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최초이자 도내에서 두번째로 개인이 운영하는 아동양육시설이 문을 열었다.
민간아동양육시설‘영웅’은 지난 21일 정현복 시장을 비롯한 50여명의 지역 인사와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소식을 갖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광양읍 매화아파트 후문에 위치한 ‘영웅’은 사정상 부모가 돌볼 수 없는 아동이 24시간 생활할 수 있는 공간으로, 7세 이상 아동 7명을 수용할 수 있다. 155㎡ 부지에 2층 규모로 지어진 ‘영웅’은 기존의 양육시설이 갖고 있던 이미지와 달리 최고급 시설을 자랑한다.
침실, 거실, 어린이도서관, 심리검사·치료실 등을 갖춘‘영웅’은 실내 인테리어와 책상, 책장 등은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편백나무로 꾸며졌으며 침대나 옷장, 식탁 등 가구 역시 최고급 엔틱 가구들로 채워졌다.
특히 피아노와 각종 악기 연주를 통해 아이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정서안정을 돕는 공연장이 인상적이다. 또 아이들이 푸르른 초목 속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정원도 잘 다듬어져있다. 이 모든 것은 피아노를 전공한 서혜경 원장이 음악원을 운영해 오십 평생 모은 10억여 원으로 마련됐다.
서 원장은 “양육시설에서 자라도, 최고급 환경에서 최상의 교육을 받으며 세계를 이끌어갈 인재로 클 수 있다는 걸 보여줄 것”이라면서 “버림받고 상처 입은 마음, 물질적인 걸로 채워질 수 없겠지만 부모의 따뜻한 사랑 받고 자라는 아이들보다 더욱 당당하고 자신있게 지낼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인터뷰> 서혜경 원장
양로원을 운영하신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복지에 대한 남다른 포부를 꿈꿨던 서 원장은 젊은 시절 순천 성신원에 음악봉사를 다니며‘사탕’하나 가지고 싸우던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을 가졌다.
이때부터 ‘만약 내가 아동복지시설을 운영하게 된다면 단순히 의식주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진정한 부모의 마음으로 정말 부족한 거 없이 행복하고 기쁨이 충만한 아이들로 키워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신이 내 마음을 읽은 듯 다행히 재복을 주셔 25년간 열심히 준비한 끝에 ‘영웅’이 첫발을 내딛게 됐다.
넉넉한 부모가 있지만 이혼하면서 서로가 책임을 지지 않아 내쳐진 아이들, 병약한 조부모에게 맡겨진 아이들, 국적 취득한 뒤 도망간 다문화가정의 아이들, 이런 아이들은 자격조건이 맞지 않아 시설에도 못가고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영웅’은 내가 자비로 운영하기 때문에 이처럼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에게도 문이 열려있다.
7세 이상 아이들로 한정한 이유는 어린 아이들은 너무나도 안쓰럽고 애처로운 마음이 들어 차마 볼 자신이 없어서다. 아이들이 학령기에 접어든 만큼 영어, 수학, 과학 등 교과 복수전공자인 사회복지사들을 채용해 충분한 학습기회도 제공할 것이며 1인1악기 배움을 통해 문화적인 풍요로움과 꿈과 끼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도 안내할 것이다.
지금은 7명이지만 앞으로 10명, 20명 더 많은 아이들을 보듬으면서 ‘영웅’에서 자란 아이들이 최고의 사회 일꾼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고 전 세계를 빛낼 진정한 영웅이 될 수 있을 때까지 내 모든 것을 바칠 계획이다.
내 꿈은 통합복지를 실현하는 것이다.
‘영웅’이 어느 정도 안정을 찾으면 바로 옆에 양로원을 운영할 예정이다. 아이들과 노인들이 함께 지내며 아이들은 어른들을 통해 예와 생활의 지혜를 배우고 노인들은 아이들의 싱그러움을 보며 삶에 대한 희망과 열정을 불태울 수 있도록 하고 싶다.
또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아침이든 저녁이든 한끼 식사를 대접함으로써 우리 아이들과 함께 글로벌한 사랑과 나눔을 실천해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