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아이 생각하는 마음으로” 아마추어 동극단 ‘동그라미’
“내아이 생각하는 마음으로” 아마추어 동극단 ‘동그라미’
  • 김보라
  • 승인 2016.05.13 20:07
  • 호수 6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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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와 스마트폰을 끄면 가족이 보인다’캠페인 관련 ‘동극’ 맡아 연습 한창
왼쪽부터 김미화, 신현자, 박영옥, 박원숙, 안경숙씨.

“진서야~ TV 그만 보고 나랑 놀자!”
지난 13일 중마도서관 3층 문화교실. 문밖으로 TV시청과 관련해 엄마와 실랑이하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천진난만하게 떠들어대던 아이들은 온데간데없고 중년 여성 5명만 한데 모여 앉아있을 뿐이었다.

방금 흘러나온 아이들의 목소리는 이들이 연기한 것. 이들이 소속된 동극단 ‘동그라미’는 광양신문과 광양YMCA가 추진중인 ‘TV와 스마트폰을 끄면 가족이 보인다’캠페인과 관련된 동극 연습에 한창이었다.

동극단 ‘동그라미’는 도서관에서 동화 구연 강좌를 듣던 수강생들이 모여 2년 전부터 활동하고 있는 아마추어 극단이다. ‘다함께 동글동글하게 지내자’는 의미로 지은 ‘동그라미’에서는 이날 개인 사정으로 연습에 참여하지 못한 회원들을 포함, 10여명이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다.

안경숙 단장은 “지역에 사람이 직접 하는 공연 문화 시설이 많지 않아 아쉬운 마음에 직접 아이들 앞에 나서기로 뜻을 모았다”면서 “동극은 동화구연보다 준비할 게 훨씬 많지만 유치원이나 아이들이 있는 곳을 찾아다니며 공연하면 정말 아이들이나 부모들이 좋아한다”고 밝혔다.

아마추어 극단이다 보니 변변치 않은 살림에 대본작업부터 분장, 소품 만드는 일까지 모두다 단원들 몫이다. 연출가와 극본을 담당하고 있는 안경숙 단장, 손재주가 탁월해 소품과 분장을 맡고 있는 정미라씨,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신현자씨, 막내로서 궂은일도 도맡아 하는 김미화씨, 맏언니로서 정신적 지주 역할을 톡톡히 하는 박원숙씨, 팀내 분위기를 돈독하게 이끌어가는 박영옥씨 등 하늘이 정해준 인연인지 단원들 한명 한명의 재주들이 상통해 전문가 못지않은 솜씨를 뽐낸다.

조명이나 배경 등 무대 장치들이 많이 미흡하지만 아이들을 위한 마음과 동극에 대한 열정, 수백번 반복된 연습으로 쌓아올린 실력만큼은 프로들에 견줘도 뒤지지 않는다. 바쁜 시간을 쪼개 일주일 두 번 만나 연습도 해야 하고, 수입은 둘째 치고 십시일반 돈을 모아 필요한 물품들을 구입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에 봉사하는 마음 없이는 지속적인 활동이 힘들지만 이들은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는 자부심에 또다시 힘을 내본다.

박원숙 부단장은 “손자가 둘 있는데 멀리 살아 보기 힘들지만, 손자 같은 아이들이 동극을 보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나도 행복해진다”면서 “60줄이 다 돼 내 길을 찾은 것 같은 느낌, 너무 늦게 끼를 발견한 것 같아 아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안경숙 단장은 “시작하는 단계다 보니 부족한 게 있겠지만 더 많은 작품을 만들어 공연하다보면 차차 나아질 것”이라면서 “단원이 아직은 많지 않은데, 봉사하는 마음과 동극에 대한 열정이 있는 사람들이 더 많이, 더 오래 함께 하며 좋은 추억을 쌓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사업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