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문화연구회가 만난 사람<38> 인생 최고의 선물을 안고 사는 …
광양문화연구회가 만난 사람<38> 인생 최고의 선물을 안고 사는 …
  • 광양뉴스
  • 승인 2015.03.20 21:22
  • 호수 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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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화가 박동열 씨 이야기

 

광양시에는 문인협회, 미술협회, 음악협회, 사진협회, 연극협회, 연예인협회, 국악협회 7개 단체에 500여 명이 예술인이라는 이름으로 정식 등록하여 활동하고 있다.

 그 외 각 단체마다 준회원 제도를 두어 한 둥지 안에서 활동하는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700여 명이 넘는다.

 이들 단체의 총연합회가 광양예술인총연합회라는 이름하에 함께하고 있으며, 박동열 서양화작가가 현재 예총회장이라는 직함을 맡아 그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예술 창작 인프라를 구축하자

박 회장은“그 동안 철강과 항만의 도시로써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왔지만, 광양시가 세계적인 중심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예술인들의 창작 활동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경제발전이 원만하게 이루어가고 있는 광양이 보다 한 차원 높은 명품 도시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예술의 뒷받침이 절대적이라는 것이다.

 “서양의 역사 깊은 모든 유명 도시들이 그를 잘 증명해 주고 있잖아요!”프랑스 파리를 비롯하여 오스트리아의 빈, 이탈리아의 밀라노, 피렌체, 베네치아와 같은 도시들이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 받는 이유는 수많은 예술가들의 열정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15만 시민의 문화 갈등을 해소하고 예술인들이 마음 놓고 창작활동을 펼치기에는 예술인들의 힘만으로는 부족하다”면서 광양시의 전폭적인 지지를 당부했다.

 그래서 특히 광양은‘사라실 예술촌’ 설립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 사라실 예술촌 조성사업은 광양시가 지난 2008년 5월 매입한 광양읍 사곡초등학교의 폐교 활용방안의 일환이다.

  시는 이곳을 지역예술작가와 시민들이 문화를 공감하는 열린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여기에 시립예술단 사무실과 연습실, 예총 사무실, 전시실을 비롯해 각종 교육·체험실, 리허설하우스, 지역주민 문화 공간, 작품수장고, 전통 민속문화 공간 등을 설치 완료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예술촌 주변에 산책로와 분수, 원형광장, 계곡정원, 나무그네 등 휴양공원을 조성하고, 커피숍과 간이식당 등 위락시설도 조성할 예정이다.

 또 2017년까지 예술촌 내 운동장에 지역작가의 조형작품을 설치한 시민예술공원을 만들어 내방객이 명상과 사색을 즐길 수 있는 힐링파크로 조성해 나갈 방침이다.

 또한 이낙연 전라남도지사가 전남 동부권에 건립키로 공약한 도립미술관(300억원 투자 2018년완공)을 광양에 유치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에 광양시도 섬진강 문화예술회랑 지대와 연계된 영·호남 문화벨트 구축 전략을 세워 유치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소통과 화합하는 광양예총 만들기

박 회장은 2011년에 취임식에서“소통과 화합으로 광양예총이 새로운 출발을 할 것”이라며 새롭게 공부하고 부흥하는 예총이 될 것임을 다짐했다.

 그래서 광양시민들에게 더 가까이 가기 위해서 기존에 설립되어 운영되고 있는 광양시립예술단(국악단, 합창단, 소년소녀합창단) 정기·수시공연, 찾아가는 열린음악회, 시군교류문화공연(자매도시 신안 등) 등 다채로운 공연을 기획해 특색 있는 장르의 문화예술 공연을 펼치고 있다.

 특히「가을의 향연」과 같은 공연은 15만 광양시민 모두가 함께 선선한 가을 저녁의 정취를 마음껏 느끼며‘희망찬 도약, 새로운 광양’을 힘차게 가꾸어 나가는 힘의 원동력으로 삼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수준 높은 예술을 접할 수 있도록 학생들의 예술교육 지원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현재 광양예총은 국악협회원을 비롯해 교육기부가 가능한 예술인이 80여 명 정도나 있다. 이들을 방과후교육 및 예술 교육의 활성화를 위한 교육기부에 적극 동참할 수 있도록 광양교육지원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또 광양시 예술인들과 광양사랑병원(대표원장 고준석)이 함께 광양시민들의 건강한 삶의 질 향상과 사회복지서비스 증진, 지역사회의 봉사활동에 함께 노력하기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사랑병원은 환자와 가족을 위한 공연과 작품 전시회, 사진전시회, 음악콘서트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펼칠 계획이다.

