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온기를 주고 받은 발마사지 봉사
따뜻한 온기를 주고 받은 발마사지 봉사
  • 광양뉴스
  • 승인 2015.01.26 10:14
  • 호수 59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차예린ㆍ광영고 2학년
1월17일 토요일 기쁜 마음으로 아빠와 함께 봉사활동을 하러 태인동 선미아파트쪽에 있는 경로당에 갔다.

나는 봉사활동을 좋아하지만 보통 봉사활동이라면 청소밖에 안하는데 오늘은 색다르게 할머니들 발마사지 봉사활동을 했다.

나는 아직 발마사지를 하는 법을 몰라서 어른들이 시키는 대로 비교적 쉬운 온수를 담당했다. 족욕을 위해 뜨거운 물을 족욕기에 채우고 굵은 소금을 한 주먹 집어 넣었다. 그리고 할머니들이 족욕을 하시는 동안 물이 식지 않도록 손으로 온도를 체크해 가며 온수를 계속 보충했다.

40도 정도의 뜨거운 물에 소금을 넣고 족욕을 먼저 하는 이유는 체온상승을 충분히 시킨 다음 반사요법으로 신체의 축소판인 발의 여러 부위를 자극하기 위한 순서였다. 족욕을 하는동안 발마사지 봉사단원들은 치매 예방에 좋다며 할머니들과 함께 박수치기를 하면서 웃음꽃을 피워냈다. 이어서 할머니들의 손에 핸드크림을 발라드리고 주물러 드렸다. 할머니 손도 예전에는 많이 고왔을 텐데 고생을 많이 하셨는지 나무토막처럼 단단하고 거칠었다. 크림을 많이 발라도 소용없을 것 같았지만 따뜻한 손으로 온기를 전하면서 계속 문지르다 보니 반짝반짝 윤이 났다.

족욕이 끝나자 본격적인 발마사지가 시작되었다. 봉사단의 손놀림은 정말 빠르고 정교했다. 쉴 새 없이 발을 주무르고, 누르며 땀을 뻘뻘 흘렸다.‘와! 이런 게 봉사활동이구나….난 그동안 뭘 하고 다녔던가?’

아낌없이 모든 걸 헌신하는 봉사단의 모습에서 봉사활동의 참모습을 온 몸으로 느꼈다. 멀뚱하니 머뭇거리고 있다가 발마사지를 받고 계시는 할머니의 어깨를 주무르기 시작했다.

부모님께도 잘 안 해드리는 안마를 하려니 어색하기도 했지만 봉사단원들의 땀방울을 보니 모든 상념이 사
라지고 팔 주무르는데 만 몰두 했다.

할머니는 편안했는지 스르륵 잠이 드셨다. 처음 발마사지를 받으시는 할머니는 발이 못생겼다며 양말을 벗는 것을 두려워하셨다. 봉사단원이 괜찮다며 안심을 시키자 양말을 벗은 할머니는 이번에는 뜨거운 물이 무섭다며 머뭇거리셨다. 옆에서 지켜보던 나는 할머니가 그냥 가시면 어떻게 하지,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다행히도 할머니는 족욕기에 발을 담그시고 금방 긴장을 푸셨다. 봉사활동을 쉽게만 생각했는데, 사소한것 하나하나가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할머니들이 이렇게 사소한 것 하나하나까지 고마워하고, 스트레스도 풀린다고 하시고, 시원하다고도 하시고, 고맙다고도 하셨다. 이 말을 들으니 내 기분이 뿌듯하고 좋았다.

나는 몸이 불편하신 분들이 마사지를 받고 행복해 하시는 모습을 보니 나도 다음에 꼭 한번 이런 봉사활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비록 나는 한 일이 별로 없었지만 나에게 봉사활동이라는 생각을 다르게 해 준 의미있는 봉사활동이었다.
모든일이 끝나고 나갈 무렵 나는 할머니의 얼굴을 보았는데 할머니가 나를 보며 미소를 지으셨다. 행복한 미소가 입가에 절로 머금어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