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르네상스 시대, 미술관이 첫발이다!<2> 전남도립미술관, 그 방향성은 무엇인가?
문예르네상스 시대, 미술관이 첫발이다!<2> 전남도립미술관, 그 방향성은 무엇인가?
  • 김보라
  • 승인 2016.09.09 19:33
  • 호수 67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숲속의 미술관’… 경전선 폐선부지 활용 조성
전남도립미술관 위치도

전남도립미술관은 전남의 문예르네상스를 이끌어나가는 나침반과 같다. 도립미술관의 콘셉트가 현대미술인가, 조각인가, 미디어아트인가, 전통미술인가 등 방향성에 따라 미술관을 짓는 시설의 규모라든가 외관도 달라진다는 것이다.

옛 광양역사 부지 1만7465㎡에 들어설 전남도립미술관은 2018년 완공을 목표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당초 건축비만 300억원이 책정됐었지만 광양시의 강력한 요구로 건축비 400억원과 작품구입비 50억원으로 부지매입비를 제외하고 450억의 예산이 투입된다.

이와 함께 시는 국제적 위상에 걸맞은 도립미술관 건립을 위해, 공립 미술관 최초로 당초 국내로 한정됐던 설계공모를 국제공모로 해 줄 것을 전남도에 요청했다. 이를 받아들인 도는 현재 국제공모 대행사를 선정했으며 다음달 국제공모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제는 미술관 건물도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하나의 작품이 되어야 한다. 미술관 건물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대표적인 미술관 건축물로 미국의 뉴욕의 구겐하임미술관과 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미술관을 들 수 있다.

특히 스페인 빌바오의 경우는 조선업의 도시였으나 조선산업의 아시아권 이동으로 몰락하면서 내놓았던 대안이 바로 구겐하임미술관 유치였다. 미술관 하나로 빌바오는 새로운 동력을 찾고 관광객 유치로 인해 지역경제의 활력을 되찾게 된 사례는 너무나 유명하다.

광양과 흡사한 빌바오 그리고 구겐하임미술관

미술관 건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빌바오 구겐하임의 사례처럼 미술관의 콘셉트 등 향후 전시 기획을 책임져야 할 관장과 운영위원회의 논의를 거쳐야 한다. 그런데도 전남도는 이러한 절차 없이 국제공모부터 한다면 미술관의 방향성과는 무관하게 설계자의 구상대로 가버릴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할 수 있다.

물론 전남도는 내년 초 미술관 관련 조례를 개정한 후 내년 하반기쯤 건립공사에 착공할 예정이라고 하지만 또 설계변경을 하게 되면 추가 비용이 들고 시간이 더 걸린다는 점이 문제다. 전남도 관계자는 관장을 먼저 선임할 수 없다고 하지만 어떻게든 먼저 관장 선임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그 대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광양에 들어서는 전남도립미술관의 건축 콘셉트는 현재까지 ‘숲속의 미술관’이다. 미술관의 형태를 친환경 건축물로 지어 자연환경과 어울리며 공생하는 미술관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예전에 광양시가 밝힌 내용에 따라 층별로 살펴보면 공간구성은 지하 1층에 작품수장고, 기계실, 1층에 2개 상설전시실, 세미나실, 강당, 회의실, 2층에 기획전시실, 카페테리아, 기념품점 등이 들어선다.

이에 따른 운영인력은 관장을 비롯해 학예팀(5), 창작스튜디오(2), 소장품 구입 및 관리(2), 교육(1), 정보화(2), 홍보마케팅(3), 재정관리(3), 시설관리(3) 등 총 22명 정도로 예상되며, 도에서 직접 운영한다. 소장품은 소규모 60점, 중규모 55점, 중대규모 45점, 대규모 45점 등 205점을 50억원을 들여 구입할 계획이다. 연간 운영비는 인건비 6억5000만원, 전시운영비, 교육비 19억원 등 총 30억원 정도가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완공 후 운영에 대한 계획도 조금씩 구체화되고 있다. 국내외 문화예술기관과 교류체계를 구축해 국제 미술교류전을 추진한다. 특히 광양시와 자매결연 도시인 오스트리아 린츠시, 중국 선전시, 칠레 발파라이소시 등의 미술관과 미술관 교류전을 갖는다는 것이다.

창의예술고, 철도유휴 부지 연계 개발

또 지역민 참여 벽화그리기, 청소년 미술교실 운영 등 지역민과 예술인의 소통의 장을 마련해 지역 공생 및 사회통합의 소통기반을 마련한다. 이를 위해 학생, 예술인, 주민의 협력을 통한 문화예술거리를 조성한다.

또 창작스튜디오, 조각공원, 숙박시설, 편의시설 등 미술관 주변의 인프라와 연계시스템을 갖추고, 여수, 순천과 문화관광 트라이앵글을 조성해 지역 선순환 발전의 거점을 마련할 계획이다.

도립미술관과 연계해 시는 경전선 복선화 사업으로 발생하는 철도 유후 부지를 활용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광양시는 31km의 철도 유휴 부지를 활용한 ‘동서통합 남도 순례길’조성사업을 적극 추진해 문화ㆍ예술 융성의 새로운 도시를 만들 계획이다.

광양시는 경전선 철도 유휴 부지를 활용하기 위해 영호남의 8개 지방자치단체와 민관이 행정협의회를 구성하고 경전선 폐선부지 공원ㆍ녹지 문화공간 조성사업 기본계획 용역을 2013년 2월 완료했다. 시는 광양읍 세풍리 동일터널에서 광양장례식장까지 2.7km는 자전거도로와 테마 꽃길로, 광양장례식장에서 유당공원 사거리까지 1.3km는 도립미술관과 연계한 아름드리 예술거리로 조성할 계획이다.

전남도립미술관이 들어설 예정지 모습

유당공원 사거리에서 목성지구계까지 0.9km는 공원으로, 목성지구계에서 동천교, 쌍고터널, 사라실 예술촌까지 1.6km는 아트경관터널과 힐링 산책길로, 사라실예술촌에서 다압면 신원리 까지 24.5km는 생태 녹지 관광길로 조성한다. 철도 유휴 부지를 활용해 도립미술관과 연계하면 사곡의 사라실예술촌과 함께 도립미술관을 중심으로 거대한 문화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민과 함께하는 도립미술관

도립미술관 유치와 함께 예술고를 유치하면서 광양시는 문화인구의 저변 확대에 탄력을 받게 됐다. 이에 광양읍권 도립미술관, 중마권 창의예술고가 서로 연계해 문화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또한 민간에서도 도립미술관 건립과 관련, 움직임이 활발하다.

광양문화예술시민연대가 창립했으며 이들은 문화 예술 활동에 대한 문제점과 비판, 협력을 통해 광양문화예술의 발전과 문화 민주주의를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더불어 시민연대는 문화예술발전을 위한 시민 참여의식 고취와 건전한 문화예술정책 제안 및 적정 집행을 감시하는 시민문화운동을 전개해 지역 문화 전반의 발전에 기여할 예정이다.

중요한 것은 도립미술관 건축 설계를 시일에 쫓겨 서둘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지역의 미술전문가라든가 지역의 이해관계자들과 많은 논의를 통해 방향성을 모색해야 한다. 행정편의주의 발상으로 도지사나 문화관련 부서의 생각대로 추진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도립미술관은 한 번 건축되면 영원히 지역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라는 점에서 여러 번 고민하고 생각하고 결정해야 할 대상이다. 이 점을 바라봤으면 한다.

공동취재-정인서 광주문화도시계획 상임대표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