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영 우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전남상담소 소장>
올해 갑오년은 60년 만에 돌아오는 청마의 한 해였다. 서양에선 유니콘으로 유니콘은 상상의 동물이지만 동서양 모두 행운과 성공의 상징으로, 역동성과 미래지향성을 가진다고 여긴다. 다만, 힘차게 달리는 만큼 생동적이지만 평생서서 자는 고달픔의 상징이기도 하다. 우리국민역시 그 어느해 보다 올 한해는 미래가 보이지 않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고달픈 한해를 보내지 않았나 싶다. 한 가족의 화목여부는 정신건강에서부터 신체면역력까지 건강상태에 큰 영향력을 미친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또한 온가족이 모여 함께 식사를 하면 아이들의 언어능력도 발달되고, 부부금슬이 좋으면 그렇지 않는 부부보다 질병에서의 회복속도가 40%나 빠르다고 한다. 헤어짐의 이유와 상관없이 해체된 가정부부의 수명도 그렇지 않은 부부보다 10년 이상이나 짧다고 한다.
선조들께서 가화만사성의 중요성을 가르치신 지혜를 이제야 알듯 싶다. 나랏일도 가정의 연장이다. 갑오년 초입부터 우리는 국정원선거개입, 세월호사건, 인권, 민주주의 후퇴 등으로 우리국민의 피로감은 극에 달한 한해였다.
인사청문회제도는 김대중 정부시절 도입 되었으며 그때 한나라당은 신바람이 났었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는 청문회를 하면 걸리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냐며 제도개선책으로 1차에서 도덕성과 개인 신상을 비공개로하고 2차에서는 업무능력만 검증하자는 희한한 발상이다. 더럽고 추악한 것은 모두 숨기고 보자는 속셈으로 국민들은 안중에 없다는 것이다.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두고 교육감 선거에서 열세를 당하자 교육감직선제를 폐지해야 한다고도 했다. 도대체 집권세력의 눈에는 우리 아니면 적?이라는 사고밖에 없는 것 같다.
모순 투성이 사자방의 조사도 모성보호? 본능으로 어물쩍 넘어가려 한다. 지난 정부가 저지른 공공기관의 수 조원 대의 부채를 오직 힘없는 노동자들의 책임으로 전가하면서 구조조정의 칼날로 겁박하고, 회사의 경영부실로 2천5백여 명의 감원에 반발하며 5년 가까이(2000일)복직을 위해 조합원과 가족이 거리에서 생사고락을 함께해오며 실낱같은 희망을 기대했지만 지난달 대법원은 경영위기 논리를 앞세운 판결로 이들의 가슴에 더 큰 대못을 박고 다시 차디찬 거리로 내몰아 버렸다.
쌍용사태는 젊은 노동자와 가족 25명이 세상을 원망하며 자살을 선택하기도 했다. 가진 자 들의 탐욕이 멈추지 않는 한 더 큰 희생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지난 10월 국감자료에 의하면 10대기업이 내부유보금으로 회사에 쌓아둔 돈이 307조(2014년 6월 기준)인데도 불구하고 이들 대기업은 정부연구비지원금을 3조5616억 원이나 챙겨다 썼다고 한다.
원래 정부 R&D지원 사업예산의 목적은 중소기업에게 새로운 기술을 확보하고 창의적인 제품개발로 히든챔피언의 반열에 오르도록 지원하는 내용의 예산인데 말이다.
지난 8월 4박 5일은 잠시나마 신선한 공기를 맛보았다. 프란지스코 교황의 신드롬이었다.
중립을 지켜야 하니 리본을 떼는게 좋지 않겠냐는 누군가의 제안에 그는“인간적인 고통 앞에서는 중립을 지킬 수가 없었다”면서 귀국 비행기 안에서도 유족누군가 달아준 리본을 떼지 않았다는 뉴스를 접했다.
자본주의에 대해서도 썸득한 경고를 보냈다. 규제받지 않는 자본주의는 독재이며, 강자가 정의가 되어서도 안 된다고 강조하며, 돈을 신으로 모시는 신자유주의역시 독재로 규정했다. 또한 이슬람교도의 발을 씻어주면서 제가 종으로 여러분을 섬긴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하면서 종교의 벽을 허물기도 했다.
즉“섬기면 높아지고 버리면 얻는다”는 진리를 실천했던 것이다. 2014년 대통령의 화두는 규제개혁과 비정상의 정상화였다. 50년 전 부친 박정희대통령은 전용기도 없던 시절 독일을 벤치마킹하여 고속도로와 중화학 공업으로 산업입지를 열었었다.
박근혜 대통령역시 아버지의 길을 따라 독일을 다녀왔다. 3선에 성공한 앙겔라 메르켈총리의 리더십은 이념을 넘어 “화합”이란 통치스탈일로 유명하다. 갑오년 시작부터 마지막 달까지 비정상은 계속되고 있다. 메르켈의 리더십은 잊은 듯싶다.
2015년 을미년부터라도 국민의 안녕을 위해 수첩을 내려놓고 지역과 세대, 이념을 넘어 모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국민을 주인으로 섬기는 통치가 아닌 정치를 기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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