운명처럼 다가온 그림

박 회장이 미술로 일생을 살게 된 것은 초등학교 4학년 당시 성재석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정작 연식정구 전북대표 선수로 전국체육대전에 출전할 정도로 운동에 남다른 기량을 갖고 있었다.

 그런 그가 25살 무렵 운명처럼 그림의 세계로 이끌리고 말았다. “그때 그림을 선택하게 된 것을 행운이라 생각해요. 마지막 숨 거두는 순간까지 열정을 쏟을 일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요.

 그리고 이 일을 통해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기회까지 덤으로 얻었으니 얼마나 보람된 일이냐구요! 정말 내 인생 최고의 선물이라고 생각해요.”

 붓을 잡기 시작하자, 그 동안 잃어버린 시간을 벌충이라도 하려는 것처럼 밤낮을 잊고 씨름했다. 그 결과 전북미술대전에 연이어 입상한데 이어, 전국교원미술대상전 우수상을 거쳐 마침내 전라북도 미술대전 대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게 되었다.

 지난 2011년에는 월간 미술세계에서 기획초대전을 열어주었다. 그 외 5회의 개인전을 비롯해 KBS초대전(전북예술회관, 전주) 등 수많은 단체전 및 초대전에 참여했다.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 및 운영위원, 무등미술대전 심사위원 및 운영위원, 전라남도 미술대전 심사위원, 예원예술대학교 객원교수 등을 역임했다. 그리고 한국미술협회, 전미회, 무등회, 전북판화가 협회 등의 회원이며 광양미협지부장을 거쳐 현재는 광양예총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저는 고향이랄까, 향수랄까 인간 내면 깊이 흐르는 귀소본능 같은 것에 집착이 많아요. 특히나 현대인들은 대다수가 고향을 잃어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지요. 그런 현대인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는 그런 그림을 그리고 싶었지요.
 
 ”그러한 그림을 보고 월간미술세계 편집장이며 미술평론가 이경모씨는 “그가 자연과의 교감에서 얻은 시적 정취나 추억, 향수 같은 내용적 측면뿐 아니라 공간의 설정방식이나 색조와 빛의 운용 등 형식적 측면에서도 관객을 부담 없이 다가서게 하는 넉넉함이 있다.”라고 평하기도 했다.

 

열정은 조급증까지 불러오는가?

그러한 그에게도 조급증이 찾아왔다. “내가 교직 정년 몇 년을 남겨놓고 명예퇴직을 선택하게 된 이유가 있어요. 어느 날 문득 남은 여생을 생각하니 그림 그릴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거예요. 그래서 부랴부랴 교직을 떠나게 되었지요.”

 그림에 대한 열정이 조급증을 불러왔나 보다. 그 조급증이 또 다른 열정을 낳는가 보다. 그의 화실에는 그 열정의 열매들로 가득 차 있다. 산이며, 바다며, 마을이며, 나무며, 꽃들이 크고 작은 화폭에 포근하고 다소곳이 들어 앉아 있다. 작가의 말이 아니라도 전혀 낯설지 않은 풍경들이다.

 “요즘 함께하는 문하생은 없으신지요?”
 “…….”

 한 때는 이 화실에 성인 문하생들이 오가며 함께한 적이 있었다. 늦깎이로 배운 그림이기에 그들의 처지를 충분히 이해하는 입장에서 부족한 시간 쪼개 가면 보살펴 준 소중한 추억들이 화실 곳곳에 남아 있다.

 함께한 시간이 길어져 일어서야만 했다. 원래 성품이 온화하고 참착한 작가라 이야기 내내 차분한 분위기였지만, 내면 깊이 자리한 그림에 대한 열정의 그림자들이 수시로 수면 위로 올라오곤 했다.

 그 열정은 분명 광양의 작가 자신의 예술적 성취뿐만 아니라, 광양의 예술에도 그 흔적이 미치리라 확신하며 현관문을 나섰다.

광양문화연구회 박행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