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만권은 석유화학과 철강 양대(兩大)산업이 병존하고 있는 세계적 규모의 중화학공업 장치산업단지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경제를 경제 대국으로 성장케 하는데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한때 GDP상 비중은 10%, 연동효과 측면에서는 50%를 차지할 만큼 큰 비중을 갖기도 하였다.
그러나 최근 몇 년사이에 큰 변화가 왔다. 년 100조원에 육박했던 석유화학제품 매출이 지난해 69조원으로 급감 하였다. 철강산업 또한 영업이익이 2011년 5조 4677억원에서 2015년에는 2조 4100억원으로 대폭 축소되어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그동안 석유화학과 철강 양대산업은 국가의 기간산업으로서 국가의 중화학공업육성정책에 편승하여 성장하여 왔다. 그러나 이제는 전환기를 맞게 되었다.
첫째, 양대(兩大)산업 공히 수출주도형산업 자원다소비형 산업으로서 해외시장 경기, 해외자원파동, 환율변동의 충격이 국내시장에 그대로 연동되는 민감도가 높은 산업이다.
둘째, 양대(兩大)산업은 규모의 경제성 때문에 높은 초기투자를 요하는 자본집약산업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중국을 비롯한 주요 수입국들이 수입대체 설비투자가 확대되고 산유국 마저도 석유화학산업을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수출이 부진하고 장치산업의 가동률이 낮아지고 있다. 한편 철강산업은 세계 생산량 16억톤중 한·중·일 3국이 60%인 9.6억톤을 생산하고 있으며 과잉생산량이 3.2억톤에 이르러 3국간에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다.
셋째, 양대(兩大)산업 공히 최종제품이 소재에 국한되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전방산업이 극히 미흡한 실정이다.
넷째, 장치산업의 특성상 고열·고온·고압·고농도 유기산을 사용하기 때문에 노후화와 진부화가 빠르게 진행된다. 따라서 물리적 수명보다 경제적 수명을 중요시 하게 되고, 오래된 설비일수록 높은 유지관리비가 소요된다.
다섯째, 장치산업은 화석연료다소비형 산업 으로서 온실가스가 대량으로 배출되는 환경오염유발산업이다. 우리나라는 온실가스배출량을 2030년 배출전망치(BAU) 8억 5060만톤에서 37%를 감축하겠다고 사전 선언 하였다.
현재 우리나라 배출량은 약 6억톤, 세계 7번째 대량 배출국이다. 현재 철강산업 온실가스 배출량도 년간 1억톤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2015년 12월 12일 파리기후변화협정이 연내 발효될 예정이어서 기업으로서는 큰 부담을 안게 되었다. 이상과 같은 내용들을 고려하면 광양만권의 장치산업은 결코 낙관적일수가 없다. 따라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여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첫째, 석유화학산업의 경우 현재처럼 소재에만 국한할 것이 아니라 전방산업을 확대시켜야 한다. 고기능성·고경량성 첨단소재인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산업이 추진되어야 한다. 다행이도 EP연구를 위해서 세풍산단에 기능성 화학소재 연구센터가 건립하게 된다.
또 하나는 포스코에 전극봉 제조 탄소소재공장이 입주해 있다. 이를 확대하여 탄소섬유를 생산하게 된다면 EP와 접목, 탄소섬유 복합소재를 개발할 수 있어 항공기·자동차·선박에 이르기까지 획기적인 첨단소재를 개발할 수 있다.
둘째, 철강산업은 코일을 중심으로 한 소품종 대량생산 방식에서 다품종 소량생산 방식으로 전환케 되면 부품가공조립까지를 아우르는 전방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고, 기존의 자동차 강판과 함께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기존의 철강과 석유화학소재를 베이스로 한 미래 산업으로서 의료기기산업을 추천하고 싶다. 의료기기산업은 고령화시대 도래와 함께 그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2018년이면 전세계 의료기기산업 매출액은 5000억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우리나라 의료기기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수출은 전세계 시장의 1% 이내로 매우 부진하다. 의료기술은 세계적 수준에 육박하고 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의료기기산업은 하위권에 맴돌고 있다. 세계적인 의료기술과 의료기기 산업을 매칭시키면 독창적인 의료기기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울산시를 벤치마킹 하자.
광양만권과 유사한 산업구조를 갖고 있는 울산시는 최근 들어‘미래 울산 100년 4차 산업혁명에서 찾는다’,‘동북아 경제 허브 창조도시 울산’슬로건 아래 제조업 IT, 녹색 에너지 산업, 3D 프린팅, 2차 전지, 수소산업, 지놈산업, 신소재 그리고 1경(京)원을 목표로 한 첨단의료서비스와 헬스케어 시장 등을 포함한 바이오 메디컬 산업이 미래 성장 동력이라고 하면서 사업비 8000억원을 투입하여 박차를 가하고 있다. 광양만권이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끝으로, 광양만권은 너무 안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선점하지 않으면 영원히 뒤처지게 된다.
광양만권의 재도약은 권역 내 자치단체들이 경제 공동체를 구성하여 산업생태계를 재편성하고 환골탈태하는 자세로 광양만권의 번영을 위하여 함께 나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