스터가 되는 비율은 15%다.

바우건축직업학교는 잘츠부르크 건설협회와 협력을 통해 운영하는 독립적인 학교 기관으로 교장을 포함해 교사 등 13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 학교는 150명의 강사진이 특강을 통해 학생들에게 건축기술을 가르치고 있다.
 

바우건축직업학교 벽돌과정에서 실습중인 학생들

학생 수는 265명인데 여기에 건설기업과 학교가 계약을 체결해 배우는 학생도 263명이나 된다. 여기에 견습생 294명이 있는데, 그 중 56명은 재교육생이고, 나머지 238명은 다양한 직업군을 가진 교육생이다.

바우건축직업학교 연간 예산은 200만유로 정도이며 학생들의 직업교육 비용은 연방정부와 주정부에서 지원해 준다. 특히 학생들은 기업과 연계되기 때문에 매월 일정한 비용의 수당도 받는다. 그 외 나머지 과정은 자비가 원칙이다. 국가의 다양한 지원제도가 있어 50%에서 100%까지 비용을 지원해 주는데 기본적으로 의무교육기간에 해당되는 학생은 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다.

직업학교에서 배우는 기간은 3년이다. 다른 분야에서 전문대학을 다닐 경우 42주는 회사에서, 10주는 학교에서 각각 배운다. 다만 건축분야는 회사에서 40주, 학교에서 10주를 배우고, 나머지 2주는 건축전문학교에서 배워야한다. 교육과정은 모두 6단계이며 첫 과정인 직업교육생은 15세에 시작한다. 여기서 3년을 배워 합격하면 18세에 전문 인력이 된다. 전문 인력 다음에는 선임 기술자가 된다. 그 다음에는 정식 기술자, 이어서 마이스터가 된다.

선임 기술자는 일꾼을 직접 감독할 수 있으며 마지막에는 현장소장을 할 수 있다. 전문대학을 졸업하면 세 번째 과정인 선임 기술자부터 시작한다. 이들은 이론을 잘 알지만 기술은 없다고 한다. 직업 교육생부터 시작해 선임 기술자가 되면, 전문대학을 졸업하고 오는 사람보다 급여를 많이 받을 수 있다. 이 학교에선 기술교육 이외에도 모든 건설 분야에서하는 안전교육, 콘크리트 가설기술, 경영ㆍ건설법ㆍ효율적 에너지 이용 등 현장과 관련한 이론 교육도 한다.

이 학교는 직업교육을 끝낸 사람, 전문대학을 졸업하고 온 사람, 마이스터 시험을 보기 위해 준비하는 사람도 가르치고 있다. 또한 사회적으로 일자리가 없는 구직자를 위한 서비스 프로그램도 교육과정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구직 프로그램은 학교를 중퇴한 청년에게 다시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게 기회를 주는 과정이다.

요한 필터바흐 바우건축직업학교 교장은“오스트리아의 청년 실업률은 독일, 스위스, 노르웨이 등과 함께 EU 국가 중에서도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이 같은 비결은 직업교육 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건축 전문 인력 양성 … 학생들“스스로 선택, 후회하지 않는다”

요한 필터바흐 바우 건축직업학교 교장

바우건축직업학교에서는 목공, 타일, 벽돌쌓기, 땅다지기, 건설장비 운용 등을 가르치고 있다. 이를 통해 각 분야에서 마이스터를 양성하는 게 이 학교의 목표다. 필터바흐 교장은“교육방식은 크게 2개 분야로 나눠진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졸업시험 및 대학입학 시험에 합격한 뒤 이 곳에서 교육을 받는 방식과 마이스터가 되기 위해 입학하는 경우로 나뉜다는 설명이다. 

필터바흐 교장은“우리는 실력 있는 건설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면서“이 학교를 통해 많은 마이스터를 배출해 자부심이 크다”고 강조했다.

건축직업학교  벽돌과정은 15세 이상 교육생 8명이 벽돌을 쌓는 과정을 실습하고 있다. 올해 입학한 도미닉(15) 군은 건설전문가가 되고 싶어서 이 학교에 들어왔다. 도미닉 군은“내가 좋아서 이 일을 시작하게 됐다”며“활동적인 성격이라 야외에서 활동하는 벽돌공이 적성에 맞다”고 말했다.

안드레아스(15) 군은 교실보다 밖이 좋고, 집을 스스로 지을 수 있기 때문에 고등학교 진학 대신 건축직업학교에 왔다, 안드레아스 군은“사람 사는데 집 짓는 일은 꼭 필요한 것”이라며“제가 좋아서 선택했기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마티아스(22) 씨는 목수교육을 받았는데, 다시 벽돌교육도 받고 싶어 입학한 사례다. 마티아스 씨는“학교에 진학하면 단순히 교육만 받고 학위 밖에 딸 수 없다”며“차라리 기술을 배우는 것이 현실적으로 더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그는“산림관리 일을 하느라 노르웨이도 다녀와 봤지만 교육 지원을 비롯해 오스트리아가 가장 살기 좋다”며“오스트리아의 지원 정책에 불만은 없다”고 덧붙였다.

필터바흐 교장은“잘츠부르크 내에서는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직업학교에 입학하는 비율이 45% 정도 된다”며“예전에 비해 조금 줄어들긴 했지만 자신의 적성을 살려 전문 직종에 취업하려는 학생들이 많아 직업학교 진학률은 매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이 목공예 과정을 실습하고 있다.

미래 인재도 육성...초등생 초청 교육도 활발

바우건축직업학교는 입학한 학생들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내다보고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필터바흐 교장은“미래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초등학생들을 초대, 직업교육 과정을 설명하는 등 학생유치를 위한 홍보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 활동도 병행하고 있는데 학교 내에 건설과 관련된 기술혁신팀과 연구팀 등 프로젝트팀을 운영, 단순히 현장기술교육뿐만 아니라 연구 활동을 통해 기술을 축적하는 것도 이 학교의 특징이다. 필터바흐 교장은“교육을 받다 적성에 맞지 않으면 그만 두고 다른 직업학교를 갈 수도 있다”며“학생들이 한 가지 직업만이 아니라 다양한 직업을 배우고 그 중에서 원하는 직업을 찾을 수 있는 구조다”고 강조했다.

* 이 취재는 지역신문 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