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했던 3개시 통합, 수면 위로 떠오르나
잠잠했던 3개시 통합, 수면 위로 떠오르나
  • 이성훈
  • 승인 2015.11.09 10:23
  • 호수 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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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ㆍ여수ㆍ순천 상의, 도시 연합 심포지엄 개최 … 도시연합 예상시기 6~10년, 56.2%
광양읍 항공사진

최근 광양ㆍ여수ㆍ순천 상공회의소가 공동으로 실시한 심포지엄이 미묘한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다름아닌 3개시 연합에 대한 주제로 심포지엄이 열렸기 때문이다.

3개시 상공회의소는‘통합’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고‘연합’이라는 우회적인 방법으로 접근했지만 연합이 통합으로 갈 수 있는 교두보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는 시각이다. 특히 광양은 통합에 대해 3개시 중에서 가장 반대를 많이 했던 지역이라는 점에서 이번 상공회의소들의 심포지엄 소식은 앞으로 지역에서 두고두고 회자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수상공회의소는 광양·순천 공회의소와 함께 지난달 28일 전남대 여수캠퍼스 국제회의실에서 ‘광양만권 도시 연합을 위한 비전과 전략’이란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 광양ㆍ순천ㆍ여수 등 광양만권 도시들의 통합 가능성에 대해서 높은 전망이 이어졌다. 전문가 여론조사는 전남대 산학협력단이 도시연합 및 통합관련 국내 전문가 105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신뢰도는 95% 수준에 오차범위 ±9.6%로 응답률은 70.0%였다.

광양만권의 도시연합 가능성에 대해서는 중심도시를 축으로 인접도시들 간 연합 중요성이 강조될 것이라는 응답이 81.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전문가집단은 또 도시연합은 통합의 전 단계(65.2%)이며, 광양만권은 도시연합을 위한 여건을 확보(76.2%) 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광양만권 전남 3개 도시와 경남 3개 도시간의 연합 가능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답변이 14.3%로 매우 낮게 평가됐다.

광양ㆍ순천ㆍ여수의 도시연합 예상 시기에 대해 향후 6~10년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56.2%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5년 이내 32.4%, 16~20년이 9.5%, 21~25년과 26~30년(1.0%)의 순서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광양·순천·여수 도시연합 시기를 평균 8.3년 정도로 예상했다.

반면 하동·남해를 포함한 경남권과의 도시연합 예상 시기를 묻는 질문에는 향후 11~15년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 응답자가 35.2%로 가장 많았다. 이들 전문가들은 하동과 남해까지 포함한 도시연합 가능시기에 평균 15.9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광양만권이 가진 잠재력에 대한 평가도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광양만권이 지닌 잠재력 평가를 묻는 질문에 풍부한 각종 자원과 자연환경(86.2%)을 최우선 잠재력으로 꼽았다. 그 다음으로 특화된 산업단지와 시설의 경계성(82.9), 교통의 편리성(72.4%), 살기 좋은 지역이미지(70.7%), 사회ㆍ공간적 연계성(69.8%) 순이다.

3개시 연합이 가져올 잠재적 이익으로는 규모의 경제로 인한 대도시권 경제화 이익이 79.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전남권 중추도시 역할로 인한 정치· 경제· 사회적 효과가 72.4%로 뒤를 이었다.

김인규 여수상공회의소 고문은“광양제철 등이 들어선 광양만권은 국내 대표 산업지역임과 동시에 남해안 대표 해양관광지로 급성장 중인 매우 중요한 곳”이라며“이처럼 개발정책과 도시행정 등 광양만권 도시발전을 위한 3개 도시 간 협력과 제휴가 어느 때 보다 매우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조강연을 한 박양호 전 국토연구원장은“국토차원에서 광양만권의 지정학적 위상을 재정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토 전체 발전과 남해안, 광양만권, 개별도시 발전을 위해 도시연합체제를 구축해 가야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이 같은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됨에도 불구하고 광양·순천·여수의 도시연합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광양만권 도시 연합을 방해하는 요인을 묻는 질문에는‘시장과 시의회 의원 등의 이해관계’가 49.5%가 가장 높았고, 이어서‘3개 지역주민들의 경쟁과 이해관계’가 39.0%로 나타났다.

도시연합 논의 주체로는 ‘관련 지자체 및 의회’가 좋다는 응답이 55.2%로 가장 높았고, 이어서‘시민사회단체’(21.0%),‘지역 내의 전문가 그룹’(17.1%),‘전라남도’(4.8%)의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논의의 주체로서‘중앙부처 또는 관련 위원회’에 대한 선호도는 가장 낮은 비율(1.9%)로 조사됐다.

3개시 도시연합이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사안으로‘지역발전의 비전 공유’와 ‘주민들의 정서 및 동의’가 91.2%로 가장 높았고,‘시의회(원)의 참여와 지지’(88.6%),‘시장들의 의지’(87.9%), ‘중앙정부의 지원’(80.5%)도 순으로 중요성을 인식했다. 상의 관계자는 “3개시가 각종 사안을 놓고 지나친 경쟁으로 소모전 양상을 띄고 있다”며“이번 심포지엄은 통합이 아닌 3개시가 공동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의견을 들어보는 자리다”며 지나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